[인터뷰]안희연 코튼캔디 불행서사, 현실에선 더 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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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희연 코튼캔디 불행서사, 현실에선 더 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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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하니이자 현재는 배우 안희연으로 더 불리고 있는 그는 JTBC 드라마 'IDOL [아이돌 : The Coup]'(이하 '아이돌')을 접하고 "남 얘기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EXID 멤버로서 세간이 말하는 '성공'에 부합하지 못하던 시기도 있었고, '위아래' 직캠으로 역주행을 불러일으키면서 대세 걸그룹이 된 과정을 겪은 장본인이다.
'아이돌'의 제나를 연기하기에 그만큼 적합한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돌'이라는 작품에 대해 안희연은 "보편적인 성공이나 정의와는 반대되는 개념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코튼캔디가 결국 해체를 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세상은 그것을 '실패'라고 정의내리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세상에서 정의 내린 실패를 청춘이라는 개념으로 정의내려도 괜찮지 않을까. 그게 저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배우 안희연이자 가수 하니. 사진=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이른바 '망돌'이라 불리는 코튼캔디 그리고 리더 제나는 안희연의 지난 날들을 떠올리게 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에게 제가 받았던 위로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위로가 가치있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상황이나 감정은 그와 과거와 제법 일치했다.
연기로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21~22살 하니 시절의 마인드로 돌아가야 했다.
그때 했던 고민, 생각, 꿈은 무엇이었는지 끌어올려야 했고, 그게 결코 쉽지는 않았다.


"EXID의 지난 활동 영상들을 다 찾아봤어요. 잘 되기 전 회사에서 자체제작을 한 라이브 풀영상도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차마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필요에 의해 다시 보니 사랑스러운 눈으로 저를 볼 수 있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때의 열등 의식, 질투심 같은 게 제 눈에는 보이잖아요. 인간으로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선택해온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의 제가 예뻐보이더라고요."

제나가 되기 위해 하니의 과거를 복기하기로 한 안희연은 EXID 멤버 정화에게 도움을 청했다.
"화상채팅으로 5시간씩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했다.
정화가 에피소드를 많이 이야기해줘서 도움이 됐다"고. EXID의 역사를 함께 한 작곡가 신사동호랭이 또한 그의 조력자였다.
안희연은 "호랭이 오빠가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를 만든 사람이다.
제나가 곡을 쓰는 아이이니까 아티스트 느낌을 내고 싶어서 호랭이 오빠한테 대사를 전문가 용어로 바꿔달라고 도움을 청했더니 길게 답변이 왔다.
드라마를 보고나서는 '시놉 네가 썼냐?'라고 하더라. 본인도 과몰입하면서 보고 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안희연이자 가수 하니. 사진=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아이돌' 속의 코튼캔디는 가슴 아픈 상황을 수없이도 겪었다.
불행과 위기가 지나치게 계속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연기자들은 "실제로는 이것보다 많잖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희연은 "첫 감정신을 실패했다.
아파트 행사신을 찍는데, 실제로는 더 수치스러운 상황 속에서 공연을 해봤기 때문에 크게 아프지가 않은 거다.
멤버들도 그것보다 더한 일이 많았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라디오 장면 같은 경우 저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죄의식이 들었어요. 나한테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께 배은망덕한 게 아닐까? 그렇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잖아요. 응축시켜서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비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그 장면에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

그룹 활동을 해본 경험자이기 때문인지 안희연은 코튼캔디 멤버 모두를 이해했다.
그는 "팀 활동을 하면서 제가 제나일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엘, 어떤 때는 스텔라, 어떤 때는 현지, 어떤 때는 채아였을 거다.
누군가한테는 내가 엘로서 상처를 줬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내가 현지로서 상처를 입혔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제나를 해도 될까? 죄책감이 들었다"고 속에 있던 생각을 드러냈다.


"정화에게 '언니가 제나를 해도 된다고 말해줄래?'라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옛 영상을 봤을 때 괴로웠을 수도 있어요. 정화 덕분에 죄의식 같은 것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나, 엘(추소정), 스텔라(한소은), 채아(김지원), 현지(솔빈) 모두가 예뻐보이고, 모두에게 고마웠어요. 모든 시간들이 반짝반짝하게 느껴지게 됐더니 대본을 받아들이는 기분이 달라지더라고요."

배우 안희연이자 가수 하니. 사진=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일각에서는 코튼캔디 멤버 다수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청순 콘셉트 때문에 망했다는 우스갯소리가나왔다.
"저도 그 생각을 했다"며 웃은 안희연은 "제가 EXID 시절에 '하고 싶은 콘셉트는?'이라는 문항에 '귀염뽀짝'이라고 쓴 적이 있더라. 로망이기는 하지만 저한테 전혀 맞지 않는 옷이었다"며 "코튼캔디로서 무대를 한 번 하는 건 좋았지만 옷이나 머리스타일, 표정까지 너무 민망했다.
엘과 현지, 저는 다른 게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었다.
어쨌든 좋은 경험이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연기 활동에 몰두한 기간이 이제는 꽤 길어졌다보니 완곡 무대를 준비하는 경험이 상당히 오랜만이었을 것. 코튼캔디로서 무려 7개의 무대를 준비해야했다.
안희연은 "저의 한계를 이번에 느꼈다.
나는 춤을 못추는 사람이라고 인정했다.
저희 팀 5명 중 배우 한 명만 빼고 다 경력자인데, 그 친구와 저의 진도가 똑같았았다.
나머지반처럼 수업을 더 받았다"며 냉정한 인정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몸이 아니라 다 머리로 했구나 싶은 거다.
EXID를 할 때는 무대가 주 업이라 인정을 못 했는데, 이번에는 인정할 수 있었다"며 "친구들은 몸으로 외우는데 나는 계속 보고 있었다.
머리에 들어가고 나서야 몸이 움직이더라. 나중에는 소은이(스텔라 역)가 저를 역전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코튼캔디는 EXID 시절의 향수를 불러오기도 했다.
안희연은 "팀 활동 특유의 함께여서 용감해지는, 함께여서 다 상관 없어지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혼자 활동을 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멤버들이 다 성격이 좋고 웃기다.
제가 좀 예민하고 하나에 꽂히면 잘 못 빠져나오는 성격인데, 멤버들이 저를 끄집어내줬다.
저를 강박적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특유의 바이브가 있다.
그 유쾌함이 항상 그립다"는 말을 전했다.


EXID는 팀으로서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면서 '휴식기'라는 단어를 썼다.
그 사이 하니는 배우 안희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7년차를 겪은 걸그룹의 중심 멤버로서 아이돌에서 배우로 흐름이 바뀌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까? 안희는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연기를 할 거라고 결심을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배우 안희연이자 가수 하니. 사진=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고 나서는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일단 편도 티켓을 끊어서 그리스로 갔죠. 그곳에 있는데 이환 감독님께서 차기작을 같이 해보자고 DM이 왔어요. 저는 호기심에 끌려 다니는 스타일이라 연기라는 걸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났어요. 그래서 영화를 찍었는데, 그거 할 때는 회사가 없었어요. 그때 끌렸고, 지금 내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연기를 시작한 거예요. 그 이후에도 그런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있어요. 원래는 목표지향적이었는데 많이 달라졌습니다.
"

올해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개봉, OTT 플랫폼에서 '유 레이즈 미 업', TV 드라마 '아이돌'까지 '배우 안희연'의 작품이 연달아 공개됐다.
연기의 시작은 갑작스러웠지만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그를 향한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 안희연은 "꾸준히 뭔가를 해서 나도 신기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뭔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어서 그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함께 하는 분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고,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저에게 기대도 많이 해주신다고 하니 땡큐"라며 미소와 함께 말했다.


새해가 되면 그 해의 목표 단어를 정한다는 안희연은 올해의 목표 단어가 '활공'이었다고 했다.
"올해 처음 실패를 했다"는 안희연은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주제 넘게 활공하려고 한 것 같다"고 자평하면서 내년에는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는 소처럼 일했어요. 저는 일상이 소중한 사람인데, 거의 일만 열심히 한 것 같아요. 활공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를 열심히 했으니 올해 연말은 푹 쉬고, 내년에는 올해의 단어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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