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설강화' 정해인·지수, 대본 보고도 몰랐나…신뢰 잃은 '악수'
![]()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민주화운동 폄훼, 안기부 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의 주연 정해인과 지수(김지수)를 향한 질타가 거세다. 지난 18~19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에서는 1987년 서울의 한 여대 기숙사 재학생인 영로(지수 분)와 신분을 감춘 채 안기부를 피해 숨어든 간첩 임수호(정해인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영로는 우연히 만난 간첩 임수호에 반했다. 아울러 '설강화' 제작진은 안기부 요원을 악당으로 그리지 않았다. 이는 예견된 논란이다. 당시 제작 무산 위기를 면피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당당했던 제작진의 태도와는 달리, 베일 벗은 '설강화'는 우려하던 역사왜곡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설강화'의 논란은 시놉시스만 봐도 누구나 예상 가능한 터. '배우 책임론'도 고개 드는 분위기다. ![]() 창작자로서 올바른 역사의식과 다수가 시청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책임감이 요구된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은 가슴 아픈 역사이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이를 정해인과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는 몰랐을까. 왜 배우 수명을 건 악수(惡手)를 둔 걸까. '설강화'는 JTBC 흥행 드라마 '스카이캐슬' 제작진이 준비해온 신작이다. 하지만 거기에 현혹되지 말고, 극 내용을 면밀히 파악했어야 맞다. 출연을 결정한 것은 작품과 배역을 관통하는 신념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SF 스릴러나 새롭게 창작된 히어로물이라면 또 모를까. 시대에 발 붙인 여대생과 간첩을 연기하면서, 시대 배경을 단순히 장식 쯤으로 치부한 것은, 배우로서 자신이 지닌 대중문화계 영향력을 간과한 안일한 태도다. ![]() 지수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충분한 연기 훈련을 받고 배우로 나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설강화' 제작진은 소위 '선수'들이다. 배우 정해인을 향한 질타도 거세다. '설강화' JTBC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해인이 연기하는 임수호는 '신림동 하숙생들 사이에 '박정희의 경제개발정책'을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베를린대학 경제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남파공작원'이라고 소개돼 있다. 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음악가였던 아버지가 반동분자로 몰려 함경북도 무산 탄광으로 쫓겨날 때, 백두산 줄기이자 중앙당 핵심 간부의 딸이었던 어머니는 이혼을 선택, 그와 여동생과 아버지를 버렸다'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이를 통해 정부 공작으로 간첩으로 몰려서 한국땅도 못 밟고 세상을 떠난 작곡가 윤이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를 버젓이 북한 사람으로 묘사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 인물소개만으로도 '설강화'의 비뚤어진 역사관을 짐작 가능할 터. 정해인이 이를 보고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면, 앞으로 그가 출연하는 작품을 시청자가 계속해서 신뢰할 수 있을까. 한편 '설강화'가 끝난 후 큼지막하게 협찬 로고를 장식하던 치킨 브랜드 푸라닭도 '손절'에 나섰다. 이이슬 기자 [email protecte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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