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택지조성비용 포함 SH 분양원가 전면 공개

정보/뉴스


스포츠정보


인기게시물


인기소모임


최근글


서울시, 택지조성비용 포함 SH 분양원가 전면 공개

기후위기 0 83

서울시, 택지조성비용 포함 SH 분양원가 전면 공개
이성희·송진식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아파트의 분양원가와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한 71개 항목이 전면 공개된다. 집값에 낀 거품을 걷어내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그간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해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뿐 아니라 모든 지방공기업 등도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SH는 “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를 시작으로 사업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 내 건설 단지 34곳의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고덕강일 4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설계·도급 내역서를 공개한 곳은 있었지만,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해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정보는 서울시와 SH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이번 분양원가 공개는 건설원가 61개 항목에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이 추가됐다. 택지조성원가는 아파트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공개 요구가 많았다. 택지조성원가 항목은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등이다. 수백쪽에 달하는 설계·도급 내역서도 공개한다.

공개 1호는 고덕강일 4단지다. SH가 건설한 아파트 중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준공 정산이 완료됐다. 2019년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한 공공분양 단지로, 전용면적 49, 59㎡인 총 1239가구(장기전세 597가구 포함)이다. 분양 당시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1870만원이었다.

이날 공개된 자료를 보면 이곳 택지조성원가는 ㎡당 271만7119원, 건설원가는 ㎡당 208만6640원이다. 총 분양원가는 1765억800만원이고, 분양수익은 980억5300만원이다. 전체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36%에 이르는 것이다.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총 분양원가를 전체 분양면적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고덕강일 4단지 분양원가는 3.3㎡당 1100만원 정도 된다”면서 “36%는 공공이 가져가기에 적절한 수익률이 아니며 앞으로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SH가 함께 공개한 고덕강일 4단지의 분양수익 사용계획을 보면 단지 내 임대주택 건설비 260억1100만원, 2019년 발생한 SH 임대주택 수선유지비 475억4500만원, 2019년 다가구 임대주택 매입 244억9700만원 등이다. SH 관계자는 “분양수입으로 임대아파트를 건설·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SH는 분양원가 공개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미 준공돼 사업정산을 완료한 5개 지구(마곡·내곡·세곡2·오금·항동) 28개 단지의 분양원가는 내년 상반기 공개한다. 준공과 정산을 앞둔 5개 단지(마곡지구 9단지, 고덕강일지구 8·14단지, 위례신도시 A1-5BL·A1-12BL)는 단지별로 검증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중 공개한다.

경실련은 성명을 내고 “서울시는 2007년 분양원가와 수익을 공개하기 시작했지만 2009년 강일지구가 끝이었다”며 “오세훈 시장은 후퇴없는 분양원가 공개로 공사비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SH 내에서는 이번 분양원가 공개가 LH는 물론 지방공기업들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공공부문 분양원가 공개가 확산되어야 민간부문의 원가 공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덕강일 4단지 주변에서 민간업체들이 최근 아파트를 공급하며 밝힌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 이상으로 SH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LH는 “SH가 공개한 내역이나 범위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민간 건설사들은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의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하면 ‘동등 원가 공개’라는 게 성립하는지 의문”이라며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많아 주도권을 조합이 가지는데 조합 측이 원가 공개를 허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SH가 발주하는 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면 수익성 하락 압박이 커질 텐데 누가 그 사업을 하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