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마지막 경기, 눈물과 환호 속 영국 8살 소년의 한 마디 의미

손흥민 마지막 경기, 눈물과 환호 속 영국 8살 소년의 한 마디 의미

쿠팡플레이가 개최한 토트넘과 뉴캐슬의 한국 경기는 손흥민을 위한 무대였습니다. 친선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이번 방문이 고별전이라 생각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기획 단계는 지난해였으니 말입니다. EPL 중계권을 사자마자 가장 강력한 존재인 손흥민의 부재는 씁쓸할 듯합니다.

 

토트넘과 뉴캐슬의 프리시즌 경기는 시즌을 앞두고 전략과 전술을 가다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비가 예고된 상황에서도 이미 수시간 전부터 팬들은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를 직접 목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이 순간들이 특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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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헹가레 해주는 토트넘 선수들

경기 전부터 아니, 전날 오픈 트레이닝부터 팬들은 손흥민에 대한 애틋함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된 후 7분이 지나자 손흥민을 향한 공식 응원가가 흘러나오고, 구장을 찾은 6만이 넘는 관중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함께 응원가를 부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홍콩에서는 후반 20여 분 뛴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경기를 뛰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토트넘의 선취골과 골을 넣은 존슨이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하며, 고별전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후반전 교체되어 나가는 순간 손흥민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산 양 팀 선수들은 손흥민의 마지막을 위해 모두 모여 포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 줄로 나눠 길을 만들고 그라운드를 나서는 손흥민의 등을 손바닥으로 치며 그를 응원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와 감독, 코치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그 모든 순간은 이제 마지막임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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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손흥민은 그 순간 어떤 생각과 느낌이었을까요? 순식간에 그가 살아온 축구 선수로서의 삶이 스쳐 지나갔을 겁니다. 이 장면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손흥민의 눈물만은 아니었습니다.

 

손흥민의 애착인형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사르가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는 장면이었습니다. 클로즈업이 되지 않아 표정을 정확하게 읽기는 어려웠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사르는 차마 손흥민 곁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저 우는 그를 바라보는 장면은 뭉클함이었습니다.

 

사르의 행동이나 표정이 보여주는 것은 토트넘에서 10년을 함께 한 손흥민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마음이기도 할 겁니다. 입단 후 팀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손흥민은 사르에게 천사나 다름없었습니다. 항상 장난치며, 경기에서는 혼이 나기도 하고 함께 환호하기도 했던 가장 믿을 수 있고 기댈 수 있던 이의 부재가 사르에게는 아직 실감 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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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1-1로 끝났고, 토트넘과 뉴캐슬 선수들은 영국리그를 떠나는 손흥민과 작별 인사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캡틴 손흥민을 헹가레 치는 토트넘 선수들의 모습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에게도 특별함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그렇게 손흥민과 토트넘의 10년 동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선수단과 달리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한 가족들과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느 팀이 유력한지는 이제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고 발표하는 순간 영국 현지 매체들은 즉시 보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스카이스포츠는 방송을 멈추고 손흥민 소식을 전할 정도였습니다. BBC를 비롯한 대부분의 영국 현지 언론들은 토트넘을 떠나는 손흥민에 대한 특집을 내보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팬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습니다. LA FC에 손흥민이 올 수 있다는 소식에 그곳에서 거주하는 한인들은 이미 손의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고 있을 정도입니다. 미국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 영입과 관련한 뉴스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손흥민.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이고, 레전드입니다"

 

수많은 매체들이 모두 손흥민 이적과 관련한 소식을 내놓다 보니, 그 기사들에 현지 팬들의 입장 댓글도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토트넘 팬이 아닌 이들마저도 손흥민의 이적을 마음 아프게 바라보며, 그가 다른 곳에서도 행복하기 바라는 글들이 대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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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8살 소년 라일리 키스가 올린 글이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고작 8살밖에 되지 않은 라일리는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습니다.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어린 라일리에게 손흥민은 희망이었습니다.

 

가족은 라일리를 포기하지 않고, 축구를 통해 걷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결코 쉬울 수 없는 도전이지만, 라일리는 힘겹게 일어나 걷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라일리가 2022년 자신의 집 마당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은 영상을 업로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토트넘은 즉시 라일리에 연락했고, 벤 데이비스와 조 로든이 그의 집을 깜짝 방문해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라일리는 토트넘 훈련장을 찾아 손흥민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라일리는 손흥민을 만난 자리에서 나중에 골을 넣게 되면 자신의 세리머니를 해달라 부탁했습니다.

 

손흥민은 정말 소년 라일리가 원한 세리머니를 경기에서 득점 후 직접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린 소년의 소망을 직접 실현해 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는 소식에 라일리는 많은 생각이 들었을 듯합니다. 그래서 라일리가 쓴 글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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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10년 동행 마무리한 손흥민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 동상 건립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는 중입니다. 히샬리송도 이에 동의하며 손흥민의 가치가 인정받기 원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발자취를 남긴 레전드입니다. 우리만 인정하기 꺼려했지만 손흥민은 세계 최고 리그라는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큰 족적을 남긴 진정한 레전드 선수입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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