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전직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입니다.
아래에 애널리스트 조롱하는 글이 하나 있어서 그냥 몇가지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면..
1.왜 항상 매수 리포트만 쓰냐?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 쓴거 본적이 없다
-> 기본적으로 국내는 매도 리포트 쓸 환경이 조성이 안되어있음.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나 기업과 관련된 내부 정보는 기업 IR 담당자에게 얻는 정보에 의존하는데 이러한 IR 담당자의 최종 목표는 주가 상승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임. 따라서 애널리스트가 소신있게 매도 리포트를 쓰는건 사실상 IR 담당자 실적에 똥물을 끼얹고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는거고 그 이후에 리포트에 쓸 정보력을 상실하는거나 마찬가지. 따라서 섹터별로 큰 영향력을 지닌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제외한 애널리스트들이 할 수 있는건 매우 제한적임.
-> 심한 경우 상장 기업에 고소당하는 경우도 있음. 모 상장 기업 대표가 모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내자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 시장에는 해당 애널리스트가 공매 세력과 결탁해 주가를 낮추려고 수작을 부린거라는 루머 퍼뜨림(개인들은 선동당해서 해당 애널리스트가 소속된 증권사에 수많은 항의 전화걸어서 업무 마비시킴). 또한 해당 기업에서 긴급 기업 간담회 주최해서 해당 섹터 애널리스트 다 불러모아놓고 그 애널리스트는 수준이 떨어진다 라던지 아는게 없는 빡대가리라며 대놓고 비하. 사실상 애널리스트 불러 모아놓고 협박하는 자리였음.
-> 따라서 사회적 분위기나 애널리스트를 지켜줄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애널리스트한테 소신 리포트를 기대하는건 어불성설임.
2. 개인 투자자들은 서비스 대상이 아니다
-> 애널리스트의 수익 구조는 홀세일(법인 영업)이 애널리스트가 쓴 자료를 기관투자자에게 세일즈하여 기관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면 애널리스트가 리퀘스트, 세미나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애널리스트가 소속된 증권사를 통해 매매를 하여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
-> 따라서 증권사 리포트는 애초에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 리포트이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것이 아님
-> 그럼에도 불구 대다수 국내 증권사는 리포트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음. 참고로 국내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선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유료임
-> 그런 리포트를 무료료 보고 주가가 목표가까지 안간다며 욕하는건 ...
-> 다만 요즘 개인들이 직접 투자에 나서면서 개인 매매 수수료 비중이 중요하게 떠오르자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 개설하고 경쟁중임
3. 애널리스트들도 (필요 이상의)공매도 싫어한다
->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자기가 커버하는 종목에 대해 애정이 있고 주가가 우상향하길 바람. 그런 애널리스트에게 당연히 필요 이상의 공매는 눈에가시같은 존재들임. 간혹 애널리스트가 매수 의견 내고 리포트 낸 날 공매가 물량 던져서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고 애널리스트와 공매세력간의 뒷거래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임.
4. 애널리스트는 주식 투자 불가능
-> 하우스마다 조금씩 컴플라이언스가 다르지만 대다수의 국내 증권사는 애널리스트의 개인 주식 투자를 금지하고 있음.
과거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선행매매등 비도덕적 행동 때문에 금감원에서 주기적으로 검사하러 나와 컴플라이언스가 매우 엄격함.
참고로 결혼한 경우에 부인, 자식들 계좌까지 전부 모니터링 대상임.
5. 오른다더니 왜 말 바꾸냐?
-> 시장엔 분명 자격 미달인 애널리스트도 있겠지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아니라고 봄. 그럼에도 왜 말을 바꾸냐고 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흔히 말하는 systematic risk)가 발생하는 경우 실적 추정치가 빠그러져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건데 이러한 영역까지 예상하라는건...
6. 인풋 대비 아웃풋이 너무 낮아 인력 이탈 심화
-> 애널리스트 인명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대다수는 서성한 이상 대학 출신이며 애널리스트로 데뷔하기전 RA때부터 1주일에 평균 70시간 정도 일하고 주말 출근도 당연시 하는데 이러한 인풋 대비 아웃풋이 너무 떨어짐. 절대적인 아웃풋은 타 직종 대비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일하는 시간 대비 과연..?
->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2010년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 반면 IB, VC 등 인기 직종은 연봉 뿐만 아니라 성과급에서 넘사벽 수준이 되어가고있음(PE는 제외)
-> IB, VC에 같은 인풋을 넣으면 아웃풋이 최소 2배인데 굳이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할 이유가 없음.
-> 따라서 점점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있고 센터장들은 자기들 업무가 리크루팅이 된거 같다며 우스겟소리를 함.
-> 인력 유출이 심하다보니 점점 시장엔 경쟁력 있는 애널리스트가 줄어들고 있음.
-> 이게 개인투자자인 나랑 뭔 상관이냐고 하는데 경쟁력 있는 애널리스트 숫자가 줄어들면 기관투자자들도 점차 국내 애널이 아닌 외사 애널에 의존하게 될거고 그럼 자연스레 주가는 외계인들한테 좌지우지됨(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보다 더 심하게)
->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보상을 높여줘야하는데 증권사 애널 리포트, 유튜브 서비스 등 모든게 무료인게 당연한 한국에서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