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내년 인상률 평균 14.2%…4세대 전환시 보험료 50% 할인
유희곤 기자

2017년 3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1·2세대 상품 가입자의 보험료가 내년에 평균 16% 인상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3~5년 주기인 갱신주기가 돌아오는 가입자는 누적된 인상률이 한꺼번에 적용돼 체감 인상률은 3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적자 해소를 위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를 1년간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31일 1~3세대 실손보험의 2022년도 인상률 평균이 약 14.2%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에 따라 2009년 10월 이전의 1세대(구실손보험), 2009년 10월~2017년 3월의 2세대(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2021년 6월의 3세대(신실손보험), 2021년 7월 이후의 4세대로 나뉜다.

1·2세대 보험의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평균 16%, 갱신주기는 주로 3년 또는 5년이다. 2019년부터 4년 연속으로 10% 이상 인상됐고, 1세당 평균 3%포인트인 연령 인상분까지 더해지면 내년에 갱신주기를 맞는 가입자의 체감 인상률은 30%가 넘을 수 있다. 50대 이상 고령층은 ‘보험료 폭탄’과 같은 고지서를 받을 수 있다.

3세대 보험은 2020년부터 2년간 적용됐던 연 8.9% 할인혜택(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된다. 3세대 보험의 갱신주기는 1년이다.

다만 가입자별로 가입한 상품의 종류·연령·성별, 보험사의 손해율에 따라 실제 보험료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2017년 3월 이전에 종합보험에 가입하면서 실손보험 특약을 추가한 소비자라면 실손보험료가 인상되더라도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의 체감도는 낮을 수 있다. 보험료 갱신 안내장은 서명, e메일, 카카오 알림톡으로 발송된다.

보험업계는 1~3세대 보험 가입자가 같은 보험사의 4세대 상품으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를 내년에 50%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40세 남성 기준 실손보험료가 1~3세대는 각각 월 4만7310원, 2만8696원, 1만4512원이지만 4세대는 1만1982원이라고 밝혔다. 4세대 상품은 이전과 달리 가입자의 진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실손보험은 올 3분기 위험손해율이 손보사 상품 기준으로 131.0%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적자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료를 받았을 때 실손보험 가입자가 내야 하는 자기부담금은 1세대는 0%이고 2세대는 10~20%, 3세대와 4세대는 20~30%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과잉진료 및 비급여문제 해결이 실손의료보험의 적자를 해소하는 중요한 방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향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당국에 건의하는 등 실손의료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