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우승, 손흥민과 토트넘 지독한 무관에서 벗어났다, 우승이 특별한 이유

유로파 우승, 손흥민과 토트넘 지독한 무관에서 벗어났다, 우승이 특별한 이유

지독할 정도로 우승하지 못한 토트넘이 드디어 유로파 리그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지독할 정도로 우승하지 못하던 토트넘이나 손흥민에게는 너무 절실했고 그래서 특별한 우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쉽게도 부상 여파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 교체로 출전했지만 손흥민이 없었다면 이 자리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죠.

 

맨유와 스페인 빌바오에서 치른 유로파 리그 결승전은 흥미로웠습니다. 리그에서는 탈락권을 제외한 최하위를 다투는 두 팀이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결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기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으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가 얼마나 강한지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0_wJtb8cjM_e8e17bcd3314858494b8d2f8d236f2a91c8026c0.jpg
토트넘 팀 레전드에 대한 예우, 독일 뮌헨과는 전혀 달랐다

결승전은 철저하게 지지 않기 위한 경기를 했습니다. 손흥민이 비록 부상 후 컨디션이 100% 올라오지 않은 탓도 있지만, 포스텍은 그보다는 히샬리송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공격적인 경기보다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습니다.

 

맨유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 역시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안정적인 경기를 통해 우승을 하겠다는 열망을 보였습니다. 실제 기록을 보면 유효 슈팅이 맨유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도 토트넘은 수세적인 경기를 할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경기는 1-0으로 토트넘이 승리했습니다. 전반 42분 존슨의 골을 잘 지켜낸 토트넘은 우승 트로피를 올렸습니다. 그 골도 완벽하다기보다 어수선하게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를 맞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토트넘에게 행운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응형

토트넘이 우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후반 동점골이 나올 수 있었던 상황에서 반더벤의 엄청난 걷어내기가 팀을 살렸습니다. 만약 그게 골로 들어갔다면 토트넘의 우승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의 노력도 대단했지만, 우승의 기운이 이 시대 최고의 멸망전에서 토트넘이 우승하도록 기울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17년 만의 첫 우승. 리그컵 우승을 빼면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토트넘은 우승과 멀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손흥민은 15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습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이적한 후 세 번의 준우승만 차지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 컵대회 등 세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손흥민은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승 코앞에서 항상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손흥민으로서는 이번 유로파 결승은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어렵게 올라간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0_ugEFTeZn_754c3ccffb6afadb01c6cc8d349262f904ee4c38.jpg
우승 확정후 울던 손흥민

우승이 결정되자마자 손흥민은 필드에 고개를 숙이고 울었습니다. 서러운 눈물이 아닌 환희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런 손흥민에게 다가와 안아준 이는 벤탄쿠르였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누구보다 친했던 둘의 진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필드에 모인 선수들은 모두 환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장 손흥민에게 다가와 포옹하는 장면들은 감동이었습니다. 여기에 부상으로 결승전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부주장 매디슨과 껴안고 우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매디슨 역시 눈이 빨개져 눈물이 쏟아지기 일보 직전에서 우승의 꿈을 이룬 손흥민에게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은 이들이 얼마나 우승을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지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게 패하고 고개를 숙이고 2위 시상을 하며 울던 손흥민은 이제 없었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받기 위해 마지막 순서로 나선 손흥민은 은빛 트로피를 받아 들고서 웃으며 기다리는 선수들 앞으로 다가가 정중앙에서 유로파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 행위는 주장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가장 치열하고 강하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찼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여기에 FIFA가 주관하는 유로파 리그에서 우승한 최초의 한국인 주장이라는 점만으로도 가치는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승전이 열린 빌바오만이 아니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홈구장에도 엄청난 팬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습니다. 첫 골이 들어간 후 후반 철저하게 내려 방어에 들어간 토트넘은 이후 수많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팬들은 차마 경기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귀까지 막으며 간절하게 우승을 원하는 장면은 특별했습니다.

0_RqhLZrFN_3868659c3cab408388a7ac065f95c17de53aa160.jpg
손흥민 이젠 토트넘 레전드라 외쳤다

유럽이 축구에 미쳤다는 말은 실제입니다. 인생의 낙이 축구라고 할 정도로 유럽인들의 축구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더욱 유럽은 지역 구단에 대한 충성심은 우리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태어나면 자신의 선택권 없이 아버지, 아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의 아버지까지 한 팀만 응원합니다.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런 충성심은 지독한 문제를 낳기도 합니다.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도 당연합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우승을 하지 못하는 토트넘에 대한 애증도 커질 수밖에 없죠.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존재했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승 트로피는 없었습니다.

 

많은 슈퍼스타들은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났습니다. 유스 출신으로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로 기록될 수밖에 없는 케인 조차 팀을 떠났습니다. 다행스럽게 이적 후 2년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만은 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리버풀. 그리고 그 수장인 클롭이 그토록 원했던 선수였던 손흥민. 하지만 그는 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바보 같은 그의 선택에 그를 아끼는 많은 이들은 이제는 떠나라고 했습니다. 우승에 대한 애착을 가져야 한다며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라는 제안을 수없이 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손흥민에 대한 이적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은 이유는 그의 의지 때문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클럽들에서 손흥민 이적을 타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완고한 손흥민으로 인해 정식 오퍼조차 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직하게 지킨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0_pzPK17WV_2d59c35f13a4161ef708d4d6df789af9fa01f5da.jpg0_HkGYy9VK_1318f9cc754323234fbc51fd906f6c9bd804d811.jpg
0_rzF8wXhm_e6b8a75188e2d2d00677f1105c18e2b4807cd1ba.jpg0_d0vOSBax_015fe478e87fc292e144b32c181342a47291406d.jpg

현지에서는 우리보다 더 열정적으로 손흥민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우승 직후 중계를 맡은 TNT 방송에서 인터뷰하는 장면도 압권이었죠. 맨유 레전드인 퍼드난드와 토트넘 레전드인 베일이 손흥민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장면도 보기 좋았습니다.

 

베일로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기도 하지만, 정작 토트넘에서는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베일에게는 이 순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그리고 우승컵이 없어 자신은 절대 레전드가 될 수 없다 이야기하던 손흥민이 이제는 내가 레전드라며 환하게 웃는 장면에 함께 웃으며 행복해하는 전설들의 모습도 울컥하게 다가왔습니다. 

 

토트넘은 2007~2008 시즌 리그컵 우승 후 17년 만의 우승이었습니다. 유럽대항전 우승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83~1984 시즌 당시 UEFA컵 우승 이후 무려 41년 만에 유럽대항전에서 우승했습니다. 누군가는 평생 토트넘의 우승을 다시는 보지 못하고 잠들었을 기간이기도 합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문턱까지 가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던 모우라는 지금 이 팀이 아니지만, 결승전을 직접 보면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는 장면이 애틋했습니다. 준결승전에서 해트트릭으로 토트넘의 멱살을 잡고 결승에 갔지만, 케인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던 모우라의 눈물은 서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손흥민을 사랑했고, 그가 득점왕에 오른 순간 누구보다 행복해하며 손흥민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지금도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팀을 떠날 때도 손흥민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없이 울던 모우라를 생각해 보면 스포츠란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하게 했죠. 그런 모우라 토트넘 우승에 누구보다 환호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특별했습니다.

0_AxPoaNBd_6f57b4a53e3ca19e0b119a399b067d250c2d5add.jpg
챔스 결승에서 뛰었던 토트넘 선수 중 손흥민만 유일하게 남아 우승컵 들었다
0_5rFbK87E_2f401ba1b726cacd6d198c3081c1cc16046916f0.jpg
손흥민 아버지와 뜨거운 포옹

챔스 결승에 뛰었던 선수들은 현재 토트넘에 손흥민이 유일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고, 홀로 남은 손흥민은 바보처럼 우직하게 토트넘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도 많았던 올 시즌 손흥민은 그렇게 원하고 바랐던 토트넘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거대한 태극기를 감싸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손흥민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자 역사입니다. 우승컵을 든 손흥민을 위해 모두 하나가 되어 축하하고 경의를 표하는 토트넘 선수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말입니다. 

 

영국인 케인은 우승하겠다며 토트넘을 떠났지만, 한국인 주장 손흥민은 남아서 결국 토트넘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겼습니다. 현지팬들은 토트넘 최초 동상은 손흥민이라며, 동상을 세우라고 요구할 정도입니다. 역사적인 기록들을 가진 케인이 아니라, 손흥민에 열광하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팀에 대한 충성심입니다. 

 

역겨운 독일은 팀 우승에 혁혁한 공헌을 한 김민재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토트넘은 달랐습니다. 손흥민이 태극기를 몸에 감싸고 감격에 겨워 걷는 모습을 담아, 한국인 주장이 세운 위대한 업적을 기렸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토트넘 팬들만이 아니라, 타 팀 팬들 역시 손흥민에게 경외감을 보이는 것은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고 열심히 선수 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쿠팡플레이로서는 토트넘을 다시 초청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토트넘은 올여름 유로파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말은 손흥민이 이적하지 않고 토트넘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0_IZipKo4N_3891cb6a89e675bca0cf9927bf6393d709ef7afe.jpg
태극기 두르고 우승컵 들어올린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

예전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을 유일한 이유는 유로파 우승으로 챔스에 진출할 경우라고 했는데, 그 상황이 되었습니다. 과연 손흥민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엄청난 상금과 챔스 진출권을 가지게 된 토트넘이 어떤 변화를 꾀할지도 궁금해집니다. 더욱 쿠팡플레이가 EPL 중계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향후 움직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0 Comments

정보/뉴스


스포츠정보


인기게시물


인기소모임


최근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