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후 아버지, 누구를 위한 최강야구 감독 선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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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 아버지, 누구를 위한 최강야구 감독 선택인가요?

이제는 이정후 아버지라는 호칭이 익숙해져버리기도 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는 초반과 달리,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진 상태입니다.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이정후 아버지가 된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가 논란입니다.

 

현역 선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방송을 하든 뭘 하든 그건 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 코치로 일을 하는 와중에 방송을 위해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돈이 궁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이 합리화되기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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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KT 위즈 코치, 5강 싸움 중 예능 감독으로 데뷔 선언

초기에는 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이종범이 후배인 이승엽의 전철을 밟고 싶은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승엽이 그렇게 프로야구 감독으로 데뷔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선수 시절의 능력과 별개로 감독으로 한계는 명확했고, 스스로 그 직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코치가 시즌이 한참이 상황에서 성적 부진이나 다른 사유로 해고되지 않고, 스스로 방송하겠다며 나간 것은 처음일 겁니다. KT 위즈는 현재 6위라는 점에서 여전히 가을 야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팀 코치가 방송하겠다고 나가는 행위가 정상처럼 보일 수는 없습니다.

 

"이 코치가 '최강야구'에 감독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이유로 퇴단을 요청했다. 이강철 감독과 협의한 뒤 이 코치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종범 전 코치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가 말소되었습니다. 당시 구단 측은 처음으로 예능 출연을 위해 퇴단을 요청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구단이나 감독 입장에서 선수도 아닌, 코치가 그만두겠다는데 막을 명분도 크지 않았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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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최강야구' 담당 PD와 저녁을 먹었다. 예전 축구 예능(뭉쳐야 찬다)에 게스트로 출연한 인연이었다. '최강야구'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다"

"내가 구심점이 돼 '최강야구'를 이끌어주길 부탁했다. 야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몇몇 후배들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배들도 많다"

 

"예능이고, 은퇴선수라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프로 선수였고, 프로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겠다"

 

이종범은 논란이 커진 후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 뭉친으로 안면이 있던 피디의 제안으로 '최강야구'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강야구'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한국 프로야구 흥행의 결정적 이유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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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2025 최강 라인업 구축

핑곗거리를 찾는 발언일 뿐입니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입니다. 이를 근거로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이 생긴 것이지, 이 때문에 한국 프로야구가 엄청나게 사랑받은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야구를 못해도, 그저 한국 리그에서는 최고라고 자부심을 내세우는 그들이지만, 야구팬들은 그들을 응원합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은퇴한 선수들이나,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최강야구'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이죠. 실력에 비해 막대한 돈을 버는 선수들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도 야구팬들은 애증을 가지고 그들을 응원했고, 그래서 예능도 성공한 것입니다.

 

현재는 '불꽃야구'로 명칭을 바꿔 유튜브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전직 야구선수들과 달리, 예능에 나오지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나선다는 명분도 희한합니다. 이종범은 후배들이 큰 인기를 얻고 추가적으로 돈도 벌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듯이 설명했습니다.

 

참 솔직하지 못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이종범 스스로 그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요? '최강야구'가 큰 성공을 거두고, 후배가 실제 프로야구 감독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그 자리에서 그런 성공을 거둬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욕심이나 욕망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은퇴하고 그저 막대한 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욕망은 환영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은퇴 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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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vs불꽃야구 예능 대결

문제는 방식이나 시기입니다. 정말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KT위즈 코치로 나서서는 안 되었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를 판단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종범은 코치직을 수락하고, 그렇게 현역 코치로 활동하다, '최강야구'가 상황이 급변하며 출발을 알리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이종범은 최소한 자신의 욕심에 대해 솔직해야 했습니다. 코치직보다는 예능이지만 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이 더 좋다는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욕심을 후배들을 위한 행동으로 치환하는 것은 비겁한 짓일 뿐입니다. 후배팔이가 아니라, 자신은 현역 코치보다 예능이 더 탐난다고 솔직하게 고백해야 했습니다.

 

논란 속에서 '최강야구' 측은 출연진들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O리그 최고의 우타자 김태균, KIA타이거즈에서 투수 4관왕에 오른 윤석민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합류합니다. 궁색하고 힘든 후배들은 아닙니다.

 

내야수를 보면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왕조를 이끈 나주환,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KT 등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한 윤석민, 해외파 출신 유격수 이학주, NC 다이노스 1차 지명 출신 강민국이 합류했다고 합니다.

 

외야수는 LG트윈스 등에서 활약한 도루왕 출신 이대형,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KIA의 우승을 견인한 나지완, 한화에서 활약한 홈런왕 출신 최진행, KT 등에서 활약한 조용호가 합류했고, 포수는 6개 팀에서 활약한 저니맨 허도환이 맡는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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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최강야구 방송되면 이 논란도 사라진다

투수는 '최강야구' 시즌1에 출연했던 심수창, 시즌2까지 출연한 오주원이 합류했고, SK의 핵심 투수로 활약한 윤길현과 윤희상, 좌완 필승조로 활약한 권혁과 이현승, 롯데 자이언츠 등에서 활약한 오현택, 지난 시즌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문성현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쟁쟁한 은퇴 선수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진행 중인 '불꽃야구'에 비교하고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제작진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들은 선수시절 엄청난 돈을 번 이들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들을 위해 이종범이 희생한다는 논리가 어떤 설득력을 얻을지 의문입니다.

 

'최강야구' 시즌 3까지 제작한 장시원 피디와 제작비 갈등을 겪고 있는 와중에 JTBC는 원조로서 가치를 보이고,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작비와 관련한 문제는 법정에서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둘 중 누가 잘못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불꽃야구' 감독으로 활약하는 김성근 감독과 견줄 수 있는 네임벨류를 찾다 보니 방송에 관심이 많은 이종범이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제작진의 예상처럼 감독직을 수락했습니다. 논란은 있지만, 방송이 시작되면 많은 이들이 환호하며 볼 겁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이 언제 있었냐는 듯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될 겁니다. 그러면서 이종범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빌드업도 이어지겠죠. 다른 국가와 비교해 실력이 떨어져도 엄청난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 그들의 행동에 대한 반감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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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시작부터 논란

프로야구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 이런 식의 예능도 분명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현역 코치가 중요한 5강 싸움을 하는 와중에 예능으로 향하는 행태가 정상일 수는 없습니다. 코치들의 처우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현실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하는 행위는 왜 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종범의 야구는 이제 실제 프로야구가 아닌, 방송 안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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