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버프+분유 버프' SSG의 태양, 2022년 다시 뜹니다 [SPOCHOO in 제주]
SSG 랜더스 마운드에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겨울 훈련을 함께한 류현진 효과에 곧 태어날 첫째 딸 버프까지, 선발투수로 시즌을 준비 중인 이태양과 만났다.
이번주 아빠가 되는 이태양(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서귀포]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 설레서 잠이 안 옵니다. 설레고, 걱정되고, 기대도 되고, 온갖 생각이 다 들어요."
SSG 랜더스 투수 이태양은 이번 주 아빠가 된다. 아내 김희진 씨의 출산 예정일이 16일로득녀를 앞두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이태양은 출산 순간을 함께하러 15일 대전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후 18일 다시 제주도로 내려온다.
캠프에서 만난 이태양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였다면 출산하는 아내와 함께하기 어려웠을 거다. 국내 캠프라서 딸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게 됐다"며 미소를 보였다.
올시즌 선발 경쟁 "다시 선발 기회 주어져서 감사한 마음…즐겁게 야구한다"
2020시즌 SSG의 전신 SK로 트레이드돼 합류한 이태양(사진=스포츠춘추 DB)
올겨울 이태양은 대부분의 시간을 제주도에서 보내고 있다. 1월에는 한화 시절 선배 류현진, 장민재와 함께 보름간 제주에서 미니캠프를 차렸다. 1월 6일부터 20일까지 강창학야구장에서 캐치볼 등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이후 잠시 육지로 올라갔다가 2월 1일부터 다시 강창학야구장에 돌아와 훈련 중이다.
이번 시즌 '류현진 버프'를 기대해 봐도 좋을까. 이태양은
"비시즌에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어제까지 불펜 피칭을 네 번 정도 했는데 잘 되고 있는 느낌이다. 몸 상태도 좋고 아픈 곳도 없다"
면서 만족한 듯 미소를 보였다.
이어 "현진이 형과 얘기해보면 결국 투수는 제구력 싸움이라고 한다. 현진이 형도 미국에서 볼이 빠른 편은 아니지 않나. 몸쪽에 던졌다가 바깥쪽으로 떨어뜨리는 식으로 섞어서 던져야 볼이 빠르지 않은 투수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이태양은 불펜으로 출발해 선발로 시즌을 마쳤다. 박종훈, 문승원의 연쇄 이탈로 팀 선발진이 무너질 위기에서 12차례 5이닝 이상을 던지고 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경기당 평균 5.48이닝은 박종훈-윌머 폰트-문승원에 이은 팀 내 4위. 비록 타선 지원 부재(경기당 득점지원 3.64)로 많은 승수를 올리진 못했지만,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올해는 선발투수로 시즌을 준비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종훈, 문승원이 6월 이후에나 돌아오는 SSG는 이태양과 함께 노경은, 오원석, 최민준, 김건우가 선발 후보다. 노경은 다음으로 풍부한 1군 경험을 보유한 이태양이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줘야 김원형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계산이 선다.
이태양은 "몇 년 동안 불펜투수로 던지면서도 선발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작년에 우연치 않게 그런 기회가 왔다"면서 "잘 던진 적도,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다시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됐다. 마운드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늘 못해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며 즐겁게 야구했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시즌 개막 때 누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지난해 아쉽게 가을야구에 못 올라간 아쉬움은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시즌 초반의 중요성을 모두가 다 알 것이다. 문승원 형, 박종훈이 없는 동안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다 보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배들로부터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베풀어야죠" 인복 많은 이태양, 이유가 있었네
추신수로부터 시계를 선물받은 이태양(사진=스포츠춘추 DB)
검색엔진에서 '이태양'을 치면 연관검색어로 류현진, 추신수 등 전·현직 메이저리거 스타들의 이름이 나온다. 류현진과는 한화 시절 처음 만나 겨울마다 훈련을 함께 하고, 추신수는 SSG 입단 당시 등번호를 양보하고 시계를 선물 받아 인연이 됐다.
거물급 선배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비결을 묻자 이태양은
"제가 복이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현진이 형도 지금은 다른 팀이지만 비시즌마다 함께 운동하자고 챙겨주신다. 하도 고마워서 형한테 '올해도 불러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얘기했더니, 형이 '제발 야구 좀 잘해라'고 하시더라"고 이야기했다.
추신수에게도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어찌나 전화를 자주했으면 추신수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따로 언급했을 정도. 이태양은 "평상시에도 전화하고 연락하는 걸 좋아한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멀어질 수 있지 않나. 잊히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연락한다. 아내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 관계란 게 그렇지 않나. 연락 한번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도 어린 후배들이 전화해주면 고맙게 느껴지더라. 내가 그렇게 느낀다면 분명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거라 생각한다. 워낙 연락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신수 형에게도 전화를 자주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벌써 프로 데뷔 13년차. 이제는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나이가 된 이태양이다. 그는
"나도 어렸을 때 선배들이 많이 챙겨줬다. 캠프에 오면 선배들이 먼저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사주곤 했다. 나도 이제 선배 위치가 됐고 후배가 더 많다 보니, 이제는 반대로 내가 밥먹으러 가자고 한다. 그동안 받아왔던 것들을 후배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인복 많은 이태양은 곧 태어날 딸아이 생각에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이제 며칠 안 남았는데 설레서 잠이 안 온다. 설레고 걱정되고 기대되고 온갖 생각이 다 든다"고 했다. '분유 버프' 얘기에는 "그랬으면 좋겠다. 분유 버프로 올해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건강'이다. 이태양은 "신수형, 현진이 형도 항상 '몸상태'를 강조한다. 좋은 시즌을 보낸 뒤엔 몸 상태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나.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라며 "몸 상태가 좋아야 원하는 공도 던질 수 있고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며 건강한 2022시즌을 기대했다. 선배들과 후배들의 사랑에 가족 사랑까지 듬뿍 받은 이태양,올시즌 다시 떠오를 준비는 끝났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