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선언한 국민연금 석탄 투자는 1조6700억원 늘어
'탈석탄' 선언한 국민연금 석탄 투자는 1조6700억원 늘어
박상영 기자
입력 : 2022.02.16 15:05 수정 : 2022.02.16 17:22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5월 ‘탈석탄 선언’을 하고도 석탄 투자규모는 전년보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독일 환경단체 우르게발트 등 25개 비정부기구(NGO)가 발표한 2022년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를 보면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액은 약 15조450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6700억원 늘었다. 국민연금은 석탄 기업 회사채에 약 9조6000억원, 주식에는 약 5조8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 세계 연기금 중 일본 공적연금과 네덜란드 국부펀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국민연금은 84개 석탄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8조3700억원)와 포스코(3조7200억원)에만 전체 석탄 투자액의 약 78%인 12조90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이 명확한 탈석탄 정책을 마련하지 않아 석탄 투자액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후운동을 하는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은 “국민연금은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제한한다는 방침만 수립했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탈석탄 투자 기준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민연금의 투자가 대부분 채권과 주식투자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PF 투자에만 국한한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르게발트가 각국 금융기관에 제시한 권고안을 보면 PF뿐 아니라 주식과 사채를 포함한 일체의 금융 상품을 석탄 투자배제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민연금도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를 핵심 투자 기준이라고 밝힌 만큼, 기후변화를 악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히는 석탄 산업과 석탄 기업들에 대한 명확한 탈석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는 2017년 이후, 매년 공개된다. 올해에는 대규모 석탄발전소를 운영·건설하거나 석탄 광산·석탄 발전소 등의 시설에서 나온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를 초과하는 전세계 1032개 기업과 이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