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빌라지만 드디어 집 샀습니다.
평생을 아파트에 살면서 빌라는 친구집 놀러갈때나 가봤지 제가 빌라를 살줄은 꿈에도 몰랐고
아직 결혼 계획도 없고 집이 딱히 필요한것도 아닌데 벌써 집을 살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파이어족이 꿈이라 40살까지 근로소득과 배당주로 안정적으로 5억모으고 은퇴해서 배당금받으면서 소소하게 살 계획이었고, 주거에는 큰돈 들이지않고 원룸이나 전전하면서 살 생각이었는데, 덜컥(?) 집을 사게되어서 계획이 좀 꼬였네요.
18년도와 19년도, 20년도까지만 해도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연일 뉴스에 나와도 내 집 마련에 크게 신경을 안썼었습니다. 어차피 중심지에 있는 아파트들이나 올랐겠거니하고 굳이 몇억씩 빌려서 월 1~200씩 지출하면서 아파트를 사야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지금 당장 필요없고 지금 당장 안사도 언젠간 살 수 있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었죠.
근데 21년들어서 본가가 있는 도봉구에 있는 아파트마저 7~8억까지 오른걸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도봉구에서도 끄트머리, 서울에 도봉역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곳에 출퇴근하려면 편도 1~1시간반은 걸리는 구석진곳, 10년째 집값이 3억을 못벗어나는곳이라, 나중에 하다하다 안되면 살아야지.. 하고 철없을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곳이 어느날 보니 집값이 7~8억이 되어있고, 제 소득으론 꿈도 못 꿀 곳이 되어있더라구요.
이때부터 조급함이 찾아왔던거 같습니다.
철없던 시절 생각했던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깨지고 나서야 하나씩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알아본 현실은 생각보다 많이 참담했습니다.
의정부나 인천은 나가야 겨우 3억짜리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했으니깐요.
이대로 가다간 혹시나 나중에 집을 사고싶어도 못사는 상황이 오겠다 싶은 생각이 든 순간, 빌라라도 하나 놔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물론 판단을 내렸을때도 확신이 잘 서지는 않았습니다. 이제까지도 안샀던 사람이, 필요도 없는 집을 그것도 빌라를 뜬금없이 사기가 쉽지는 않으니까요.
빌라는 사는거 아니라던데?
주차문제는 어떻게 하지?
빌라는 애들 놀 놀이터도 없는데?
노후되면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청약이라도 노려볼까?
몇달 고민하는새에 보고있던 동네에 서너개있던 매물이 하나씩 줄어들었고, 마지막 하나 남았을때 눈 딱 감고 계약했습니다.
1주일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집을 샀다는게 안믿겨지고 덤덤합니다.
아직도 제가 한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작지만 제 집이 생겼다는 사실에 마음만은 든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