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주들 뿔난 이유…'산은, 제 이익만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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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이번 3분기 매출이 3조59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96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0% 넘게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빌빌대고 있다. 지난 19일 HMM의 주식은 3만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5만1100원 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사이 41%가 빠졌다.개인 투자자는 실적이 고공행진 중인데도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을 HMM 대주주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있다고 보고 있다.
산은이 지난 6월 3000억원 규모의 190회차 전환사채(CB·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를 주당 5000원(6000만주)에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됐다는 것이다.
HMM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에 걸쳐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대상으로 3조5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6000억원, 전환사채 2조9800억원 등이다. 이중 2016년에 발행한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가 지난 6월 주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남은 신종자본증권을 주식 수로 환산하면 4억9965만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까지 HMM이 발행한 주식 수(4억539만주)보다 많다.
홍 대표는 "산은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됐고 그 결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앞으로도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영구전환사채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가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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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배 사장은 지난 13일 "배당을 포함한 주주 친화적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2년 스텝 업이 도래하는 191회 영구전환사채에 대해 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당, 조기 상환 모두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기준 결손금만 4조1390억원에 달해 연내 배당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배 사장은 배당금 지급에 대해 "상법상 배당가능 이익이 없어 현재는 배당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배당가능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구채 조기 상환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식 전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있어서다. HMM 관계자는 "회사가 조기 상환에 대한 의지가 있더라도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식 전환을 원하면 전환해줘야 한다"며 "채무 능력이 있어도 사실상 결정권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에게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