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타본 차들 몇 가지에 대한 개인적인 승차 소감
안녕하세요? 뜬금없이 그동안 타본 차들에 대해서 소감을 한번 써볼까 합니다. 어쩌다 보니 이차 저 차 얻어 타 본 일이 좀 있어서 기억을 더듬어 글을 써봤습니다. 원래 차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올해 차를 바꿀 생각이다 보니 점점 차에 관심이 많아져서 이차는 어땠고 저 차는 어땠고 하는 생각이 나더군요. 솟아오르는 창작(!)의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저는 지방에 살고 있어서 여기저기 출장을 많이 다녔습니다. 차알못인데다가 지금 모는 차도 08년식 그랜저 TG 23만키로짜리라 왠만하면 요즘차는 다 좋아보입니다. 오래전 타봤던 차들도 있고 탔을 때는 차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하면서 탔던 것이 아니라서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직접 운전한 것이 아니고 옆좌석이나 뒷좌석에 동승했을 때의 소감입니다. 즉, 차의 성능, 가격, 안전성, 안정성, 내구성, 운전질감 등 이런 성능적인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옆자리에 탔을 때 편안함과 정숙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소감을 작성했습니다.
1. 포르쉐911
동승자의 입장에서는 제가 타본 차 중 가장 별로였습니다. 차주는 업무상 알게 된 사장님이셨는데 외지 출장을 나갔다가 귀환할 때 이분과 인사를 마치고 저는 버스로 귀환을 하려고 했는데, 부득불 태워다 줄테니 같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이분은 은근히 차를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전 남이 운전하는 차에 타는거 별로 안좋아하고 특히 장거리운전시 동석하는 것은 더 안 좋아합니다. 그래도 입장상 차마 거절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옆에 탔는데, 차는 엄청 잘나갑니다. 옆에서 보기에도 고속도로에서 막 힘이 넘쳐 달리고 싶은데 앞에 차들이 가로막아 못달리는게 답답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한 140~160까지는 그냥 순식간에 올라갑니다. 칼치기를 매우 싫어하지만 왜 스포츠차들이 고속도로에서 칼치기 하는면서 달리는지 약간이나마 이해가 가더군요. 근데 시트가 그다지 편하다는 느낌은 없고, 엔진소리가 크게 들렸고, 외부 소음도 썩 잘 차단한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혼자 운전하는 거라면 운전하는 재미라도 있을 것 같지만, 옆에서 얻어타는 입장에서는 정말 별로인 차였습니다.
소감을 묻는 차주분에게 차마 나쁜 소리는 못하고 '역시 비싼차는 비싼값을 한다. 진짜 잘나가더라. 포르쉐911최고!! 엄청 부럽다!' 라며 쌍따봉을 날려주었으나 정말로 다시 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2. 520d
520d는 지인 차 두대를 몇 번 타봤습니다. 3년 정도 전이이라고 기억하는데, 일반인 처지에서는 그나마 현실적인 드림카였던 차가 BMW 520d였지요. 이 차를 타면 상당히 잘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습니다(최근에야 약간 카푸어 느낌이 들긴하지만요). 실제로도 지인 두 명은 꽤 잘나갑니다. 외양도 멋있고 실내 내장이나 이런 것은 차알못이던 저마저도 멋있고 국산차보다 세련되다는 인상이 확 들어왔습니다. 이차가 그때는 하차감도 매우 좋았죠. 이 차로는 약간의 시외주행과 주로 시내주행만 했습니다.
막상 옆자리에 타고 주행을 시작하니까 달달달 하는 진동이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시내주행시 스탑앤고 기능이 활성화되면 시동 켜질때 차가 부르르 떠는게 계속 신경 쓰였습니다. 이래서 디젤은 디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0km이상 주행시에는 엔진 진동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시트는 나름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었는데, 시내주행시에는 승차감이 그리 편안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3. 볼보 s60(?)
이 차는 한 5~6년쯤 전에 타봤는데 동승으로 시내주행만 해봤습니다. 차종은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엄청 넓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을 보면 s60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차는 아마 당시 기준으로 뽑은지 한 5년 이상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왜 그러냐면 진짜 진동이 많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차체에서도 진동이 있었고 신호대기중에 기어봉이 심하게 떨리는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디젤인지 가솔린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디젤이었겠죠. 설마 가솔린이 그렇게 진동이 심하다면 차 폐차해야죠. 이것 역시 썩 편안한 승차감은 없었습니다. 근데 이게 볼보 차가 전부 이런 것은 아닐테고 아마도 제가 탄 차가 약간 상태가 안좋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4. 시트로앵(차종은 잘 모르겠으나 소형차임. 찾아보니 c3인가 하는 기종일듯)
이 차는 정확한 기종은 잘 모릅니다. 타면서 모닝이나 레이같은 크기와 느낌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첫인상이 차가 작고 예쁘더군요.
디젤엔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 차는 디젤이라는 점과 소형차인데도 의외로 승차감이 좋았습니다. 디젤차중에는 가장 진동이 적었습니다. 의자도 너무 작아서 불편하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차가 작아서 위태롭다는 느낌도 없이 옆에서 타고가면서 안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승차감이 꽤 편안하고 좋다는 인상이었습니다.
5. 구형 제네시스 BH330(?)
이 차 차주분과는 좀 가까운 사이여서 제가 여러번 동승해봤습니다. 고속도로, 시내, 시외 주행등 상당히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옆자리에도 타보고 뒷자리에도 타봤습니다. (이차는 국산차는 아니고 차주분이 미국에서 출시된 제네시스 차를 사서 타고 다니다가, 국내로 가지고 들여온 차입니다. 그래서 네비게이션은 아예 정상작동을 안합니다. 국내 모델로는 BH330일겁니다.)
이게 아마 2011년 이전에 출시된 차일 겁니다. 요즘 차랑 비교해보면 보면 실내 디자인이나 이런건 어쩔 수 없이 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잔진동이나 풍절음 이런건 별로 느낄 수 없고 상당히 조용합니다. 노면소음은 좀 있다는 느낌입니다만. 정차시에 느껴지는 진동이 거의 없습니다. 역시 정숙성과 진동은 디젤이 가솔린을 못따라가나 봅니다. 어쨌든 지금 타도 특별한 단점 없이 편안하고 안정된 승차감이라고 생각합니다.
6. EQ900
예전 직장에서 출장 다닐때 몇 번 타본 차입니다(시기는 약 3년전입니다). 제가 임원이나 그런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출장 갈때마다 기사분이 운전하는 EQ900을 상석에 앉아 호가호위하며 타고 다녔습니다.ㅎㅎㅎ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번갈아가며 타고 다녔습니다. 운전기사님이 문까지 열어주지는 않았지만 이차 타고 가서 뒷자리에서 내릴때면 사람들이 왠지 '오오~'하는 느낌으로 쳐다본다능. 하차감 쩔죠ㅋ. 어쨌든 타본 차 중에는 내장재가 제일 고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승차감도 대형세단답게 특별히 흠잡을 것은 없습니다. 조용하고 잘달리는 느낌이랄까. 근데 기대했던 구름에 떠가는 듯한 느낌은 아니었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생각만큼 부드럽게 넘지는 못하더라고요. 그냥 내가 운전하는 그랜저TG보다는 승차감이 좋은 느낌이고 과속방지턱도 조금 더 잘 넘는 것 같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뒷자석에서 가는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장거리 타고 가다보면 약간 어지럽거나 멀미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미세하게나마 가장 승차감이 편안하고 흔들림이나 소음이 적은 차였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1억이 넘는 차값을 생각하면 돈값을 제대로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진짜로 운전기사를 두고 법인차로 뽀대낼때나 쓸만하고 돈이 있어도 개인이 사서 몰고 다니기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eq900 태생상 개인이 직접 운전하고 다니면 차주가 아니라 운전기사라고 생각될 때가 종종 있고, 또 양아치들이 똥폼 잡기 위해 감가먹은 중고 몰고다닌다는 인식이 좀 있어서 오너드리븐용으로는 부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7. 아우디 S7
아우디 a7의 스포츠카 컨셉 차라고 알고 있습니다. 차의 모양은 s7이 정말 예쁘게 잘 빠진 것 같습니다. 이 차는 딱 디젤게이트 있을 때 즈음해서 타봤으니까 벌써 6년이 지났네요(제가 탄 s7는 가솔린차였습니다).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할 때 동승했었고요. 이 차도 가격은 당시 eq900하고 비슷하게 1억 넘었을 겁니다.
이차는 카오디오가 상당히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차와는 다르게 차문 유리창에 테두리를 두르지 않고 유리만 있더군요. 이게 은근히 뽀대가 납니다. 소음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것 같긴 한데요. 고속도로 주행할 때 차가 스윽 하고 바닥으로 깔리는 듯한 느낌도 나름 좋았고요. 외부 진동이나 풍절음 등 소음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엔진소리는 어땠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근데 차가 그렇게 넓다는 느낌은 안들었습니다. 실내는 그냥 소나타나 그랜저 정도 크기인 것 같고요. 승차감이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았던 것을 보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나름 조용하고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총평은 s7은 스포츠성을 강조한 차라는 것과 1억 넘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대형세단의 편안한 승차감을 기대하고 타면 안되는 차라는 것이겠지요. 오너드리븐용으로 나름 하차감이나 운전성능으로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 보는데, 제 취향은 아닙니다(뭐 살 돈도 없지만요ㅠㅠ).
8. 기타
기타 제가 옆자리에나마 타본 차들은 아반떼hd, yf소나타, 그랜저 hg 하이브리드,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구형 g80, k7 정도입니다. 이차들은 그냥 무난하게 승차감이 가격이 올라갈수록 비싼값을 한다는 느낌입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yf소나타가 과속방지턱을 참 잘넘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대신 실내(아마도 썬루프쪽)에서 찌그덕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던데, 이건 뭐 차량 상태마다 다른 법이니까요. 그리고 하이브리드가 생각만큼 정숙하지 않아서, 승차감이나 정숙성이 일반 가솔린하고 큰 차이를 못느꼈고 그냥 연비 보고 탄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9. 결론?
차를 살 때 가족을 태우거나 지인을 태워서 새차를 자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신분은 가능하면 가솔린엔진을 추천드립니다. 제 생각이지만 디젤은 그냥 혼자 운전하면서 장거리 많이 뛰고 고속연비 좋고, 힘좋고 운전재미 같은거 찾는 분이 타는거고, 정숙함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디젤차는 옆에 누구 태워서 차 자랑하려다가, 저같은 성향의 사람을 태우게 되면 속으로 '쯧쯧, 비싼 돈 주고 이런 차를 타냐'하고 비웃음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패밀리카나 정숙성을 고려하신다면 그냥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겠지요.
제 개인적인 승차감 순위를 정하자면
EQ900 > S7 >= 제네시스bh330 > 시트로앵c3? = 520d > 볼보s60? > 포르쉐911
정도겠네요. (기타 국산차들은 어쨌든 가솔린인관계로 위에 언급된 디젤차보다는 정숙하고 진동이 적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