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50억 투자사가 7조 '뻥튀기 베팅'…경을 친 LG엔솔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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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1
자본 50억 투자사가 7조 '뻥튀기 베팅'…경을 친 LG엔솔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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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새 역사 뒤엔 '사모펀드의 편법'
"공모가 올라 결국 개미들 피해"
사진=연합뉴스
1경5203조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魚)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뛰어든 기관들이 써낸 주문금액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1조원의 1만 배인 1경원을 1만원짜리 지폐로 이어붙이면 지구를 3600만 번 이상 휘감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허수(虛數)가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묻지마 베팅’ 탓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탕을 노린 사모펀드의 일탈과 허술한 제도를 방치한 금융당국이 빚어낸 촌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금 50억원에 불과한 A투자자문사는 이번 기관 청약에 7조원을 베팅했다. 최대치를 적어냈다. 현재 제도상 자본금 50억원 자문사가 받을 수 있는 주식은 200억원어치지만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이렇게 써냈다. 일반청약자는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지만 기관투자가는 청약증거금이 없다는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었다. 금융당국은 2007년 공모주 청약 흥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의 증거금을 없앴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서 국내 기관 1536곳, 해외 기관 452곳 등 총 1988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을 2023 대 1까지 올린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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