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병ㆍ의원 신속검사 양성이면 ‘확진’..."열흘 이내 정점"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주말 사흘간 신규 확진자가
100
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내주 중 국내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면서 당국은 내일(
14
일)부터 코로나
19
검사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병ㆍ의원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
PCR
)검사를 추가로 받지 않더라도 확진으로 인정한다.
60
세 이상 고위험군은 신속항원검사 양성이 나오면 바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진작 했어야 하는 조치”라며 고위험군 치료가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한편, 위양성(가짜양성)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3
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13
일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01
만
6617
명을 기록했다.
12
일에는 역대 최다 확진자(
38
만
3589
명)가 쏟아지는 등 오미크론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열흘 이내에 이번 유행의 정점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앞서
11
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앞으로 열흘 정도 안에 정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규모는 주간 평균 하루 최대
37
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주 쯤 되면, (일 평균)대략
29
만
5000~37
만
2000
명 정도의 환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환자는
2000
명 내외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
일부터 병ㆍ의원에서 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추가로 받지 않더라도 확진 판정으로 본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최근
PCR
검사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보건소 업무가 몰리면서 확진자 통보와 치료까지 지연되어서다. 앞으로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검사한 병ㆍ의원에서 주의 사항과 격리 통보 등을 안내받고, 재택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60
대 이상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바로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이기일 통제관은 “이번 개선을 통해 확진자의 신속한 관리로 환자관리 공백을 방지하고 중증화를 예방하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검사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다. 집에서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왔더라도 동네 병ㆍ의원을 찾아 신속항원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는 병ㆍ의원의 신속항원검사와 검사 방식은 같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전문가 신속항원검사는 콧구멍 뒤쪽 입천장과 이어지는 공간인 비인두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지만, 자가검사는 대체로 콧구멍 얕은 곳(비강)에서만 검체를 채취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병ㆍ의원은
7588
곳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검사 가능한 동네 병ㆍ의원을 찾을 수 있다. 하루 최대
70
만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PCR
검사까지 포함하면 하루 최대
170
만여건의 검사를 할 수 있다. 검사자 수가 늘면서 확진자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체계 변화에 대해 “진작 해야 했는데 늦었다”라며 “고위험군에 빨리 팍스로비드 처방이 가능해지면 중증ㆍ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PCR
검사를 받기 어려워서 검사를 받지 않고 돌아다녔던 이들이 접근성이 나은 신속항원검사를 더 많이 받을 것”이라며 “양성 판단과 격리가 빨라져 확산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
위양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해도
100
%에 수렴하는
PCR
검사 정확도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당국은 최근 확진자 증가로 신속항원검사의 양성 예측도(양성을 양성이라고 판정)가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호흡기전담클리닉
76
곳의 조사결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이
PCR
검사에서도 양성으로 나온 비율은
94.7
%였다. 검사 오류가 다소 나타날 수 있지만 빠른 확진 판정ㆍ치료를 하는 게 더 낫다고 본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대응이 빨라지고 보건소의 행정 부담이 덜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위양성 우려가 있다”라며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위양성으로 불필요하게 격리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확진으로 인한 격리자가 많은 상황에서 의료ㆍ치안 등 필수 인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중에서 사용되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있다면 가려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단 한 달간 신속항원검사 중심의 검사 체계를 유지한 뒤 향후 계속할지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