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후기(2)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분양을 받았다.
눈 앞에서 등기로 계약한 사람들의 계약서가 오가고, (혹시) 1채를 더 분양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야말로 완.판.이 되었다.
나는 무엇엔가 홀린사람처럼 1채를 빨리 도장을 찍고 싶어했고, 가계약금을 쏘았다.(이젠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얼마지나지 않아 분양사무소는 완전히 철수를 했다.
내가 계약을 진행시키며 궁금하거나 알고싶은 점들에 대해서
상담을 담당하던 분양사무소 직원(아줌마)은 이제 내가 아니라 건설사쪽으로 문의하라며 발을 뺐다.
이 오피스텔에는 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계약하는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이 아니라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라는 상품이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호텔처럼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사에서 숙박사업을 하고,
물건을 맡긴 분양자들에게 공동 운영료를 제하고 수익을 돌려준 다는 것이었다.
분양을 받을 때만 해도, 모든 사업이 안정적으로 잘 진행될 것처럼 설명을 했었지만,
건설사쪽에서 운영사를 차리며 본인들도 뛰어들겠다고하면서 사단이 났다.
그래서 우리 분양자들끼리도 큰 혼선이 있었다.
A라는 운영사에게 맡긴 사람, B라는 운영사에게 맡긴 사람. 아니면 이 과정에서 아무곳에도 맡기지 않은 사람의 3그룹으로 나누어서 단톡방도 새로 생기고, 밴드가 새로 생기고 그랬다.
또한 실제 운영을 하면서 용역깡패들을 불러서 물리적 충돌이 있다던지, 운영을 방해하는 단체행동이 생긴다던지 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많았다.
위탁을(운영사에게) 맡긴 사람들은 제대로 수익금을 받지도 못했고, 본인도 모르게 번호키가 바뀌어서 출입도 못했다거나, 운영사에서 관리비조차 납부하지않아 단전, 단수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심지어 모 운영사는 객실로 인테리어를 해야된다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500만원 정도를 가져가기도 했다.(그 뒤로 운영이 제대로 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상황이 이 정도되니, 노후자금 삼아 투자상품식으로 구매했던 분들은 돈도 못받고 관리비/세금만 축나니 큰 손해를 보면서 오피스텔을 파셨다.
양쪽 다 믿을 수 없어 직접 세를 주겠다고 결심한 사람들만 간신히 세입자를 구해서 소액이나마 월세를 받는게 다행이었다.
분양을 받을때만 해도 1000/40은 받을 수 있을 거라며, 상담사들은 장담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세대수가 수요가 없는 도시에 한꺼번에 생기면서, 분양자들이 세를 깍으면서라도 내놓을 수 밖에 없었고,
나는 처음에 100/30이라는 아주 소박한, 투자한 돈에 비해서는 정말 형편없는 월세를 받았다.
지금은 몇 년 더 지나서 40만원정도는 받지만, 아직 내가 투자한 비용에 비해서는 정말 턱없이 작은 수익이다. 은행에 맡긴 이자율 정도 된다.(3%정도)
그러나 몇 천만원을 손해보면서 팔기에는 정말 손해가 너무 크다.
부동산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낸 수업료를 씨게 치룬 셈치고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월세를 받아야될 것 같다.
이상으로 오피스텔 분양후기를 마친다.
많은 사람들이 오피스텔 분양에 대한 막연히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례도 있음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