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완결편_극동계 소백산 산행)
먼저 게시한 글인 등산 입문자도 부담없는 겨울산행지 10곳 추천 과
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준비물편)에 이은 시리즈물의 형태로
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실전편) 을 제 미천한 산행경험을 사례위주로 말씀드렸으며,
이어서 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이제 산으로 가즈아~편) 김천 대덕산, 수도산을 다녀온 산행후기까지 올려보았는데...
이제 마지막 완결편 [극동계 소백산 산행]을 올려봅니다.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한파가 몰아닥치더니 크리스마스 당일 전국이 영하 10도권 이하, 어제는 서울 영하15도, 강원, 중부 내륙은 그 이하일 정도로 추위가 심했었죠...
겨울이라고 해도 흔치 않은 한파라 저도 걍 집에 있을까하다(이불밖은 넘 위험합니다. ㅎㅎㅎ) 이왕 시작한 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 시리즈의 완결을 위해 소백산으로 향했습니다.
코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어의곡~비로봉 코스였구요. 소백산은 여러 코스 가봤지만 겨울소백은 그냥 짧게 갔다 바람 쐬고 오는게 좋은거 같아요. 천동, 죽령은 코스도 길으면서 제가 싫어하는 임도길이 있고, 영주쪽도 별다른 풍광없이 거리만 멀어서 저한테는 어의곡이 딱이더라구요.
그리고 어의곡~비로봉 구간의 칼바람이 가장 센거 같기도 하구요.ㅎㅎㅎ
등산복장은 뭐 별거 없습니다.
- 상의 : 반팔내의 - 마모트 카라셔츠 - 블랙야크 털플리스 - 콜롬비아 고어텍스 - 마모트 헤비다운
- 하의 : 내의 - 콜핑 동계바지 / 이너 발가락양말, 헤비한 등산양말
- 기타 : 캠프라인 중등산화, 아이젠, 귀돌이 달린 모자, 고글, 이너장갑(싸구려), 고디니 동계장갑, 밀레넥게이터 그리고 핫팩
- 먹을거리 : 따뜻한 코코아 750ml, 초코머핀, 과자류 조금
그럼 극동계 소백산 산행후기 올려보겠습니다.
먼저 충주에서 단양 어의곡(새밭)으로 이동합니다.
이쪽은 북단양ic에서 나와서 어의곡까지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고갯길도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을을 계속해서 지나오기 때문에 눈이 왠만큼 와도 제설이 잘 되는 편이더라구요.
어의곡 도착은 7:50분경
아직까지는 차도 많지 않고 고요하네요. ^^
기온은 영하 16도 정도...
산아래는 바람이 없어서 일단 플리스와 귀돌이 달린 모자 정도 착용하고 약간 썰렁하게 올라갑니다. 그래도 기온이 낮아서 일단 귀는 막아야 되겠던데 귀돌이모자가 딱이더라구요.
중간에 물이 흘러 이렇게 깡얼음 구간도 있는데 아이젠은 아직은 필요없습니다.
아이젠을 하면 미끄럽진 않지만 발목과 무릎에 피로가 있어 사실 저도 왠만하면 아이젠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무난한 구간이구요... 이제 한 10분 정도 지나니 썰렁하던 몸에서 슬슬 더운기운이 올라옵니다.
눈은 뭐 살짝 흩날린 정도... 거의 없다고 보심 될 듯...
어의곡 코스가 볼건 없지만 전 그냥 계곡 물소리 들으면 한적한 산길을 걷는게 좋더라구요.
이 구간도 은근히 분위기 좋더라구요. 사진상으론 표현이 안 되네요.ㅎㅎㅎ
이제 계곡 구간 끝나고 본격적인 오르막구간으로 접어들며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땀이 나면 중간중간 손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줍니다.
땀이 난데다 그 부위가 노출이 되면 땀이 식으면서 체온을 빼앗아갑니다.
그러니까 땀을 내지 않는게 우선.. 그리고 땀을 닦아내고, 땀이 난 곳을 노출시키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벤치파카에 군밤모자...
비로봉에 올라 군밤 파시려는 건지...ㅎㅎㅎ
벤치파카는 운동경기 중 대기중인 선수들 체온보호를 위해 입는 용도이고, 군밤모자는 실외에서 가만히 서서 군밤파는 분들이 보온을 위해 입는 용도입니다.
운행하실때는 저렇게 입으시면 안 됩니다. 가장 나쁜 사례죠...
비교적 가볍게 입은 저도 땀이 나는데 저 분은 아마 상체가 땀으로 홍수를 이루고 있을겁니다.
저 분은 덥고 힘든지 가즈아 가즈아를 연발하시더니... (걸음은 또 얼마나 빨리 걸으시던지) 결국 집으로 가버리셨다는 슬픈 에피소드가... ㅠ ㅠ
겨울산에 오를때는 쌀쌀하게... 그리고 땀나지 않게 천천히.. 오르시는게 포인트입니다!!!
이제 본격 오름길...
더워서 모자를 잠깐 벗었네요. 모자 벗고 땀도 좀 닦구요.
쌈마이 살레와 귀돌이 모자... 9천원
신사용 손수건
이거면 충분합니다.
오르막 중간 쉼터...
여기서 조금만 오르면 잣나무숲길이 나오는데... 거기까지 오르면 힘든곳은 다 지나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쌈마이 장갑... 이런거 다이소에서 한 2천원 하려나요...
운행중엔 이런 얇은 장갑이면 충분합니다.
걸으면 손과 발도 열이 나서 그닥 추위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워서 좀 풀어헤치고 올라갑니다.
제 몸 안쪽을 손으로 만져봐도 땀은 거의 없습니다. 겨드랑이 쪽 이런데는 어쩔수 없구요.
나름 어의곡 시그니처인 잣나무 숲길...
별로 볼게 없는 어의곡 코스에서 그나무 볼만한 구간이죠...ㅎㅎㅎ
때마침 아침볕이 들어 예쁘더군요...
이 구간이 아침시간에 제대로 오면 햇빛에 투명하게 비치는 상고대가 기가 막힌 구간인데...
오늘은 꽝이네요.ㅎㅎㅎ
상고대의 흔적과 아이젠...
발올리기 적당한 바위가 나와 아이젠 착용합니다. ^^
장비도 재점검... 고디니 동계장갑과 넥게이터 착용...
고글, 패딩도 입었으니 이제 소백 칼바람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일만 남았네요.ㅎㅎㅎ
** 다른곳은 다 괜찮았는데 하체는 내의 하나 입었더니 엉덩이가 시렵더라구요. ㅠ ㅠ
어제같은 극동계에서는 내의하나 더 겹쳐입으시거나 바지를 든든한걸로 입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산님 한분 앞세우고 갑니다. 역시 사진에는 사람이 있어야 맛이 나요.
산님 옆으로 저 나무 밑에서 항상 장비 챙겨 능선으로 나갔는데.. 이제는 데크길 생기고 다 예전이야기네요...ㅎㅎㅎ
귀한 상고대가 뜨문뜨문 있구요.
능선 초입새부터 칼바람이 대단해서 사진 찍는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사진 한장 찍고 주머니에 핫팩에 손 녹이고.. 또 가다가 한장 찍고.. 녹이고... 무한 반복...
어의곡삼거리~비로봉 구간...
소백 칼바람의 백미인 구간이죠...
비로사, 초암사, 천동...에서 올라 비로봉만 찍고 가시면 잘 모르실거예요.
어제도 슈퍼맨인양 바람에 몸을 맡겨 이리저리 비틀거리다(?) 왔네요.
눈 한번 제대로 와서 국망봉까지 신나게 눈길 걸어봤음 좋겠네요. ^^
머리카락 상고대
비로봉 인증은 셀프로 하고 갑니다.
이런 한파, 칼바람에 인증은 본인들이 좀 알아서 하고 다니셨음 합니다. 손꼬락 끊어져요...
비로봉이 오히려 바람이 덜하네요. 어의곡삼거리쪽은 정말 사진한장 찍을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냥 내려가기는 아쉽고 주목감시초소까지만 가봅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바람이 앞쪽에서 불어서 패딩 모자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걸어내려갔네요.ㅎㅎㅎ
날씨가 추우니 비로봉 찍고 바로들 내려가셔서 초소는 휑합니다.
들어오면 안되는 곳이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네요.ㅎㅎㅎ
이런 날씨에 컵라면 끓이고 하는건 너무 번거롭고 초코머핀에 코코아로 몸만 녹이고, 허기만 채워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비로봉...
초소안은 바람이 없으니 너무 조으네요..
이제 다시 비로봉으로...
영주쪽에서 비로봉에 막 올라오신 분이 소백산 바람이 왜이리 없노 하고 허세(?)를 부리시던데... 어의곡삼거리에 한번 다녀오시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네요. ㅋㅋㅋ
이 풀때기들이 햇빛과 바람을 맞아 금빛으로 출렁이는데 기가 막히더라구요.ㅎㅎㅎ
다시 힘겹게 오른 비로봉
하산 중...
이렇게 적당한 바위 나오면 아이젠 풀어서 챙겨넣습니다.
근데 구간구간 미끄러워... 최대한 아래까지 내려와서 아이젠 벗으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산에 안내버스 들어온건 오랜만에 보네요.
역시 겨울산행의 성지.. 소백산답습니다.
산행 후 집에와서 당보충을 위해 한달묵힌 슈톨렌을 가족들과 잘라먹었네요.
어제 추웠지만 멋진 소백산 극동계 산행이었습니다.
역시 땀조절하며 다니니까 더 쾌적했던 산행이었던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올린 몇개의 글들이 등린이 여러분들이 겨울산행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모쪼록 산행의 백미인 "겨울산행"이 "위험천만한 모험"이 아닌 "즐겁고 쾌적한 여행"이 되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겨울산행 나도 할 수 있다. " 시리즈의 연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남은 마지막 한 주 즐겁게 보내시구요, 연말 마무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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