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빈은 여인의 신분을 되찾았다. 로운과 함께 궐을 떠나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KBS2 월화드라마 '연모'(연출 송현욱, 이현석/극본 한희정)는 지난 14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휘(박은빈)와 정지운(로운)이 운명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지막 회. 사진=KBS2 '연모' 캡처큰 부상을 입어 처참해진 몸을 이끌고 입궐한 이현(남윤수)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빈 배에 나의 꿈을 가득 싣고 온다"는 원산군(김택)이 남긴 시의 진의에 대해 "형님의 역심"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정신을 잃었다. 이휘는 그제야 한기재(윤제문)의 탈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지만 한기재와 원산군이 사병을 이끌고 궐로 쳐들어온 뒤였다.
휘는 "왕을 사칭한 계집"이라고 소리치는 한기재와 전투를 벌였다. 그 사이 원산군은 제현대군(차성제)을 찾아내 목숨을 앗아갔다. 휘의 명을 받은 정석조(배수빈) 역시 끝까지 한기재에게 대항했지만 결국 그의 검에 찔려 쓰러졌다. 뒤늦게 달려온 아들 지운에게 그는 "너를 봤을 때 날 닮지 않은 것이 가장 좋았다. 니 아비를 용서하지 말거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더는 자기 사람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휘는 한기재를 직접 설득해 원산군에게 양위의 뜻을 밝히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함께 궐을 떠나자고 간청하는 지운에게 휘는 "정주서를 만나고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연모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니 살고 싶고, 꼭 살아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지막 회. 사진=KBS2 '연모' 캡처휘는 "애초에 탄생조차 하지 않았으니 죽음인들 억울할 연유가 없다"며 사약까지 들인 한기재와 독대한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내 차 한잔을 받아달라" 청했다. 휘가 잔을 비운 것을 먼저 확인한 한기재가 차를 들이켰고, 휘는 그제야 "이리 함께 죽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의미심장한 얼굴을 드러냈다. 휘는 김상궁(백현주)에게 미리 부탁해 차에 소낭초 독을 탔다. 한기재는 "이렇게라도 벌할 수 있어 여한이 없다. 함께 가자"라는 휘의 목을 조르며 마지막 발악을 했지만 결국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맞았다.
독을 마시는 희생으로 한기재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한 휘는 사경을 헤매다가 지운의 극진한 치료와 간호로 깨어났다. 휘는 사람들에게는 죽었다 할테니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살라는 대비(이일화)의 마지막 배려를 거절했다. 더이상 허상의 삶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휘가 처벌을 각오하고 왕위에 오른 현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 대사헌 신영수(박원상)가 나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보위에 올라 역대 어느 선왕 그 이상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한 선정을 베풀려 노력한 휘를 교리와 이념의 잣대로만 벌할 수 없다고 주장한데 이어 악행을 묵인한 조정 대소 신료 모두의 책임 역시 엄중히 물어달라 주청했다. 현은 휘에게 팽형(미지근한 솥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순간부터 죽은 사람 취급을 받는 명예형)을 내렸다. 지운이 미리 휘의 행적을 지우고, 담이의 사망한 신원을 회복시켜 새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 청한 결과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지막 회. 사진=KBS2 '연모' 캡처휘는 제 모습인 여인으로 일상을 살게 됐다. 그 곁에는 지운이 있었다. 왕이 된 현과 그를 호위하는 내금위장이 된 가온(최병찬), 여전히 왕을 보필하고 있는 김상궁과 홍내관(고규필)이 두 사람을 찾아왔다. 웃으며 회포를 푸는 이들의 마지막으로 '연모'는 막을 내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연모' 마지막회는 전국 기준 12.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6.2%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연모'는 점점 상승을 이뤄내 두자릿수까지 찍었고, 최종회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지막 회. 사진=KBS2 '연모' 캡처남장여자 이휘 역으로 새 도전을 한 박은빈은 "'연모'가 다 끝나도 넷플릭스에서 계속해서 보실 수 있기 때문에 오래토록 기억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첫 사극을 마친 로운은 "지운과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다. 지운도 이제는 마음의 짐을 덜고 담이와 행복하기를 기도하겠다. 시청자 분들도 오랫동안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휘와 지운의 사랑과 담이와 지운의 사랑 모두를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다. 또한 담이의 진짜 삶을 응원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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