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조망을 즐기는 방법...feat.갑장산
# 상주 시내 북쪽 외곽에서 바라본 갑장산(806m)입니다. 정상부가 뾰족한게 딱봐도 정상에서의 조망이 아~주 좋을 것 같죠?
(가끔 보기와는 다르게 배신하는 정상도...)
일반적인 갑장산 산행 들머리인 용흥사에도 매우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만... 이번엔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정상에서 조망만 즐기고 내려갈 생각이었기에
용흥사 주차장을 지나쳐 갑장사 주차장까지 차를 끌고 올라갑니다. 갑장사 주차장 가는 길이 기존의 울퉁불퉁했던 시멘트 포장이 싹 걷어내어지고 새로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되었네요.
# 대략 20여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갑장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아스팔트 포장된 길이라 그런가 타이어 타는 냄새가 안나서 좋네요. 전에는 여기까지 올라오면 타이어 타는 냄새가 진동했는데 말입니다.
# 갑장사 주차장에서 갑장산 정상까지는 대략 1㎞ 거리이며 놀멘놀멘 올라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주차장에서 갑장사까지는 꽤나 가파른 돌계단 길입니다. 갑장사에 짐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이 보이네요.
# 갑장산 정상 아래, 전망 좋은 장소에 자리잡은 갑장사에 도착합니다. 암자 수준의 작은 사찰입니다.
# 갑장사를 지나 조금 오르다 보면 정상 직전, 넓은 헬기장이 나옵니다. 하룻밤 보내기에 참 좋은 장소지요.
# 헬기장을 지나 데크계단을 잠시 오르면 이내 산불감시초소와 통신장비가 있는 갑장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멀리서 보기완 다르게 정상부에
나무가 많아 조망이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론 정상 곳곳에 바위 전망대가 많아 조망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남~남서쪽으로 약간 아쉽긴 하지만
정상에서 남쪽으로 100여미터만 진행하면 정상과 높이가 비슷하면서도 정상보다 어찌보면 조망이 더 좋은 바위 전망대에서 남~남서쪽 조망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조망이 좋은 갑장산 정상부지만 한자리에서 360도 조망이 가능하지는 않기에 두어곳 자리를 옮겨가면 동서남북 조망을 즐겨봅니다.
# 개인적으로 도시와, 평야와, 암봉이 어우러진 풍경을 참 좋아라 합니다.
# 소백산은 물론이고 강원도 태백의 태백산, 함백산, 그리고 정선의 두위봉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100㎞가 넘는 꽤나 먼 곳에 있는 산들이지만
이 산들은 예전에도 갑장산에서 본 적이 있는 산이기에 '오늘은 좀 더 잘보이는구나~' 정도의 감정입니다.
# 겨울철, 낮게 깔린 개스층 위로 고봉들이 섬처럼 떠 있는 풍경 또한 참으로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개별적으로 다녀온 팔공산, 가산, 유학산을 언젠가 능선을 이어 밟아보고 싶네요.
그건그렇고 유학산 너머로 상운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의 명산들까지 보일줄이야....
# 쌍둥이처럼 닯은 청화산과 냉산 사이로 상주~포항 고속도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포항 가는 길이 엄청 단축되었지요.
# 시계방향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낯익은 산들을 조망도에 기록하는데, 덕대산과 기백산 너머로 보이는 산이 어딘지 참 궁금해집니다.
산의 모양이 어째 좀 낯이 익습니다. 낯설지만 낯익은 그런 느낌이네요. 말인즉슨 '반야궁뎅이'랑 참 닮았다는 것이지요.
반야봉이라고? 첨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반야봉이 어딘데...물론 거리상으로는 충분히 보일법한 거리이지만
겨우 800m 남짓인 상주땅 갑장산에서 남쪽의 무주, 함양, 거창의 여러 고봉들 사이로 지리산 반야봉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지도앱을 보며 검토에 들어갑니다. 기백산과 덕대산 사이, 기백산이 이미 80㎞ 거리이니 그 뒤로 계속 내려가며 확인합니다.
90㎞, 100㎞, 110㎞..... 걸리는 산이 없습니다. 그리고 120㎞를 넘어 127㎞에 이르러서야 걸리는 산이 있으니.... 바로 반야봉이었습니다.
# 믿기지가 않아 교차검증에 들어갔습니다. 비슷한 방향인 가야산에서 본 반야봉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 '다른 산일수가 없다.'
# 반야봉이 보인다면, 혹 지리산 주능선도? 좌측으로 능선을 찾아 지도를 보며 이름을 기입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능선의 끝자락에 우뚝 솟은 산이 나타나니
그 결과는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 좀비를 막아낸 상주목에서(요즘 뒤늦게 킹덤을 봐서...) 산청땅 지리산 천왕봉이 보일 줄이야~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시선을 좀더 우측으로 돌리면 스키장 슬로프가 선명한 덕유산이 황악산 좌측 뒤로 보이고 황악산 우측 뒤로는 민주지산~각호산이 보입니다.
# 이어 운장산과 천태산, 서대산까지 영접하고 충분히 보일법한 계룡산은 보이지 않아 아쉬우면서도 정말 만족할만한 조망을 즐겼기에
흡족한 마음으로(사실은 셀카 찍으려 난간에 올려놓은 카메라 떨어질까 조마조마) 증명사진을 남기고 하산을 합니다.
# 산행시간 50분 + 조망 즐긴 시간 1시간, 도합 2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산행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 행복한 갑장산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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