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정말 대단한 이유 증명한 것은 양키스가 아닌 피츠버그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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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정말 대단한 이유 증명한 것은 양키스가 아닌 피츠버그 경기다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정후가 연일 맹타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메이저로 향한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마치지도 못하고 장기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한 시즌을 그냥 보내야 했던 이정후의 2025 시즌은 달랐습니다.

 

기대를 받고 엄청난 계약을 맺었지만 첫 시즌을 부상으로 날린 선수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아시안 선수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물론 일본 선수들의 맹활약이 존재하지만) 이정후의 초반 활약은 올 시즌 내내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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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흐름이 좋으면 편하게 페이스를 이끌며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부진하게 된다면 지난 시즌 부상에 이은 비판으로 인해 힘겨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의 초반 흐름은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입니다.

 

최근 경기에서 보여준 이정후의 활약은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는 이정후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키스 역시 이정후를 영입하려던 팀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포기했지만, 만약 양키스가 이정후를 영입했다면 어땠을지도 궁금해집니다.

 

비바람이 부는 차가운 날씨에서 이정후는 양키스와 첫 경기에서 올 시즌 첫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양키스 홈을 찾은 팬들을 열광하거나 좌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더욱 왼손 특급 투수인 로돈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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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돈으로서는 데뷔 후 좌타자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는 치욕을 맛보기까지 했으니 말이죠. 이날 두 개의 홈런은 뒤지던 팀을 역전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했습니다. 중요한 순간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최고의 선수로 대우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양키스와 경기에서 3경기 3 홈런을 기록한 이정후의 기록에 많은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정후가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첫날 극과 극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경기 3개의 삼진 아웃과 함께 5타수 무안타는 이정후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3개의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심판의 황당한 스트라이크 콜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정후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말도 안 되는 스트라이크 존 논란으로 문제가 되었던 경기였습니다. 아무래도 이정후로서는 심판의 콜을 보고 많이 흔들렸던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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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두르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콜이 나올 것이란 생각에 기존까지 유지하던 이정후만의 타격이 나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필리스와 15일 경기는 이전에 보여준 이정후와 너무 달라, 당황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3할 타율만 나와도 좋은 선수라고 평가될 정도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일은 힘듭니다.

 

10번 중 3번만 쳐도 3할 타자가 되고, 이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존재로 인식되게 됩니다. 그만큼 안타를 매 경기 쳐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란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가 한 경기 못했다고, 그동안 해왔던 경기들이 부정당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안타 경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경기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입니다. 무안타 경기가 길어지면 그동안 아무리 잘해도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더욱 이런 식의 롤러코스터 타격을 한다면 신뢰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꾸준함이 슈퍼스타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의 필리스 원정 두 번째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이정후의 안타는 6회 초 나왔습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지 못한 이정후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익선상 2루타를 쳐냈습니다. 루자르도의 135km 스위퍼를 때려, 1루수 하퍼를 지나 우익수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발도 빠른 이정후는 1루수를 빠져나가자마자 2루로 뛸 준비가 되었고, 그렇게 우익수가 공을 잡는 순간 2루에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이번 2루타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전체 2루타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섰습니다. 이정호가 9호 2루타를 치기 전까지 로키스의 카일 파머와 컵스의 카일 터커와 공동 1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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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루타로 메이저리그 단독 1위에 올라섰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3루타는 홈런보다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2루타는 팀에게는 중요합니다. 2루타는 점수로 이어지기 쉬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2루타를 많이 친다는 것은 득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정후가 2루타를 치자, 채프먼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습니다. 여기에 상대 투수의 폭투까지 나오며 1사 2, 3루 상황이 되었고, 플로레스의 유격수 땅볼에 이정후가 득점하며 3-2 리드를 가져갔습니다. 이정후의 2루타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8회 초가 중요했습니다. 이정후는 무사 1, 3루 상황에서 100마일 투수 좌완 호세 알바라도와 마주하게 됐습니다. 좌완 투수가 좌타자에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명확합니다. 더욱 100마일이라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위압적일 수밖에 없죠.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이정후는 1 볼 2 스트라이크로 몰렸습니다. 알바라도는 4구째 시속 99.2마일 싱커를 던졌고, 심판은 볼을 선언했습니다. 중계화면에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습니다. 라인에 붙기는 했지만, 분명한 것은 스트라이크라고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필리스와 첫날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콜 판정 문제로 삼진을 당했던 이정후는 오늘 경기에서는 득을 봤습니다. 무사 1, 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위기를 넘긴 이정후는 풀카운트 접전 상황에서 8구째 100마일 싱커를 던졌는데, 이를 안타로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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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km라는 엄청나게 빠른 싱커를 완벽하게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합니다. 좌완 투수가 이런 엄청난 속도의 속구를 뿌리면 좌타자는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무사 1, 3루 상황에 풀카운트에 몰린 상황에서 안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이정후의 존재감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정후의 이 적시타로 4-6까지 추격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했습니다. 이정후는 이날 멀티히트를 작성해 시즌 타율은 0.333(63타수 21안타)이 되었습니다. 삼진이 많지 않은 이정후가 필리스와 2경기에서 4번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선수라는 점에서 불안함이 커지는 순간이었죠.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며 흔들렸던 분위기를 바로 잡았습니다. 단 한 경기만에 이정후는 흐트러진 타격감을 바로 잡았습니다. 이는 말은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이정후가 정말 대단한 것은 양키스 경기에서 세 개의 홈런을 쳐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자체로 이정후가 대단한 타격을 갖춘 선수임을 증명했다는 점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필리스와 두 경기가 더 중요한 것은 위기에서 빠르게 나오며 자신의 타격감을 찾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정후는 타격만이 아니라 중견수로서 능력도 탁월합니다.

 

이정후는 슬라이딩 수비로 멋진 장면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3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슈와버의 뜬 공 타구를 잡은 이정후는 그 틈을 노리고 2루로 대시하던 하퍼를 잡아냈습니다. 이정후는 공을 잡고 하퍼의 움직임을 보고 바로 2루로 송구해 아웃을 잡아냈습니다. 첫 보살을 기록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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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보다 위기에서 빠르게 빠져나와 자신의 타격감을 바로 찾아간 이정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옵니다. 긴 시간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때로는 부상을 당하거나, 긴 타격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빠르게 빠져나오는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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