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식품값 내년에도 고공행진‥서머스 '바이든 반독점 처방은 실수'
제과업체 몬델리즈는 내년 1월부터 과자와 사탕 가격을 6∼7% 인상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깡통 수프로 유명한 캠벨 수프도 내년 1월부터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제너럴 밀스는 시리얼 가격을 예고한 상태다.
크래프트하인즈는 푸딩과 머스터드 등의 여러 제품 가격을 평균 5%, 일부 품목은 최대 20%까지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식료품 가격 인상 현상은 인건비, 재료비, 물류비 등 생산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트하인즈는 가격 인상에 비용 상승 요인을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머스타드의 경우 생산 및 유통 단가가 22%나 급등했지만, 소비자가격은 6~13%만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서치회사인 IRI는 내년 상반기 음식·식료품 가격이 평균 5%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WSJ은 내년 식료품 물가 상승이 모든 분야에 걸쳐 최저 2%에서 최대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자, 샐러리 등 가격에 비해 무거운 채소들이 운송비용 부담으로 인해 더 비싸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저렴한 냉동식품도 물류 및 포장 비용 증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맥주와 와인 등 주류도 가격 상승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SJ은 일부 식료품상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지만, 식품류의 특성상 이런 대응은 큰 효과가 없다.
◇고기 값 잡겠다고 육류 포장 회사 압박은 실수=인플레 급등에 대해 미 정부가 독과점 차원의 현상으로 파악하고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통한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석유 업체와 육류포장 업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공행진하는 유가를 잡기 위해 FTC에 담합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지만 기대했던 석유 가격 하락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석유류에 이어 육류도 정부의 공격 대상이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ational Economic Council)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육류 가공 회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월 육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 올랐다. NEC는 경쟁이 없다 보니 육류값이 하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NEC의 주장에 북미 육류 연구소(North American Meat Institute)는 백악관이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쥴리 애너 포츠 북미육류연구소 회장은 "백악관이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의 기본에 대한 무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라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도 바이든 정부의 독과점 차단을 통한 인플레이션 대응 처방전을 비판했다.
서머스 교수는 백악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 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을 꺼내 들었다면서 "대형 육류 포장 업체들을 해체하면 공급이 감소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독점도 늘어났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의 해법은 백악관의 주장과 전혀 다르다. 서머스 교수는 바이 아메리카 정책을 중단하고 관세 및 에너지 규제를 풀어야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머스 교수는 "정부가 기업들과 전쟁을 하는 것이 인플레 축소를 유도할 투자를 제한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