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있었던 일 -1-
네, 다음달도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벌써 아련한(?) 과거같지만 두달전쯤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잠깐 적어봅니다.
전세집에서 나올 때 있었던 일입니다.
공동중개 부동산으로 계약했던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집주인 사이에 두 부동산이 끼어 있었죠.
저 - A부동산 - B부동산 - 집주인
이하 제가 집을 구해달라 요청했던 부동산을 A부동산, 집주인이 물건을 내놓은 부동산을 B부동산(혹은 집주인쪽 부동산) 이라고 하겠습니다.
작년 6월쯤, 집값은 끊임없이 오르고 또 오르고 있었고 만기까지 9개월정도 남은 시점이 되어 전 점점 초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동네가 오르는 속도를 보니 이 동네는 고사하고 한번도 못들어본 동네로 밀려갈것같은 예감이 왔거든요.
A부동산에 방문해서, 이리저리 끌어모으면 8~9억정도 될거같은데 괜찮은 매물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이 동네에 살긴 좀 부족한 금액이지만, 저희 부부 모두 이 동네가 익숙해서 구축 썩다리라도 어떻게든 들어가고싶은 마음이었거든요.
아 당연히 제가 다 알아봐드리겠다고, 좋은물건 나오면 연락드릴테니 조금 기다려 보시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몸이 좀 안좋아서 병원에 입원하고 어쩌고 하느라 세네달쯤이 훅 지나가게 됩니다.
단 한통의 연락도 없었습니다. 물건이 없었던건지, 저희같은건 피래미(?)였는지 어느쪽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네 맞아요, 끊임없이 괴롭히고 알아보고 했어야 했는데... 뭔가 이정도면 집 하난 사겠지? 이런 생각이었던것 같습니다.
10월이 되고, 집 구매고 뭐고 진척이 없어서 전세를 갱신해야 하나 싶어서 다시 A부동산으로 연락을 합니다.
임대인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궁금하다고, 들어와서 사실지 말지를 알아봐달라고요.
며칠후 A부동산은 '임대인분께서 양도세문제 때문에 들어올지 말지 고민중이시라고 한다. 3개월 전까지만 말해주면 되는거 아니냐고 말했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 '고 합니다.
매매고 전세고 월세고 미친듯이 오르는걸 보며 바짝바짝 피가마르고 있었던 저는 2개월을 더 기다리라는 말에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2년 안되는 기간동안 전세가 3억쯤 오른 단지여서, 그러면 안되지만 나쁜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아, 그냥 내보내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는건 아닐까...?
그때부터 양가 부모님과 은행에 손을 벌려서 대략적인 영끌금액을 맞춰놓고, 부동산을 보러다니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부읽남님의 전설적인 '전세 절대로 살지마라'를 본 이후라, 웬만하면 매매로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 이후였습니다.
(와이프는 이걸 왜 지금보냐고, 결혼할때 보면 이미 한채 가지지 않았겠냐고 하더군요..뭐 지난일은 어쩔 수 없네요. )
그리고 이와 동시에, 계약이 되면 나갈수도 있으니 임대인에게 말해줘야 할 것 같아 다시 A부동산에 연락을 부탁합니다.
초기에 몇번 직접 연락할 일이 있어 연락을 했더니 부동산을 통해 해달라고 해서 굳이 직접 연락하진 않았습니다.
'임대인께서도 세금문제때문에,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할까봐 실거주하신다고 하시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어차피 피차 고집을 부리면 서로 피곤해지니 억지부리고 싶지 않다. 혹시나 집을 구해서 계약 전에 나가게 될 수도 있는데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않아도 부동산 수수료정도를 양해해주실 수 있는지 여쭤봐달라'고 전달했습니다.
A부동산은 기다렸다는듯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수수료부분은 충분히 양해해주신다고 하셨다. 그 전에 언제든지 나가셔도 된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날, 네이버 부동산에 제가 사는 단지, 층에 약 2.7억정도 올린 전세 매물이 A부동산 명의로 올라온것까지 확인했구요.
이때 아, 양도세는 핑계였구나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속도를 올려서 나갈 날짜를 잡기위해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달 말에 바로 부동산을 계약하게 됩니다. (여기서도 뭔가 엄청난 부동산을 만났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3호선 라인에 붙어있는 국평,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인게 어디냐 싶었습니다. 태어난 동네로 다시 돌아오니 조금 이상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빠르게 계약금을 쏘고 일주일쯤 후에 계약서를 쓴 후, A부동산에 나갈 날짜를 전달하게 됩니다.
말해준 날짜 기준으로 두달쯤 후에 나가게 되었다고 말하니 약간 당황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우선 전달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시간 쯤 후 퇴근하는 차 안에서, 5분간격으로 A부동산의 전화를 받게됩니다.
첫번째 통화 - '우선 빨리 집을 보여줘야 하니 언제언제 되시는지 말씀을 해달라'고 하기에 평일은 늦은시간만 가능하고 와이프와 조율한 후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두번째 통화 - '혹시 오늘이 어렵다면 내일 저녁은 가능한지' 다시 전화가 옵니다. 오분만에 전화주신거라 아직 와이프랑 협의가 안되서 어렵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세번째 통화 - '부탁드릴 것이 있는데, 임대인이 임대인쪽 부동산(B부동산)에 기회를 주고싶어한다(?) 지금부터 일주일동안은 B부동산이 사람을 구해오면 그쪽과 계약을 해주기로 하겠다고 했다. 바쁘시니까 무리하지 마시고, 일주일쯤 후부터 ...' 뭐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길래 '아 B부동산에서 오면 문 열어주지 말라고요?' 하니 민망한지 아하하..하고 웃습니다. 당시에 둘다 회사일이 좀 바쁘기도 했고 해서 우선 알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막 쉬려는 참에, 누군가 벨을 누르고 쿵쿵 문을 두드립니다.
누군지 급해보여서 문을 열어주니 인사를 하는데 B부동산 사장님이 오셨습니다.
"아니 집을 계약해놓고 막무가내로 나간다고 말하면 어떡해요. 일정 너무 일정 촉박해서 큰일이네. 사람 못구하면 큰일나요... 사장님 잔금도 치르셔야 하잖아요."
"어..? 전 한달쯤 전에 A부동산에 미리 연락을 드렸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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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이 다가와 일단 한편 끊습니다. 어이고야... 생각보다 양이 많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