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중소한 팁.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10가지 방법. #1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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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어그로를 끌어서
어떻게든 조회수와 추천수를 얻어보겠다는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힌
로스쿨 출신 변호사 1人입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리플은 글 작성의 유일한 원동력입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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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소소한 팁이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약간은 중요할수도 있으니
중소한 팁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바람직한것은 형사사건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만사 내맘대로 흘러가지 않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고,
어느날 형사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례가 나에게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형사사건의 가해자가 된 이후에는 올바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거나,
혹은 내 잘못보다도 더 큰 처벌을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진술의 일관성 여부가 사건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죠.
모든 사건에서 다 진술의 일관성이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면 자신의 진술에서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즉, ‘나는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죠.
그러니, 적어도 진술의 일관성을 지키도록 노력은 해야합니다.
진술이 일관되었다고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면 억울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술의 일관성은 꼭 형사사건이 아니라 민사사건에서도 경우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험상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팁을 몇가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직업적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입니다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100%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개개 사건에 따라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절대로 100% 통용되는 이야기로
이해하셔서는 안되며, 가벼운 가이드라인 내지는 참고자료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1. 침묵하자. 아 좀 제발. (말을 줄여봅시다.)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쩌구저쩌구하는 몇가지 방법’ 뭐 이런 글을 쓰는 경우
저는 1번에 어떤 항목을 넣을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합니다.
글을 끝까지 읽지 않는분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그게 가장 임팩트있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서죠.
그래서 대개는 그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1번에 배치합니다.
그리고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침묵’입니다.
아니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침묵하라니 이걸 말이라고 하냐
싶은 분들 계실텐데, 조금만 더 들어주세요.
당연히 질문에 답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고
묵비권 행사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법적으로 그래선 안됩니다만, 실질적으로 묵비권 행사는
대부분의 사안에서 제법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그저, 너무 말을 많이 하지는 말자는겁니다.
두 번 강조할게요. 너무 말을 많이 하지는 말자는겁니다.
아 제발 말좀 적게 하십시다. 할 말 많으면 나와서 커피숍에서 하세요.
조사를 받을 때는 질문하는 내용에만 최대한 담백하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관련해서 더 할 말이 있으시겠지만, 그건 수사관이 알아서 물어볼겁니다.
그때 더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때도 질문에만 담백하게 대답합시다.
만약 안물어본다면 다 끝나고 더 할말이 있는지 기회를 줍니다.
그때도 말 못했다면 차후에 서면으로 제출해도 됩니다.
그런데 왜들 그렇게 억울한게 많고 할 말 들이 많은지
조사만 받으면 수다쟁이가 되어서 하나만 툭 던져놓으면
열 개 스무개씩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대본이 없이 말을 하면서
조리있고 팩트만 쏙쏙 골라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당연히 여러분도 그렇습니다. 우리 그렇게 특별하지 못하잖아요.
게다가 제법 말을 잘 한다는 사람들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그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게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말이 길어지면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말 자체에서 모순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하기가 더 어려워지죠.
그러다가 한 두번 실수하면, 그렇게 진술의 일관성은 날아가는겁니다.
간단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이야깁니다.
침묵합시다. 말수를 줄입시다. 딱 조사받는 그 몇시간동안만 말이죠.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일겁니다.
#2. 사실을 이야기하자. 평소보다 훨씬 더 신경써서
아니 뭐 뻔하디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 하면서
스크롤 내리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런데 이 역시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참 많은 경우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합니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착각하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죠.
이게 일반적인 경우라면 별 문제가 안 됩니다.
태어나서 거짓말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거짓말 좀 했다고 매번 들키는 것도 아니고,
들킨다고 뭐 크게 문제가 되지도 않지요.
하지만 지금은 좀 다릅니다.
수사기관은 여러분을 범죄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말에 모순점이 등장하기만을
도레미마켓 출연진들처럼 귀를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그게 직업이고 매일 그것만 하는 분들입니다.
일반적인 상황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그러니 내가 거짓말로 이친구들을 속여야겠다. 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거짓말은 들통나버립니다.
긴 진술동안 거짓말을 하면서 어떤 모순점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게다가 수사기관은 의도적으로
진술의 모순이 생길만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거짓말을 밝혀내기 위해 앞선 사실과 모순되는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물어보기도 한다는거죠. 자칫 방심하면 일이 복잡해집니다.
그러니 평소보다 훨씬 더 신경써서 사실을 이야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긴 진술의 시간동안 내 이야기에 모순점이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 끝에서 진술의 일관성을 획득할 수 있게 될겁니다.
#3. 뉘앙스와 구체적 표현에 주의하자 (진술조서를 꼼꼼하게 읽고 수정하고 기억합시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에는 정말 수많은 함정이
숨어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특히 ‘뉘앙스’라는건 참 무서운 개념입니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여러분의 말을 녹취해서 그걸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특정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여러분의 답변을
‘수사관이 직접 문서로 작성’하는거죠.
그러다보니 경우에 따라 내 말의 뉘앙스가 묘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령 ‘손으로 밀었다’와 ‘팔로 밀었다’는
대충 비슷해 보이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서로 다른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요.
또 ‘손을 스쳤다’와 ‘손을 댔다’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대충 비슷한 뉘앙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내용입니다.
협탁과 서랍장은 서로 같은 물건을 말할 수도 있지만
다른 물건을 말하는 경우가 될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뉘앙스의 차이나 구체적인 표현의 차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대충 넘어갔던 것이 사실은 애매하게 사실과 달라서
추후에 미묘하게 진술을 번복해야 하는 경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대부분 사소한 디테일인 경우가 많고
그런 것 한두개로 진술의 일관성이 무너졌다고는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것들조차 반복되면
결국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뉘앙스와 구체적 표현에 주의하시고
이를 위해서 진술조서를 매우 꼼꼼하게 읽고,
본인의 의도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작성되어있다면
반드시 수정을 요구하세요.
조사시간보다 더 중요한게
진술조서를 검토하고 수정하는겁니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두시간 조사받고 세시간 진술조서 검토해도 나쁠게 없습니다.
한번 지장찍은 진술조서는 내 손을 떠나버리는겁니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꼼꼼하게 뉘앙스 하나, 구체적 표현 하나 신경써서
수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초 진술에서 썼던 표현을 기억했다가
향후에도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소하지만 동일한 표현의 반복은 생각보다 여러분의 말에
더 큰 힘을 실어줄수도 있습니다.
역대급으로 분량조절에 실패해버렸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최소한 5가지는 작성했어야 하는데
이미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고, 시간은 너무 늦어버렸네요.
아무래도 오늘은 여기에서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글을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직업적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입니다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100%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개개 사건에 따라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절대로 100% 통용되는 이야기로
이해하셔서는 안되며, 가벼운 가이드라인 내지는 참고자료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