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 전의 리니지 경험에 대한 추억
그때가 디아블로2 체험판이 막 나올 무렵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약 20년 전이 맞겠네요.
당시 저는 어느 피씨방에서 리니지를 반 년 정도 했었습니다.
사용하던 무기는 8일도.
그때 당시에 8일도면 꽤 센 무기였습니다.
썹 최고 무기가 9일도였고. 그것도 몇 명 없었으니까요.
제 기억으로는 다른 썹에서 10검이 있다 없다 소문이 들리는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제가 8검을 사용했던 이유는 어느 멍청한 PK가 흘려줬었기 때문입니다.
그 멍청이가 왜 공격하다가 갑자기 멈춰서 가만히 있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렉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공격하다가 졸았는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8검을 사용할수 있었고, 그래도 힘 깨나 쓰는 유저로 불리게 됐습니다.
혈맹도 들어갔었습니다.
피씨방 사장님이 군주라 제법 괜찮은 혈맹이었죠.
죽을 둥 살 둥 게임하기보다는 서로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초보들 한 번씩 도와주기도 했고요.
그래서 나름 평판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피씨방 사장님이 저에게 전화를 한 번 받아볼 수 있느냐고 말하더군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면서요.
그래서 전화를 받았더니, NC의 저희 썹 운영자였습니다.
3,000만원을 내면 당신들 혈맹이 기란 성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6 개월간 성주를 보장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와! 그때의 황당함이란 ...
제가 직접 들은 이야기라 절대로 거짓이 없음을 확실히 말합니다.
어쨌든 저는 그 이야기를 사장님에게 풀어서 말했고.
같이 어이없어하던 사장님은 단번에 거절했습니다.
게임 즐기면서 하는 것 아니냐고요.
뭐,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그 이후, 일이 조용하게 지나갔는데.
얼마 후 문제가 생겼습니다.
진짜 듣보잡 혈맹이 기란 성을 먹은 거죠.
(사실, 이 부분은 기란 성이었는지 다른 성이었는지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하도 오래된 일이라.)
어쨌든 이후로, 성을 먹은 혈맹 놈들이 지랄을 하고 다니면서 PK를 해대는 통에 게임이 x같아 졌습니다.
채팅창에 욕설이 난무하고, 우리 혈원 중에서도 당한 사람이 많고 그랬었죠.
하도 지랄이길래, 제법 이름 있는 혈맹 몇이 모여서 성을 탈취하자는 모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공성에 들어갔죠.
싸움은 싱거웠습니다.
듣보잡답게 장비도 실력도 형편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순식간에 군주를 죽였고, 의자 위에 쓰러진 군주가 사라질 때까지 5분만 기다리면 성을 빼앗게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서버가 다운 되더군요.
그리고 재빨리 다시 접속해 보니, 공성전이 끝난 후로 나오더군요.
그제서야 '6개월 간 성을 먹는 것을 보장해준다'는 운영자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습니다.
와! 진짜 어이 없으면서도 허탈하더군요.
그래서 게임 접었습니다.
마침 당시 디아블로2가 나올 시기라 갈아탔죠.
제가 디아블로 1을 즐겨했었거든요.
그리고 두 번 다시 리니지는 보지도 않다가 요즘 들어서 리니지m을 조금 하고 있었습니다.
총 쏘는 케릭이 너무 하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완전 무과금으로 리니지m의 총사를 좀 했었는데.
요즘 또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더군요.
그걸 보고 있자니, 과거의 일이 생각나기도 하고 ...
참 한결 같은 회사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