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머스크, 그 입 다물라”

“왜 자꾸 오락가락하지? 너무 똑똑해서 이제 미쳐버렸나? 일부러 혼란을 초래해 경각심을 주려고 하나?”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가상자산 관련 발언을 보며 든 생각이다.
실제 그는 요즘 너무도 가볍게 입을 놀린다. 어떤 날은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할 만한 말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이를 뒤집고 도지코인을 띄운다. 또 너무도 가볍고 쉽게 다른 말을 한다. 너무도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도무지 그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시장은 말 그대로 혼란의 도가니다. 결국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신자·사기꾼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범죄인 시세조정 행위를 했다며 조사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으로도 그는 주기적으로 비슷한 트윗을 날리며 가격을 들었다 놨다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그가 이미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지코인이라는 구멍이다. 그는 일부러 도지코인을 들먹이며 쇼를 한다. 왜 도지코인이 쇼인지는 그의 투자를 보면 파악할 수 있다.
머스크 CEO는 올해 2월 도지코인을 샀다. 아들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매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테슬라는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그리고 4월에는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약 10%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한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해당 비트코인은 팔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도지코인이 정말 미래라고 생각했다면 테슬라는 도지코인을 대량으로 매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본인이 비트코인만 옹호할 경우 시장 교란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그는 이미 2018년 자신의 트윗으로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 당했고 4000만달러를 벌금으로 낸 적이 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이런 교란책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규제당국이 제재를 가하려 하면 비트코인 뿐 아니라 도지코인도 함께 언급했으며 옹호 발언만 한게 아니라 비판적 발언도 했다고 발뺌을 하기에 좋은 핑계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밑밥도 깔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으로 서로 주고받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상동적인 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이 역시 규제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너무도 좋은 핑계거리다.
그는 이제 말 장난을 멈춰야 한다. 투자자들도 머스크의 장난질에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그의 의도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한탕주의에 빠진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였더라도 이젠 너무 멀리 가버렸다. 청년들은 오히려 그의 입만 바라보며 기회를 엿본다. 경각심과는 거리가 먼 장난 같은 현실이 가상 자산 판에서 펼쳐지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이의 말 장난에 휘둘리기에는 당신의 시간과 재산은 너무도 소중하다.
유진상 디지털경제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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