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첫 우승 도전’ 솔샤르 vs ‘유로파리그 최다 우승 도전’ 에메리
(베스트 일레븐)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UEFA 유로파리그 결승 무대에서 ‘유로파리그 스폐셜리스트’ 우나이 에메리 비야레알 감독과 최종 승부를 벌이게 됐다.
솔샤르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일 새벽 4시(한국 시각)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벌어진 2020-2021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2라운드 AS 로마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39분과 후반 23분에 두 골을 몰아친 에딘손 카바니의 맹활약에 힘입어, 후반 12분 에딘 제코, 후반 15분 브라얀 크리스탄테의 연속골, 후반 37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알렉스 텔레스의 자책골 등 연이은 득점을 앞세운 AS 로마에 한 골 차로 졌다. 그렇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종합 스코어 8-5로 승리하며 결승행에 성공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처지에서는 꽤나 고전했던 경기였다. AS 로마는 끝까지 역전 결승행을 포기하지 않았고, 실제로 상당히 많은 득점과 찬스를 만들어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궁지로 말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적 득점력을 뽐낸 킬러 덕에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다.
솔샤르 감독에게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행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2018년 12월 1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에 자리한 후 세 시즌째인 솔샤르 감독이지만, 정상에 도전할 기회가 없었다.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내심 넘봤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사실상 챔피언을 굳히는 분위기라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로는 팬들의 거센 비판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래서 솔샤르 감독에게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은 큰 기회다. 우승만 한다면 팬들의 신뢰를 얻고 롱런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결승 승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시각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파리그 준결승 2라운드 아스널과 비야레알의 맞대결에서 비야레알이 웃었다. 2라운드 스코어는 0-0이지만, 1차전서 2-1로 승리한 비야레알이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 비야레알의 사령탑은 이 대회에서만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른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다.
에메리 감독은 세비야 사령탑 시절 2013-2014·2014-2015·2015-2016시즌 3년 연속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과 더불어 통산 최다 우승 공동 1위(3회)라는 기록을 가진 감독이며, 아스널 사령탑 시절이었던 2018-2019에도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 대회에서만큼은 실로 스폐셜리스트라 할 만한 지도자라 할 수 있다.
에메리 감독 처지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단독으로 가지길 바랄 것이다. 비단 감독만의 욕심이 아닐 것이다. 비야레알도 에메리 감독만큼이나 들떠 있다. 비야레알 처지에서는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2003-2004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이후 가장 큰 무대다. 지금은 사라진, 또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UEFA 인터토토컵 우승 이력이 있긴 하나 메이저 유럽 클럽대항전 정상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히 총력전을 벌일 것이 자명하다.
솔샤르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메리 감독의 비야레알의 맞대결은 그래서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빅 클럽에서의 우승을 꿈꾸는 솔샤르 감독, 유로파리그 역대 최고 지도자가 되길 꿈꾸는 에메리 감독 중 웃는 자는 누구일까? 결과는 오는 27일 새벽 4시 폴란드 그단스크 PGE 아레나에서 벌어질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김태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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