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의 첫캠핑 후기 / 파인힐빌리지 캠핑장 데크사이트(C) / 그리고 아이를 둔 부모캠퍼님들께 부탁한마디 / 스압주의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22년 첫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어디 풀어낼 곳이 없어 후기를 가장한 긴~~ 한풀이 입니다. 불편하신분은 미리 뒤로 가기를 부탁드립니다. ) 연휴를 이용해서 가보고싶었던 [파인힐빌리지 캠핑장] A사이트를 가보고싶었지만 자리가 없어 새로생긴 데크사이트 C로 예약후에 2박의 일정이었습니다.
다른 유튜버나 블로거분들의 후기를 미리 많이 보고 간터라 데크에서 걸을때마다 연결된 모든 사이트에 울림이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체험해보니 상상이상이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뷰도 좋았고, 편의시설도 너무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으며, 캠장님 또한 오며가며 인사건내시며 불편함이 없는지 체크해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첫째날은 비예보가 있었기에 후다닥 피칭을 하고 실내에서 가족들과 빗소리에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술한잔 기분좋게 기울였습니다. 다만 데크사이트가 2층으로 구성된 터라 아래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난로를 풀로 틀어놓고 있었음에도 새벽에 조금 추웠습니다.
둘째날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은 하늘에 미세먼지도 없고 그야말로 캠핑하기 최고의 날씨였습니다. 새로 온 옆 캠퍼가 오기전까지는요..
아이셋과 함께 킥보드를 가져온 그 가족 캠퍼의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부터 사이트를 가로 질러 데크 위를 우다다다 뛰며 비명을 질러댔고, 피칭이 완료되면 부모님들이 좀 자제시키겠지 라는 기대를 하며 저의 가족은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피칭완료 후에도 텐트 안팎으로 뛰어다니며 비명을 지르는 그 아이들을 부모님은 전혀 자제시키지 않았고, 보다못한 장인어른이 가서 데크이기도 하고 너무 시끄러우니 조금 주의를 부탁드렸습니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의 달리기와 비명을 지르는 놀이는 다시 시작되었고, 제가 두번이나 가서 이야기하는건 서로 기분이 상할것같아 캠장님께 주의 주실 것을 부탁드렸지만, 캠장님이 시내에 나가 계신 관계로 바로 컨택하진 못하였고, 그 사이 참다참다 장인어른이 저희 텐트 내에서 '거 좀 조용히좀 합시다!' 라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주의를 시키는가 싶더니 아빠되는 사람이 저희 텐트로 불쑥 찾아와서는 방금 뭐라고 하셨냐고 따져 묻더군요. 저도 아이와 함께 다니는 캠퍼인데 여기가 걸을때마다 울리는 데크이고 매너타임은 한참 남은 낮시간이지만 그래도 바로 각자 돈 내고 휴식을 취하러 온 사람들인데 서로의 휴식에 방해를 줄 정도로 소음을 만드는건 서로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 정중히 이야기를 건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나도 내돈 내고 캠핑다니는거고 우리 애들 놀게 해주려고 캠핑 다니는건데 지금이 매너타임이냐, 무슨 권리로 조용히 하라 마라하는거냐..
뭐 중간에 저도 고성을 내어 다른 캠퍼 분들께 피해를 끼치기는 했습니다만..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아이를 자연속에서 숨쉬게 하고 만져보게 하고 뛰어놀게 하기 위해서 캠핑을 시작한 부모캠퍼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고, 이제 겨우 말문이 트인 3살짜리 아이지만 그 뜻을 이해하고 스스로 자제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간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기에, 제가 이전까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이런 분들이 많은건데 제가 운이 좋아서 만나지 못했던건지.. 22년의 첫 캠핑에서 캠핑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오네요.. 왜 제가 점찍어 놓은 좋은 캠핑장들이 속속 노키즈캠핑장으로 바뀌어 가는지도 이해가 되더군요.. 티비를 틀어줬는지 어느순간부터는 잠잠해졌지만 결국 밤 늦게까지 이어진 그들 부부의 저희에 대한 뒷담화를 들으며(안들린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입맛도 술맛도 모두 떨어져 음식도 술도 그대로 남겨 다음날 아침 일찍 철수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철수하는 그 순간에도 아이들은 같은 데크 내에 캠퍼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킥보드를 타고 씽씽 달리더군요..
사람마다 각자 캠핑을 하는 이유도, 즐기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최소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어야 앞으로 더 좋은 순간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혹여 그날 같은 공간에 계셨던 캠퍼분들 중 그분과의 다툼의 소란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이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저도 평정심을 찾고 다음부터는 캠장님을 통해서만 이야기 하도록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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