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옵트 아웃' 행사까지 거론되고 있군요
계약 형태가 양현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했기 때문에 시즌 중 메이저리그로 콜업될 경우 연봉 130만달러(약 14억5000만원)를 받기로 돼 있다. 구단 입장에선 양현종의 연봉이 큰 돈은 아니지만, 안줘도 무방한 돈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1군 콜업에 대한 희망만 잔뜩 주고, 콜업은 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민이 한 예다. 2014년 볼티모어와 계약한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2년차 때부터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입단 이후에는 아픈 어깨를 이끌고 마이너에서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즌 전 방출됐다.
양현종은 '옵트 아웃(FA 선언)' 옵션을 가지고 있긴하다. 보통 개막 직전 옵트 아웃하는 선수들도 있는 반면 개막 이후 2~3개월이 지난 뒤 옵트 아웃 행사를 많이 한다. 이 정도 시간이 흐르면 마운드 전력이 분석되고 강화를 위해 구단들이 움직이게 된다. 꼭 메이저리그가 아니더라도 KBO리그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에서도 대체 투수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텍사스 입장에선 양현종이 '옵트 아웃'을 행사하는 걸 최대한 막는 것이 숙제다. 그래서 양현종의 인내심이 바닥을 칠 때 한 번씩 동기부여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중순에는 존 대니얼스 텍사스 사장을 비롯해 크리스 영 단장과 조시 보이드 부단장, 스카우트 팀장 등 구단 수뇌부가 양현종만 저녁식사에 초대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대해 격려했다. 또 개막 엔트리에 탈락한 뒤에는 지난 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마이너리그 예비팀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시키기도 했다. 양현종을 택시 스쿼드에 넣고 표면적으로 메이저급 대우를 받게 해주는 것도 '옵트 아웃'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의구심까지 고개를 든다.
양현종은 기다림을 감수하고 있다. 양현종은 FA 잔류와 미국 진출의 기로에 놓였을 때 "마이너리그에서 1년을 썩더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주변인들에게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눈앞에 벌어진 마이너리그의 현실은 다른 문제다. 휴스턴 예비팀과의 연습경기를 텍사스 산하 트리플 A 구단인 라운드 록 익스프레스의 홈 구장인 미국 텍사스주 라운드록 델다이아몬드에서 가졌을 때 메이저리그와 천양지차인 라커룸과 구장 시설을 보고 다소 실망했다고 한다. 양현종은 과연 시즌중 옵트 아웃을 행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