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진아는 극 중 배영재의 아내로 갓 태어난 아이에게 행해지는 지옥행 고지를 목격하고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마주하는 엄마, '송소현' 역을 맡았다. 뛰어난 모성애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지옥' 원진아. 사진=넷플릭스지난 9일 진행된 화상인터뷰에서 원진아는 "연상호 감독님이 하신다면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며 "작품이 어둡고 날카로운 면이 감독님과 닮은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정반대로 유쾌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연상호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배우들에게 애정이 많아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고 상처받는 일 없도록 편하게 촬영하기를 바랐다"며 작품과 달리 촬영장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음을 강조했다.
원진아가 등장하는 배영재(박정민 분)와 송소현의 에피소드는 작품의 후반부인 4~6부에서 등장한다. "작은 역할로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 것과 달리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분량의 캐릭터"였다며 웃던 그는 "1~3부에서 만들어진 세계관을 잘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4~6부에서는 이미 세계관이 만들어진 상태라 이해하기 편했고, 몰입하기가 더 쉬웠다"고 말했다. '지옥' 원진아. 사진=넷플릭스자신의 아이 '튼튼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역할을 해낸 원진아는 "겪어본 적도 없고 경험담을 듣는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지옥'이라는 비현실적인 작품을 현실적으로 그려야 하다 보니 미리 계산을 하면 티가 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관 세팅이나 현장에서 호흡할 때 최대한 집중해서 연기해야 했다. 도박 같을 수 있지만 감정적인 모습을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서 집중력을 모아야 했다"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으로 '튼튼이와의 호흡'을 언급한 그는 "튼튼이를 더미로 촬영하는데, 물건이나 더미로 생각하는 순간 감정이 깨질 수 있을 것 같아 현장에 올 때마다 튼튼이를 제일 먼저 찾았다. 어머니들이 아이를 안고 있을 때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몸을 흔드시지 않나. 이 습관이 몸에 밸 수 있도록 계속 아이 다루듯 품에 안고 있었다"고 탁월한 모성애 연기의 원인을 밝혔다.
관련 에피소드로 "이렇게 습관을 만드니 의도하지 않아도 몸에서 배어 나왔다. 새진리회 회의실에서 나갈 때 당연히 튼튼이가 자고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몸을 움직이면 아이가 뒤척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이를 달래는 듯한 제스처가 나오더라. 연기를 마치고 나니, 그제야 '자고 있는 것 맞겠지?' 하는 생각이들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극중 송소현은 고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 배영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튼튼이를 안고 새진리회에 찾아간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 장면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원진아는 "제3자가 봤을 땐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앞의 내용을 다 알고 있지 않나. 처음 읽었을 때 나도 이해가 잘 안갔다. 하지만 혼란과 절망 안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했고, 내가 처음 느꼈던 감정을 시청자들이 그대로 느끼기를 바랐다"며 답했다.
'지옥'의 시즌2에 대해서는 "감독님께 튼튼이 역할로 출연하겠다고 하기도 했는데 진심이다. 시즌2가 제작되면 참여하고 싶지만,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원소현 캐릭터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다 보여준 것 같다"고 답했다. '지옥' 원진아. 사진=유본컴퍼니스스로에게 '가혹하고 냉정한' 사람이라고 말한 원진아는 "최근까지 자신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스스로를 괴롭혀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고 싶어졌고, 지치지 않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채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임한다는 점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긍정적인 미소를 지었다.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뎌 운동을 하려고 한다. 전에는 복싱이나 요가를 했는데, 이번엔 폴댄스와 헬스를 하며 안 써본 근육을 써보려고 한다. 또, 자연 속에 있는 걸 좋아해 캠핑을 다니기도 한다"고 체력 관리의 비결을 전했다.
원진아는 2021년을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기회가 많았던 한 해"라고 정리하며 "올 한해는 아쉬움이나 미련이 없다. 내년에는 상황이 좋아져 여행과 장기간 캠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2022년의 소망을 말했다. 다가오는 연말에는 영화 '해피뉴이어'가 개봉한다. "따뜻한 치유가 될 수 있는 이야기다. 깊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보면서 즐거워질 수 있는 영화로 찾아뵙겠다. 그리고 지금 촬영하고 있는 영화도 잘 마무리 해서 만나 뵐 수 있길 바란다"고 꾸준한 활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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