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권단체는 왜 손흥민 동상을 세우라고 요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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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권단체는 왜 손흥민 동상을 세우라고 요구하나?

토트넘을 떠나 미국 LAFC 선수가 된 손흥민이지만, 여전히 영국은 그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손흥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난 후 그를 기리는 유니폼을 특별하게 제작해 판매 중입니다.

 

손흥민과 합의된 행위겠지만 래비의 비즈니스는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즈니스도 그럴 수 있는 선수에게나 가능한 행위입니다. 손흥민이 떠난 후에도 그를 위해 수십만 원을 지급하고 유니폼을 살 이들이 많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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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권단체 토트넘 손흥민 동상 세워라 요구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최악이라는 현지 평가가 쏟아집니다. 마지막 친선 경기인 뮌헨과 경기에서 0-4로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공격다운 공격도 하지 못하고, 수비도 엉망인 경기에 많은 팬들은 경악했습니다. 매디슨까지 부상으로 올 시즌 복귀가 힘든 상황에서 토트넘은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좋은 선수를 영입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히샬리송은 한국에서 고별전을 치른 후 손흥민 동상을 세우라고 SNS에 AI 그림과 함께 토트넘 공식 사이트를 링크하며, '플리즈'라는 문구를 넣어 강렬하게 요구했습니다. 처음에는 팬들 사이에서 이제는 손흥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들은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던 겁니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다가왔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며 이제는 절박함으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히샬리송만이 아니라, 토트넘과 영국 축구 유튜버들도 손흥민 동상을 언급하는 일들이 점점 늘어가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한방이 영국 현지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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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인권단체인 Kick It Out에서 칼럼을 통해 손흥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카이로 던컨이 직접 쓴 'Nice One, Sonny: A Legend On and Off the Pitch'는 손흥민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이자 인간인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손흥민, 토트넘 팬들에게는 '소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름. 10년간의 헌신, 454경기, 173골, 101 도움, 아시아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골. 이 모든 기록은 그가 남긴 발자취의 일부에 불과하다."

 

"2019-20 시즌, 나는 토트넘 구단에서 근무하며 동아시아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직접 봤다. 손흥민은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세계적인 아이콘이었다. 그가 클럽의 팬층을 얼마나 넓혔는지는 숫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이번 이적 발표 이후 쏟아진 팬들의 반응이 그 증거다."

 

"하지만 화려한 기록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킥 잇 아웃'에서 2년 넘게 신고 업무를 하며, 나는 그가 겪어온 인종차별 사례들을 직접 접했다. 지난 6 시즌 동안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신고는 357건. 다른 상위 25명의 선수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역대 최다 신고 사건 중 5건은 모두 그를 겨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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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잇 아웃 칼럼, 손흥민 동상 세워라

"그는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선수들이 직면한 차별의 상징적인 존재다. 이 지역 출신의 프로 선수 수가 적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들이 겪는 차별은 더 비극적이다. 손흥민이 잉글랜드를 떠나면 신고 건수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단지 가해자들이 '유명한 표적'을 잃는 것에 불과하다. 그 빈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우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차별을 "이제 MLS의 문제"라며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여전히 우리의 문제다. 축구와 사회 전반에 깊이 박혀 있는 구조적 차별과 싸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

 

"몇 해 전 본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 속 손흥민은 놀라울 만큼 겸손했고, 축구에 헌신적이었다. 가족의 뒷받침 속에서, 그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실패할 수 없는 재능과 노력, 그리고 마침내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완벽한 마무리였다."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이번 작별 인사에서 그는 팬과 동료들을 향한 진심을 드러냈고, 그 애정은 서로의 것이었다. 이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의 동상을 세워라. 그는 대체 불가능하고, 그의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그는 뛰어난 선수이자, 더 위대한 인간이었다."

 

"Nice One, Sonny!"

 

던컨이 직접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손흥민이 단순히 축구 선수 이상의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게 합니다. 본문 글 중에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손흥민이 독일만이 아니라 영국에서 수많은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겁니다. 지난 6 시즌 동안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신고만 357건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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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선수이자 인간인 손흥민

신고만 그렇지 일반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인종차별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왔는지 알게 합니다. 더 경악할 일은 인종차별 신고 접수 1등인 손흥민의 건수가 아래 25명의 선수들의 신고를 모두 합쳐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겁니다. 이는 절대적인 숫자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공격을 해왔다는 의미입니다.

 

던컨은 이 부분을 중요하게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축구계는 흑인 인종차별을 금지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경기 전 무릎 꿇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종차별 신고를 보면 아시아인인 손흥민에 집중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흑인이 아니라, 아시아에 대한 고질적인 인종차별은 손흥민이 떠난다고 사라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상을 바꿔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손흥민만큼 주목받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팬들에게 그리고 축구 종사자인 아시아인들을 향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던컨은 인간 손흥민의 가치와 축구 선수로서 얼마나 프로다운지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그의 삶에서 축구란 얼마나 소중하고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여부도 잘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떠나기 전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완벽한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토트넘은 손흥민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뿌리깊은 인종차별을 걷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겁니다. 홀로 온갖 인종차별을 막아내고 인내해야 했던 위대한 선수를 기리는 것은 이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인종차별과 싸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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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빠르게 미국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LAFC와 계약을 완료한지 사흘 만에 비자가 나왔습니다. 유명한 스포츠 스타나 업적을 가진 유명인들에게 주는 이 비자는 빨라야 1주일이나 2주일이 걸린다고 하지만, 손흥민은 특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손흥민의 입단식은 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식이었다고 하죠. 작은 룸이 있었지만, 손흥민을 위해 장소를 바꿔야 했고,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했습니다. 같은 날 입단한 독일 축구의 전설 뮐러가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사인하는 과정은 극과 극의 비교로 다가옵니다.

 

홀로 작은 방에서 사인을 하는 장면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뮐러는 LAFC가 영입하려 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과 더는 동행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확신으로 변해가자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접근했다고 하죠. 미래 비전을 함께 하자는 제안에 손흥민은 손을 잡았습니다.

 

단순히 은퇴를 즐기기 위한 미국행이 아니라, LAFC가 꿈꾸는 거대한 비전, MLS가 펼치고 싶은 야망을 품고 펼쳐낼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손흥민입니다. 메시는 올 시즌 혹은 다음 시즌이면 은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MLS를 상징하는 얼굴도 사라집니다. 이런 시점 손흥민이 미국을 향했습니다.

 

MLS에서도 호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손흥민이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아시아 시장을 완벽하게 열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수가 바로 손흥민입니다. 메시가 남미 시장을 열었다면, 손흥민은 아시아만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열 수 있는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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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권단체 킥 잇 아웃 칼럼

손흥민의 등장은 MLS가 그저 유명 선수들이 은퇴하기 위해 찾는 리그라는 인식자체를 지워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능한 선수들도 뛸 수 있는 좋은 리그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손흥민을 통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겁니다. 이는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빠른 비자 발급으로 손흥민은 일요일 시카고 파이어와의 원정 경기에 첫 출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곧바로 선발로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후반 교체로 미국에서 첫 선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미 LAFC는 손흥민이 경기에 나선다는 언급을 했으니 말입니다.

 

애플 TV의 스포츠 패스를 구매해야 관람할 수 있지만, 손흥민을 위해서라면 남은 시즌 4만 원대와 1년 시즌권 12만 원이 아깝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 경기에 나서지 않은 손흥민의 유니폼이 MLS 전체 2위라고 합니다. 부동의 1위 메시가 그동안 뛴 기간을 생각해 보면, 이틀 만에 기록을 세워가는 손흥민은 이미 LAFC에게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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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례적인 떠들썩한 미국 프로축구 입단식

부상 없이 손흥민이 MLS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 미국 프로축구가 어떤 것인지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손흥민을 너무 잘 아는 상대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의 견제를 어떻게 뚫어낼지도 궁금해집니다. 그 과정조차 손흥민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줄 테니 말입니다. 이제 손흥민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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