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닥터마빈] 지금 집값이 진짜 거품일까?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은 현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약 93% 상승했다.
저금리와 규제 부작용으로 집값이 두 배가 뛴 것이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현재 집값이 비정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지금 집값이 과연 거품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먼저 살펴봐야할 것이있다. 그건 바로 '물가'다.
1.
60년대 짜장면 가격은 15원이었다. 현재 가격이 6~7천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60년 만엔 무려 400배 넘게 가격이 오른셈이다.
왜 이런일이 벌어질까?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물가는 이렇게 상승하는 것일까?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왜 물가는 이렇게 폭등했을까?
2.
우리는 과거 학교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된다고 배웠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선 수요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수요와 공급 외에도 '대출'이나 '물가'라는 개념을 함께 생각해 봐야한다.
3.
먼저 '물가'를 보자. 1977년 압구정 현대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55만원에 수준이었으며, 50평대 당시 가격은 2,700만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 가치가 평당 1억원을 넘어 섰으며, 50평형을 매수하려면 50억원 이상의 자본이 필요하다.
40여년간 약 200배의 가격상승이 일어난 것이다. (정확히는 물가와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이렇게 아파트 가격이 오른 이유는 현재 아파트 수요가 40년전 보다 200배 더 증가했거나, 현재 공급이 200배 더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시장가격이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 외에 '물가'라는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 '물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짜장면 가격처럼 상승하게 되어있다.
왜 물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하는 것일까? 쉽게 생각해보면 통화량이 늘어서 이다. 그리고 그 통화량을 늘어나게 된 주범은 바로 '대출' 시스템 때문이다.
4.
대출 때문에 통화량이 늘어났다고?
이것은 단순히 대출 문제라기 보다는 정확히는 은행의 대출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들 은행이 순수한 자기 자본으로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준다고 믿는다. 즉, 은행이 사람들에게 90억을 대출해줬다고 가정하면, 그 은행의 순수한 자본 90억이 금고에 있을 것이 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은행에는 그런돈이 없었다. 오히려 고객에게 예치받은 예금을 이용해 또 다른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게 된다.
5.
이것은 과거 영국의 금 세공업자(gold smith)에게 금을 안전하게 맡기는데서 시작했다.
과거에는 금이 돈이었고 금이 무거웠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세공업자가 금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을 보관하기 위해 금고를 만들었다.
'금고'라는 게 여기서 유례했다. 금화를 금고에 넣어둔 고객들은 세공업자에게 보관증을 받았고, 때가 되면 그 증서를 가지고 금화를 찾으 러 왔다.
시간이 흘러 이런 시스템이 보편화되자 이제 사람들은 금화 대신 가벼운 보관증으로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금화는 무거울 뿐더러 다시 금고에서 찾는 과정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보관증만 있으면 금화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보관증이 곧 금이었다. 현재의 화폐 기능은 여기서 탄생한 것이다.
금 대신 보관증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로 한다. 대출 시스템의 탄생이다.
그런데 욕심이 많은 세공업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생각한다.
금고에 금화가 얼마나 있는지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굳이 금화가 없어도 보관증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금 세공업자는 실제보다 10배 많은 금화를 사람들에게 빌려주어 이익을 냈는데, 그 이유는 10%밖에 금을 찾으러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세공업자는 엄청난 부를 거머쥐는 은행가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금융 시스템은 훗날 영국 황실에 승인을 받게 되었고, 결국 10%의 지급준비금만 있으면 돈 장사 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자본주의와 함께 전세계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지금까지 통화팽창을 만들게 된 것이다.
6.
예를들어 보자. 고객이 은행에 100억을 예금했다.
은행은 100억의 10%인 10억을 금고에 넣고, 나머지 90억을 또 다른 고객에게 대출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100억이라는 돈은 은행을 거치면서 190억의 통화량으로 뻥튀기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걸 고귀한 단어로 신용통화라고 말한다.
그 돈을 은행에 예금하면 은행은 지급준비율 10%를 떼고 또다시 81억을 다른 고객에게 빌려준다. 100억이 271억이 됐다.
이러한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게 되면 100억이란 돈이 은행을 거치면서 1000억까지 팽창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기본적인 원리다.
또한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의 급격한 상승(거품)도 동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출 시스템이 꼭 나쁜 것일까?
7.
은행의 이러한 대출 시스템은 거품이라는 부작용을 나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산업,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삶을 진보시켜왔다.
대출이 없다면 청년 사업가들의 원대한 꿈은 아이디어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또한 대출이 없다면 사람들의 소비는 급격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소비는 기업의 이윤을 가져다 주고 고용과 임금을 늘리기 때문에 결국 대출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의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그 때문에 자본주의 시스템은 언제나 거품 위에서 건설되고 무너지고 또 다시 건설되면서 나아가는 것 아닐까?
8.
이처럼 결국 우리 사회는 통화팽창, 쉽게 말해 거품으로 지어졌고, 성장해왔다.
자본주의 대출 시스템 아래서는 거품이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중요한 질문은 '지금 집값에 거품이 끼었는가?' 라는 것 보다 '과연 이 거품이 붕괴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현시점에서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 사진으로 쉽게 설명 가능하다.(공유받은 자료다.)
9.
위 사진에 부연을 하자면 이렇다. - 맥주를 따르면 처음에는 거품이 만들어진다 - 거품 때문에 실제 맥주양보다 높게 잔위로 올라온다.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판단하기 위해 관심있게 봐야할 지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성장'부분이라고 말해왔었다. 실제 산업의 성장이 나와 준다면? 만약 실제 산업이 발전하고 있고, 임금 근로자의 급여가 늘어나서 소비가 활성화 된다면...또 다른 방식으로 통화 팽창이 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인플레 때문이고, 인플레는 사실 호황을 의미한다. 호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올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델타 변이 때문에 이럴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영국이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감기/독감처럼 코로나 를 대응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 유의깊게 봐야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새롭게 태동되고 있는 산업 그 전부터 산업의 페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테크 산업 등등 이런 곳에서 새로운 성장이 나오고 근로자의 급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 그래서 산업을 제대로 잘 봐야한다. 실제 성장이 나오고 지속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집갑 거품에 대한 이야기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0.
따라서 지금이 거품이냐 아니냐 논란보다 더 중요한 건 성장이 계속해서 나와 주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성장이 나온다는 것은 소비가 지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소비가 지속된다는 것은 화폐/통화량이 늘어난 다는 것이고, 때문에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는 기존 사진에 대해 설명을 추가하여 재편집해봤다.
지금 집값은 거품이 끼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산업의 실제 성장이 지속된다면, 이것은 더이상 거품이 아니라 실제 가치가 될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주장하지만 산업의 성장을 봐야하고, 임금근로자의 소득 성장과 고용지표를 함께 확인해 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마주할 때 규제, 금리와 같은 핵심 변수와 함께 이러한 산업의 성장과 고용지표도 함께 챙겨보면 흐름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긴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