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슬럼프 중 찾아온 '너닮사', 캐스팅에 오열했죠[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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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06:00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슬럼프 시기에 만난 ‘너를 닮은 사람(너닮사)’은 김재영(33)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됐다. 김재영에게 JTBC ‘너를 닮은 사람’은 특별하다. 시청률, 화제성을 떠나 김재영에게 배우로서의 확신을 심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종영 후 만난 김재영은 “‘너닮사’는 내가 연기를 왜 하는지, 내가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답과 자신감을 준 작품이다”라고 소회했다. 주연배우 고현정, 신현빈 사이에서 뒤처지지 않는 존재감을 빛낸 김재영은 극중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조각가 서우재의 복잡하고 불안한 감정을 세밀하게 소화해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그는 서우재의 예민하고 날선 모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작보다 체중을 14㎏ 감량했고 머리도 처음으로 길렀다. 김재영은 “감독님께서 머리를 길러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길렀는데 처음엔 어색했는데 모두 좋아하시더라. 머리가 기니까 자꾸 입에 들어간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서우재는 구해원(신현빈 분)의 미대 선배이자 과거를 감추고 살아가는 정희주(고현정 분)의 옛 연인이다. 한마디로 ‘불륜남’이다.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재영은 “처음엔 제가 작품이 급했기 때문에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었다. 배우로서 성장에 대해 더 조급했다. 그런데 드라마를 찍고 나서 반응을 보는데 욕을 정말 많이 먹더라”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서우재에 대해 “본질적인 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집중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고백해도 될까?’ 고민하는데 우재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걸 추구하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하며, “그래도 결국 죽어서 불쌍하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다행이다.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니 감사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재영은 무려 17살 연상인 고현정과 극중 농도 짙은 멜로 호흡을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현정에 대해 김재영은 “워낙 유명하신 선배님이고 나이 차이도 나서 처음엔 어려웠는데 선배님이 먼저 그런 벽을 없애주셨다. (신)현빈 누나도 우재란 캐릭터가 잘 살아야 드라마가 잘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첫 촬영이 감정신이었다. 얼어 있었는데 ‘너는 어떤 게 좋아?’ ‘어떤 게 편해?’ 계속 물어봐주셨다. 제가 뭘 안해도 감정을 끌어내 주시더라. 그래서 첫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과 연기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문자를 드렸다. 연기하며 제 안에서 감정이 들끓는 건 처음이었다. 괜히 톱배우가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지난 2011년 모델로 데뷔한 김재영은 tvN ‘백일의 낭군님’, ‘은주의 방’, SBS ‘시크릿 부티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그러나 KBS2 주말극 ‘사랑을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의 주연을 맡은 김재영은 지난해 3월 종영 후 큰 슬럼프에 빠졌다. 약 1년 6개월의 공백기 동안 김재영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김재영은 “‘사풀인풀’을 통해 긴 호흡의 작품을 처음 해봤다. 반복된 촬영에 안정감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턴 안일해졌다. 연기 준비도 소홀해졌고 관리도 못해도 살도 쪘다. 작품이 끝나고 내가 이 직업을 하는게 맞는 지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쉬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점점 일도 없어지고 계속 불안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졌다. 그러다 ‘너닮사’ 대본을 받았는데 이거 아니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으로 감독님께 꼭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너닮사’의 연출을 맡은 임현욱 감독은 김재영에겐 ‘은인’같은 사람이다. 김재영은 “감독님께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형, 동생으로 지내자 하셨다. 힘든 시기였으니 내가 겪은 일들을 다 털어놨다. 그리고 진짜 잘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며 “두달 가량의 미팅 후에 출연 확정 전화를 받고 오열했다. 감독님 역시 울먹이시더라. 일 때문에 울어본 건 처음이었다. 감독님께서 자신을 믿어달라고 하셨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닮사’를 통해 연기에 대한 고민을 푼 김재영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김재영은 “과거엔 성공에 대한 조바심과 빨리 잘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해 욕심이 난다. 성공은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하면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늘 사연있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제 망가지고 밝은, 생활감 있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email protected]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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