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이기도 하고 상승이기도 한
비트파이넥스 btcusd 전기간 주봉 로그차트를 보시면 꾸준한 우상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대세상승 중의 조정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들어온지 얼마 안 되는 분들 중 상당수는 이런 장기간을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매매 잘 하면 하루에 만원은 벌겠지, 누구나 다 번다는데, 누구나 다 한다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다들 먹는데 나도 적당히 먹고 빠지자 했을 겁니다.
세상에는 큰 흐름과 작은 잔물결이 있습니다.
이는 시그널과 노이즈, 추세와 추세 주변의 움직임, 평균과 분산, 그 외 여러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 모델을 비유하는 글 중 지도와 지형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도에 지형의 모든 것을 나무 하나 풀 하나까지 그릴 수는 없다.
내가 궁금해하는 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을 뽑아서 그리는 것이 지도다.
이 말을 여기에 대입하면 큰 흐름을 보고 잔물결은 무시하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2017년 말에도 말했지만, 큰 흐름은 대세상승입니다.
수많은 저지 시도가 있었지만 시총은 올랐습니다.
사회의 가치척도인 돈이 모인다는 것은 곧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과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그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모이는 이유가 강력하단 겁니다.
한두명이 망상하면 정신병이지만 수억명이 망상하면 종교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김프가 20%라 높다 합니다. 50% 김프를 못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연간 100% 가까운 상승을 보여주는 자산이었습니다.
1년이면 2배, 2년이면 4배, 3년이면 8배, 4년이면 16배...
정가에 비해 1.2배 비싸게 주고 샀습니까?
1년이면 1.66배, 2년이면 3.33배, 3년이면 6.66배, 4년이면 13.33배...
압도적인 복리의 힘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심지어 장기적으로 비트도미넌스는 내려가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투자방식인 인덱스형 투자를 했다면 연 100% 이상의 추세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도미넌스의 구조상 미래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개의 실패한 아이디어가 나와도 단 하나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발견으로 인해 삶은 윤택해지기 마련입니다.
자유로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암호자산들이 나오는 한 이 추세는 계속될 것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차트를 보시면 이런 대세상승 외에도 몇년에 걸친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보입니다.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나름대로 긴 기간에 걸쳐 지속되니 나름대로 큰 흐름이라 할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전 기간에서 보여주는 큰 흐름에 비하면 잔물결입니다. 단기투자라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만 먹고 빠지겠다... 흔히들 하는 착각입니다.
코인시장의 일간 수익률 통계를 보면 한번 다시 생각해봤을 겁니다.
SP500지수가 하루에 -20%까지 떨어진 적이 있는데 비트코인은 하루에 -40% 간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10%, -20% 찍은 날은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저게 종가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패닉셀은 저가 근방에서 가장 고조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만에 볼 수 있는 손실은 저것보다도 더 높습니다.
그나마 가장 오랫동안 검증된 비트가 저런데 변동폭이 이보다도 높은 다른 코인들은 어떨지 안 봐도 뻔합니다.
24시간 붙어서 모니터링하며 매매하는 사람들도 순간적인 패닉으로 몇 분만 정확히 대응 못 하면 실려나갈 판입니다.
매일매일 언제 -10% -20% -30% 로또가 걸릴지 모르는데 +10% +20% +30% 로또만 생각하셨습니까?
이런 잔물결, 다시 말해 단기적 가격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합니다.
그런데 다수가 싸다고 생각해서 사기 시작하면 비싸집니다.
반대로 다수가 비싸다고 생각하며 팔기 시작하면 싸집니다.
즉 다수와 반대로 가야만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어떤 방법이 꾸준히 수익을 낸다는 소문이 나면 다들 거기로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수가 몰리게 되면서 수익내는 방법들은 수익성이 사라집니다.
이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포지티브섬이어도 단기적으로는 제로섬같은 시장이 됩니다.
이게 MR=MC에 수렴하며 파레토효율을 달성하는 시장 메커니즘입니다.
제로섬 시장의 특징은 도박과 비슷합니다. 항상 따는 사람과 잃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 중에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십중팔구 내가 호구입니다.
최근에 암호자산에 돈 넣으면서 내가 누구에게서 돈을 가져가고 있나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본인이 꾸준히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잘 할 수 있다고 믿을 근거가 충분히 있습니까?
노골적으로 말해서... 남들의 피땀어린 돈을 뜯어갈 준비가 되셨습니까?
큰 흐름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잔물결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없습니다.
최근의 며칠간 하락세가 오기 직전 몇 달에 걸쳐 유독 높은 상승률이라는 어느 정도 큰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은 이제 갔습니다. 고점대비 -50%대를 찍은 지금, 이제 단기적인 큰 흐름은 하락입니다.
4월 18일, 19일, 23일, 5월 12일, 19일 등 신호는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장기적인 큰 흐름에서는 아직도 조정입니다.
버블은 어느새 왔다가 어느새 가는 것이고, 크게 신경 안 써도 결국엔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현재 시장은 상승이기도 하고 하락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기간을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잠깐 들어가서 치킨값이나 벌어가자는 수준의 생각을 하다가 물린 사람들은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아마 십중팔구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게 자본주의의 1원 1표 방식입니다.
누구나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1원을 잃을 각오를 하고 나서야 1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에 그 표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1원 1표가 아니라 1원을 잃을 리스크당 1표가 됩니다.
이는 잘 모르는 사람 이름 옆에 도장 찍는 것이나 알지도 못하는 주제 가지고 아무 말이나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내가 틀리면 뭔가를 잃을 각오 없이 그냥 쉬운 돈복사 버그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오셨다면 한참 착각하신 겁니다.
세상에 공짜는 별로 없고 아무런 리스크 없이 이득볼 수 있는 기회는 금세 사라집니다.
결국 나의 모든 투자는 최종적으로 내 결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종업원이 잘못해도, 기계가 고장나도, 공급사가 부도내도, 그 어떤 악재가 있어도 그 결과는 오너의 몫인 것과 같습니다.
즉 내가 물린 것은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물린 금액이 큰 것은 내가 잘 모르는 선택에 지나치게 많은 리스크를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새벽 치고는 뭔가 이것저것 많이 썼는데 요약하자면
1. 단기적으로는 하락, 장기적으로는 조정, 얼마나 길게 보느냐에 따라 다름
2. 보통 단기투자일수록 제로섬에 가까워지고 제로섬에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는 없음 (초보에게 장투 권하는 이유 중 하나)
3. 1리스크=1표. 하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는 내 잘못된 예측에 기반한 투표의 결과
이 정도가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