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권독 : 오판의 심리학 (과도한 자존감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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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권독 : 오판의 심리학 (과도한 자존감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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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과도한 자존감 경향

우리는 인간의 과도한 자존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웨덴 운전자들의 90%는 자신을 평균 이상의 운전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산은 또한 한 개인의 주된 ‘소유’에도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남편이나 부인은 자신의 배우자를 과대평가한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을 객관적인 지표보다 더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가진 작은 소유물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한 번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면, 그 물건을 가지기 전 그 물건에 치르고자 했던 금액보다 더 높은 가치를 해당 물건에 갑자기 부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소유물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순간 그 결정을 이전보다 훨씬 좋게 여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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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과도한 자존감은 보통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강하게 선호하게 만든다. 심리학 교수들은 ‘잃어버린 지갑’ 실험에서 이러한 효과를 증명하며 재미를 느껴왔다. 그 실험은 신원단서가 들어있는 지갑을 발견한 사람이 지갑 주인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판단할수록 지갑을 돌려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심리학적 본질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비슷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파벌은, 우리가 지혜롭게 최악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노력을 한 뒤에도, 언제나 인류 문화의 매우 영향력 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현대 생활에서 최악의 결과 중 일부는 과도한 자존감 경향에 좌우되는 역기능적인 파벌이 새로운 구성원을 선택할 때 다시금 자신들과 매우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만약 일류 대학의 영어학과 수준이 낮아지거나 중개회사의 영업부서가 일상적인 사기에 빠지면, 그 문제는 자연스레 더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되고, 더 나은 변화를 거부하는 양상을 띨 것이다. 또한, 경찰이나 교도관 혹은 정치단체 등 악과 어리석음의 수렁에 빠진 수많은 다른 장소, 예를 들어 무능한 교사의 해고를 막아 우리 아이들에게 최악의 해를 끼치는 대도시의 교사 노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가장 유용한 구성원은 자신의 통제 하에 엉망이 된 것을 발견할 때 기꺼이 ‘문제 해결(Clean House)’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필연적으로 모든 종류의 과도한 자존감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렇지 않을 수 있을까?


도박에서의 어리석은 판단을 생각해보자. 복권의 경우,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은 자동발권으로 무작위의 숫자를 선택하기보다 본인이 직접 번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실 비합리적인 행위이다. 각각의 숫자가 갖는 당첨의 확률은 모든 숫자가 같으며, 복권은 구매자에게 무척 불리한 게임이다. 각 주에서 발행하는 복권은 자기가 직접 고른 번호에 대한 비합리적인 애정을 이용하고 있다. 현대의 사람들은 매번 바보 같은 구매를 하며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인간의 자기 결론에 대한 애정에 ‘소유효과’에서 비롯된 점유의 힘이 더해지면, 상품 거래소에서 이미 삼겹살 선물(Futures)을 구매한 사람이 투기성 구매의 이점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하지만 바보처럼 믿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포츠를 좋아하고 스포츠팀의 상대적인 장점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바보 같은 스포츠 베팅은 경마장 베팅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높다. 그 이유의 일부분은 자신이 내린 복잡한 결론을 자동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지극히 비생산적인 행위는 포커나 골프처럼 기술이 필요한 게임에서 본인보다 명백히 더 나은 사람을 상대로 끊임없이 내기하는 인간의 성향이다. 어리석은 ‘호구’의 과도한 자존감은 상대적인 재능 평가의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더욱 비생산적인 것은 자신의 사업에 본인이 제공하게 될 향후 서비스의 질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자신의 미래 기여도에 대한 과대평가는 종종 재난을 일으킨다. 

    

자존감의 과다는 대면접촉의 상황에서 고용주가 인상에 근거해 자신이 내린 결론을 심각하게 과대평가하여 직원을 선발하게 만든다. 이러한 어리석은 행위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은 대면접촉의 느낌보다는 지원자의 과거 경력을 중시하는 것이다.

    

내가 학술조사 위원회의 의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난 정확히 그러한 방식을 취했다. 난 동료위원들에게 모든 면접을 중지하고 지원자 중 성적이 제일 좋은 사람을 임명할 것을 설득했다. 그리고 누군가 내게 그 방식은 ‘정당한 학술적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면접에서 얻은 인상의 예측 가치는 형편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학술적인 연구결과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정말로 학술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은 나라고 답했다.


면접위원들은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되는 면접에서 지원자의 인상에 과도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발표”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는 현대의 회사가 간부를 찾는 상황에서 종종 큰 위험을 유발하기도 한다. 나는 전자제품 제조사인 휴렛 패커드(Hewlett Packard)가 새로운 대표이사를 찾는 과정에서 활동적이며 말주변이 좋은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를 만났을 때 정확히 위와 같은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휴렛 패커드가 피오리나를 선택했을 때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휴렛 패커드가 더욱 많은 심리학을 활용한 여러 가지 예방적 방법론을 취했다면 그런 나쁜 결정은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16327674552483.jpeg 멍거형에게 대차게 까이신분


톨스토이의 글 어딘가에 과도한 자존감의 경향이 보이는 위력을 보여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최악의 범죄자들은 자신을 전혀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자기들의 힘들었던 삶의 압력과 문제점을 고려하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은 이해할 만한 것이며 용서할만한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톨스토이 효과’에서 인간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악행을 고치려 하기보다,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는 두 번째 부분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인간 대부분은 고칠 수 있는 나쁜 행동을 불합리한 변명으로 덮으려 하므로 그런 어리석음의 참상을 제한할 수 있는 사적이고 제도적인 해결책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개인적 수준의 간단한 두 가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1) 고칠 수 있지만 고치지 않은 나쁜 행동은 또 다른 나쁜 행동을 만드는 경향이 있으며 변명을 할 때마다 본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며 (2)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스포츠팀의 경우처럼 엄격한 곳에서 기대되는 수준의 행동을 하지 않고 변명만 계속 늘어놓는다면 금세 해고될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다. ‘톨스토이 효과’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해결책은 (1) 공정성과 능력 중심의 엄격한 문화와 사기를 진작시키는 인사처리 방법과 (2) 최악의 범죄자를 해고하는 것이다. 물론, 당신 자식처럼 해고할 수 없는 경우 당신은 최선을 다해 자식의 문제점을 고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는 한 어린이가 50년이 지난 뒤에도 자기가 받은 교육 방법을 기억할 정도의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가 어릴 적 나중에 사탕을 바꾸려고 했다는 핑계로 직장 상사의 소지품에서 사탕을 훔쳐가는 것을 보았을 때 그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아, 차라리 네가 원하는 만큼 전부를 가져가고,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자신을 도둑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겠구나.” 그 아이는 자라서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음악대학 학장이 되었고 그 후 나와 친척이 되었다. 


과도한 자존감에서 야기된 어리석은 행위를 막기 위한 최고의 해결책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 및 친구, 재산, 그리고 과거와 미래 활동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또 완벽하게 할 수도 없지만, 심리학적 본질이 시키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 것이다.

    

과도한 자존감은 인지에 미치는 영향에서 비생산적이지만, 너무 자신만만해서 성공을 거두는, 이상한 성공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러한 요인은 다음의 속담을 설명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물론, 약간의 도취된 자기 칭찬은 옳은 것이고 잘못된 겸손함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 더욱이 성공적으로 마친 일이나 삶에 대한 정당한 자부심 형태의 자기 존중은 엄청난 건설적인 힘이다. 정당한 긍지가 없다면 훨씬 많은 비행기가 추락할 것이다. ‘자존심(Pride)’은 심리학 교재에서 자주 누락되는 또 다른 단어인데 이러한 생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과 세리인의 우화 (역주 : 누가복음 18장 9절~14절)에서 모든 자부심을 비난하던 것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모든 형태의 유용한 자부심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정당한 자부심일 것이다. 더욱이 신뢰할 만한 사람은 그가 선택한 길이 비록 불편하다 할지라도 부족한 신뢰를 제공했을 경우보다는 훨씬 훌륭한 삶을 영위한다. 


다음편에 계속~


16 Comments
베르티바 2021.09.28 03: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본문에 '일반적으로 배우자는 다른 사람의 배우자를 지나치게 칭찬한다.' 이 부분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이 말대로라면 배우자 선택은 인도우먼트가 아니라 반대 효과 같다 싶어서.. ㅋㅋ
아유독종 2021.09.28 03:30  
「@베르티바*bertiva138*님 "One spouse usually overappraises the other spouse." 원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살아오면서 자신의 배우자를 칭찬하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어서... 저의 편협한 경험 때문에 오역 한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ㅋㅋㅋㅋ "일반적으로 배우자는 다른 사람의 배우자를 지나치게 칭찬한다"를 "남편이나 부인은 자신의 배우자를 과대평가한다"로 수정하겠습니다. ㅋㅋㅋ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베르티바 2021.09.28 03:30  
@아유독종님 멍거에 따르면 결국 배우자를 좋게좋게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실제로 그러한가와는 무관하게 사회를 좀 더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출산율도 증가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국 출산율 2.X) 우리나라의 경우 배우자에게 과도한 기준을 세우고, 평가 절하하는 경향들이 그 유명한 밈을 생산해내기도 했고,(needle은....) 출산율도 1.0 이하 결혼율도 하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유독종 2021.09.28 03:30  
@베르티바님 좋은 분석이십니다.
한-라-산 2021.09.28 03:30  
“보유한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쉽게 매도하지 못하는 심리” 1. 아마도 물타기 교육을 수도 없이 받아서? (세뇌교육?) 2. 일시적인 영향으로 반드시 반등할 거야? 3. 오르락내리락 (일시적인) 박스권을 맴돌다가 반등할 거야? 4. 좋은 종목이라 (작전세력 + 공매도) 누군가가 시기하는거야? 5. 6. . . . etc
아유독종 2021.09.28 03:30  
@한-라-산님 저 같은 경우 2.3.이라 믿으며 1을 행합니다. ^^
한-라-산 2021.09.28 03:30  
@아유독종님 1. 아마도 물타기 교육을 수도 없이 받아서? (세뇌교육?) ==> 던지는 분들은 누군가가 매수할 거라는 거 인지하고 계속 던지겠죠? 수원 갈비집 던진 물량 개미(님)들이 ... C by C
한-라-산 2021.09.28 03:30  
한-라-산님// 역설적으로 (지속적인) 추가 매수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수십만 ~ 수백만 단위 매수?)
그깟별명 2021.09.28 03:30  
크게 손실을 보고 난후에는 손절이나 익절을 생각만큼 하게 되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물리고 존버하고 탈출하고 다시 손절 익절 칼같이 지키다가 기준무시하는 매매로 또 물리고 존버하고 탈출하고.. 이게 연속인거 같아요.. 주식은 관두는 그날까지 계속 공부하고 자기반성을 해야하는거 같습니다.
아유독종 2021.09.28 03:30  
@그깟별명님 좋은 날을 맞이 하실거라 믿습니다.
dminor 2021.09.28 03:30  
반복해서 곱씹어 소화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다보니 곁다리지만 머스크의 본인 성향에 비추어 발언한 구식이고 지루한 해자, 해자를 만들어 캔디로 가득 채우겠다는 관련 해프닝도 떠오르네요. 멍거의 기준에서는 1인 비전가의 돌발적 행동이나 좌우되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기에, 아마 테슬라가 머스크 다음에도 경고하게 시장지배력과 꾸준한 성장 비전 시스템이 보이면 BYD처럼 투자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아유독종 2021.09.28 03:30  
@dminor님 멍거 형아 통찰력의 1/100 만이라도 깨닫고 싶습니다.
cepren 2021.09.28 03:30  
오판의 심리학!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유독종 2021.09.28 03:30  
@cepren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이븐라이드 2021.09.28 03:30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아유독종 2021.09.28 03:30  
@이븐라이드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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