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월가브리핑] 美 인플레 트라우마 키우는 '미친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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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집값 한달새 5% 가까이 폭등했다
금리 역대 최저…웃돈 얹겠다는 매수자 줄서
팬데믹 이후 인플레 우려가 낳은 미친 집값
금융위기 트라우마…월가 화두 떠오른 부동산
이 와중에…'버블 예언자' 실러의 과열 경고
1년간 파티 즐긴 부동산 관련주들 향방은
<미국 뉴욕 현지에서 월가의 핫한 시선을 전해 드립니다. 월가브리핑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투자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미국은 일상부터 물가 급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 가격입니다. 기자가 미국에 건너온 초기인 지난해 8월만 해도 갤런당 2달러 안팎이었는데요. 지금은 기자가 머무는 북동부 뉴저지주의 일부 주유소는 3달러 후반대까지 올려 받고 있습니다.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지요.
최근 무심코 기름을 넣으려 한 주유소에 갔다가 보통(regular) 휘발유가 갤런당 3.89달러라는 간판을 보고 황급히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뉴욕주와 뉴저지주 인근 식당 중 일부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오픈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밖에서는 이미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분위기인데요. 정작 식당들은 실내 영업을 재개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건 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임금 등)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입니다.
뉴저지주에서 테이블 10개가 채 안 되는 작은 스시 가게를 운영하는 A 사장의 토로입니다. “아내와 어머니까지 해서 세 명이 가게를 보고 있는데, 영원히 실내 영업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직원을 더 뽑으려고 했어요. 팬데믹 이전처럼 (최저임금 수준인) 시간당 10달러 남짓을 주고 팁을 많이 지급하는 걸 생각했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걸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일단 당분간 픽업 서비스만 해야 할 듯하네요.”
A 사장은 “얼핏 듣기로는 시간당 45달러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더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45달러면 한국 돈으로 5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추가 실업수당을 뿌리자 노동 공급이 확 줄었고, 그에 따라 노동의 대가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된 겁니다. 모두 인플레이션이 일상으로 침투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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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건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의 흔적입니다. 복잡한 도심 아파트를 피해 거점도시 인근 교외로 나가려는 수요는 폭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저지주 한 식당의 A 사장이 호소한 것처럼 노동력이 너무 귀해졌고요. 목재 가격 등이 뛰면서 주택 건설 비용이 높아졌습니다. 매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4월 거래된 신규주택 중위가격은 37만2400달러로 1년새 20.1% 폭등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집값을 간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0%입니다. 올해 초 2.6%대를 보였다는 점에서 약간 오르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만 해도 3.7%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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