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18 겨울 설악산 소공원-공룡능선-대청봉-오색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등린이 입니다. 최근 겨울 공룡 준비때문에 겨울장비 리뉴얼을 하고 여기 포럼에다가도 여러번 질문 올렸었는데,
겨울장비 준비를 다 하고 어제 다녀왔습니다.
기상청에서 수시로 날씨를 체크 했구요. 시간 지날수록 예보에 온도가 조금씩 더 내려가더라구요; ㅋㅋ
여름과 가을에 공룡 다녀와서 두번의 경험이 있지만, 겨울 공룡이 특히나 좀 위험하다고 해서 처음 가는것처럼 좀 긴장을 했습니다 ㅎㅎ
어제 입었던 복장 입니다.
머리 : 언더아머 겨울 비니, 드라이플릭스 버프
상의 : 브린제슈퍼써모 반팔, 블랙야크 폴라텍 파워그리드 집티, 랩 마이크로라이트 알파인 자켓, 블랙야크 고어텍스 자켓
하의 : 랩 메리노울 내의, WB400쉘러바지
발 : 테크니카 포지GTX 등산화, PHD스마트울 헤비크루 양말, 발 핫팩
손 : K2이너장갑, K2패딩장갑, 일반 겨울 보온 장갑
우모복: 몬테인 레졸루트 구스다운(안입었네요 ㅎ)
배낭 : 오스프리 캐스트럴 38L
전날 속초 모텔에서 자고 새벽 2시 45분 기상해서 준비하고 3시 40분쯤에 설악동 소공원 도착했는데
소공원 도착하자마자 바람이 많이 불더라구요 ㅋㅋ 설악동에서 기상청 온도 f을때 영하 8.9도 였구요.
입구에서 맨손으로 사진찍는데도 손이 엄청 시렸습니다 ㅋㅋ( 손과 발 추위 많이 타는편입니다)
공룡 가는사람이 저랑 지인뿐일줄 알았는데 소공원에서 67세의 어르신분도 공룡 가신다고 해서(놀랐습니다)
같이 동행 했습니다.
4시 40분쯤 비선대 도착하고, 고어텍스 자켓을 벗고 마등령으로 올랐습니다. 땀이 많이 나면 안되기에
약 시속 1.2~1.3km 의 속도로 천천히 올랐습니다. 오르던 도중 한번 깜짝 놀랐는데 어느 젊은 남성분이 청바지를 입고 쉬고 있더라구요
한겨울 설악산에 청바지라.. 대단한거 같습니다.
마등령삼거리 500미터 전쯤에 바람 안부는곳을 발견하여 거기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은 핫앤쿡 김치비빔밥 좀 설익은 맛인데 먹을만은 했네요 ㅋ
삼거리 도착 후 스틱은 넣어두고.아이젠 착용하고 본격 적인 겨울 공룡능선 스타트
역시 능선답게 초반부터 칼바람이 상당했습니다. 패딩장갑 꼇는데 손끝부터 엄청 시렵고, 볼따구도 시렵고, 사진 찍을때마다 손가락 찢겨지는거 같고....
다행히 햇빛드는 양지쪽은 바람 덜하고 춥지도 않더라구요. 장갑안에 손이 땀날 정도.. 하지만 음지쪽 칼바람은 전혀 다른..
그런 느낌으로 겨울 공룡을 계속 지났습니다.
철저한 페이스조절로 천천히 갔기때문에 굳이 쉬지 않아도 되었고, 공룡능선에서 딱 2번 휴식했습니다.
공룡은 세번째왔지만 정말 정말 웅장하고 날씨가 엄청 좋았기때문에 공룡 바위에 햇빛을 받으니 명암이 더해져서 바위들이 너무 너무 멋졌습니다.
잠깐 멍때리다가 가고 멍리다 가고 수회 반복.. 사진 찍으면 왜 10분의 1도 표현이 안되는건지.. 답답할 노릇
희운각대피소 도착 후 에너지바와 편의점에서 산 꿀떡을 먹고, 물은 배낭 중간에 놔뒀는데도 쉐이크처럼 얼어있더라구요 ㄷㄷ
물쉐이크 마시고 조금 쉬고 소청봉으로 출발~
여름과 가을에는 소공원 공룡 회귀코스로 가서 소총봉에는 안갔는데, 희운각부터 눈이 많고 정말 끝이 없는 깔딱고개 구간에 아이젠 껴도
수시로 미끌리고.. 이구간이 체력적으로는 제일 힘들었습니다. 중간에 퍼지듯이 쉬는게 한 4번정도 되었네요.
소청봉 올라가도 또 중청봉까지 오르막인데 羔 힘든건지.. ㅎㅎ
상당히 힘이 손진된상태에서 오후 3시쯤 중청대피소 도착 했고
대피소 직원분이 지금부터 날씨가 조금씩 안좋아 진다 라는 말을 듣고, 취사장에서 스팸+핫앤쿡라면을 먹고 조금 쉬다가
대청봉으로 출발 했습니다. 공룡때는 날씨가 엄청 좋았는데, 소청봉 올라갈부터 대청봉쪽에 구름들이 끼면서 곰탕의 기운이 있더라구요.
대청봉으로 출발 하는데... 바람이 와.. 바람이 너무 너무 y서 제대로 걷기 힘들정도의 바람이 불더라구요.
공룡능선 신선대에서도 사진도 제대로 못 찍을정도로 칼바람이 심했는데...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구간의 칼바람은...
제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본 칼바람이었습니다. 공룡 칼바람은 따뜻한 꽃내음 나는 봄바람 이었더라구요...
소청봉 올라올때 힘을 많이 소진해서 그런지 몸에 힘이 없어서 바람을 지탱하기가 너무 힘들었고, 10m 걷고 쉬고, 10m걷고 쉬고 반복 하고
바람 세기가 어느 정도였냐 하면 바람 부는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몸에 엄청 힘을줘야지 바람을 견딜까 말까한 정도였습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아이젠이 철계단이였나 그쪽에 걸려 빠지고, 버프 입김때문에 안경에 서리가 껴 앞도 안보이고, 맨탈 깨지겠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600미터 밖에 안되는구간을 30분 걸려 도착하고, 대청봉 비석 정상 인증이고 뭐고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간이 간 동생이 먼저 대청봉 정상석에서 기다려주는 클라스.. 크..그 미친 바람속에서 대청봉에서 인증 사진 서로 찍고, 영상도 찍고 바로 내려갔습니다.
우리나라 칼바람으로 유명한곳이 소백산 정상부근 과 대청봉 이라고 알고 있는데, 소백산도 이정도 바람이 부는지 궁금하네요 ㅎ
암튼 오색으로 하산을 하고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시점이 오후 4시가 넘었기때문에, 하산 한지 얼마 안되 어둑해지고
헤드랜턴을 다시키고.. 365일중에 낮이 가장 짧을때 갔으니 어두울때 올라가 어두울때 내려왔습니다. ㅎㅎ
다리는 완전 털려서 오색 하산길은 끝이 없는것처럼 길었고.. 그래도 오후 7시 30분쯤 오색입구에도착 15시간 40분의 겨울설악 등산을 종료했습니다.
이번에 느낀점은... 1. 겨울장비구입을 잘 한것 같다
2. 한겨울산행에도 두껍게 입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건 손과 발과 얼굴이다.
3. 한겨울 대청봉 칼바람은 정말 미친 수준이다.
4. 겨울산은 역시 라면
이 정도네요 ㅋㅋㅋ 사진 올리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산행에 기록한 트랭글 정보 입니다. 저한테 누적고도 3000미터 넘는건 당일 산행으로 처음 이었습니다. 기존엔 가을 육구종주때 누적고도 2500미터
전날 확인한 설악산 기상 예보... 막상 등산고 보니 체감상은 저 온도보다는 높았던거 같은데 춥기는 정말 추웠습니다 ㅎㅎ ㄷㄷ
마등령 삼거리 도착전 바람 안부는곳에서 아침으로 먹었던 핫앤쿡
서서히 보이는 공룡능선의 봉우리들
마등령 삼거리에서 본 공룡능선
삼거리에서 나한봉 갈때 한컷 눈이 생각보다 없네요
산에 멋진 풍경들이 사진에 안담긴다고 하지만... 정말 공룡능선만큼 안담기진 않은것같습니다... 아무리 찍어도 10분의 1도 표현을 못하는..
공룡능선 두번째 봉우리 큰새봉
1275봉의 웅장함
큰새봉 지나고 보이는 엄청난 바위(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킹콩바위는 안찍을 수 없죠 ㅎㅎ
촛대바위.. 여기 하산길 좀 위험했네요 ㅎ
1275봉 지나고 쉬는 타임에 찍은 1275봉
천불동 계곡 방향 뷰 미친듯 합니다
신선대에서 보면 공룡능선 전체적인 뷰 암석 명암이 제대롭니다 아주
배낭안에 둔 물이 쉐이크 처럼 얼었네요
정말 힘들었던 소청봉
기상이 안좋아진 대청봉 과 빨리 라면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중청대피소
스팸 + 핫앤쿡 라면 = 최고
대청봉 지나자 마자 셀카 ㅋㅋㅋ 엉망이 楹六/p>
끝이 없는 오색 돌계단 하산길..
엄청난 칼바람 속에서 대청봉 인증 사진.. 몸을 못 가누고 있어서 제대로 못찍혔네요 ㅋㅋ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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