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치 현황.png
(ZP: 통합 우파[PiS: 법과 정의당], KO: 시민연합[PO: 시민연단, N: 현대당], P2050: 폴란드 2050 운동, LEWICA: 좌파[SLD: 민주좌파동맹, WIOSNA: 봄], KONF: 연합[KORWiN: 자유, RN: 국민운동], KP: 폴란드 연합[PSL: 폴란드 인민당], K’15: 쿠키츠’15)
2021년 폴란드 정당 지지율 현황
ZP(우익, 보수주의, 가톨릭민족주의, 반EU): 30.2%(-0.4)
KO(중도빅텐트, 자유주의, 녹색정치, 친EU): 24.1%(+5.5)
P2050(중도빅텐트, 기독교민주주의, 친EU): 17.1%(-1.7)
LEWICA(중도좌파-좌익, 세속주의, 친EU): 7.5%(+1.1)
KONF(극우, 보수적 자유지상주의, 반EU): 5.9%(-2.3)
KP(중도-중도우파, 농본주의, 친EU): 1.8%(-0.1)
K’15(중도우파-우익, 반체제, 반EU): 1.7%(-1.3)
기타 정당/무소속/지지 정당 미정: 11.7%(-0.8)
집권 법과 정의당 6.1%p차 1위
전체의석: 460석
과반의석: 231석
개헌의석: 307석
정당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5%
선거연합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8%
조사기관: Research Partner
조사기간: 7/16-19
표본크기: 1,051명
지난해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기형아 낙태 금지 판결로 인해 폴란드 전역에서 여성 주도의 대규모 시위가 펼쳐진 후로, 집권 여당 법과 정의당이 헌재판결의 역풍을 정통으로 맞고 여러 조사에서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2019년 총선 결과로 인해 통합 우파가 상원 과반을 상실하여 야권의 지지가 없이는 정책 추진 및 인사권 행사에 애로사항이 꽃피었던 가운데, 야권(KO+LEWICA+KP+P2050)은 20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똘똘 뭉치며 2.06%p차 초접전 승부를 펼친 나머지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이에 집권 세력은 선거전에선 승산을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 이전에도 반-가톨릭적 행동 처벌 강화(신성모독적 행위 기소, 최대 징역 2년), 사법부 인사권 행정부 장악(법관 정년 연장은 대통령 승인 하에 가능 등), 행정부의 헌법재판관 해임 건의권 획득 등으로 사법부에 가하던 정책 지원 압박을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집권 기간 동안 입맛에 맞는 헌법재판관 여럿을 선임(15명 중 14명)하여 가톨릭 보수주의의 영향력을 넓혔으며, 이번 판결로 2016년 실패한 낙태 전면 금지 법안 추진에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해당 결정은 폴란드 전역에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불법 낙태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옷걸이를 든 여성 수만명이 수도 바르샤바와 주요 대도시를 행진했으며, 야당들은 낙태 합법화 촉구 현수막을 국회에 내걸며 호응했습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가톨릭 교회가 배후에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성당을 진입을 시도하였으며, 수십년 만에 미사가 중단되는 등 폴란드 전역이 코로나 사태 와중에 극심한 정치, 사회적 충돌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결과, 40%를 넘나들던 법과 정의당의 지지율은 2017년 중순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이에 야권 내에서는 K’15가 폴란드 연합을 탈퇴하는 등,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이합집산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3위를 했던 시몬 호워브니아의 신당 P2050이 기독교 민주주의와 환경주의, 친EU노선 등으로 중도파의 입맛을 맞추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해당 기관 조사에서는 아예 2위 자리까지 차지했습니다.
다만 2015-16년에도 현대당이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 지지층의 호응을 받아 잠시 야권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는 만큼, 아직은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1월 27일 부로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법과 정의당의 주도하에 헌법재판소 판결이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지지율 추이가 다시금 요동칠 전망입니다.
실제로 이후 조사 중에선 P2050이 통합 우파를 꺾고 1위로 올라서기도 했을 정도였으며, 정부의 어정쩡한 대응에 실망한 강경 우파 중에선 아예 극우 야당연합인 KONF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백억 유로를 지원받아 헝가리와 함께 EU 보조금 최대 수혜국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천만한 반EU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의 바램과 달리 EU에 대한 지지가 오히려 굳건하게 됐습니다.
이에 폴란드 정부는 부유세 부과, 주택 구매자 자금 지원 강화 같은 당근을 제시하고, 걸리적거렸던 독일계 언론을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통째로 인수하며 폴란드 내 나치부역자 지목 역사학자들에 대해 법원을 통해 반-폴란드적 주장을 사과하라는 우익대중주의자들의 입맛에 맞춘 압박을 보내는 등의 은근한 채찍 전술로 세를 회복하려고 애썼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시위가 가라앉고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통합 우파 지지율은 다시금 회복세를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대해 모호하게 축하한 두다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른 작가를 기소하고, 정부의 EU 협약 헌법 불합치 판단에 의해 법관들의 독립성이 재차 훼손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며 폴렉시트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친EU 지지층 결집이 다시금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과 정의당을 폴란드의 악으로 규정할 정도로 중도 친EU 강경파인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시민연단 대표로 정계 복귀하면서 시위 이후 P2050에 밀리는 추세이던 시민연합이 다시금 주목받게 됐으며, 지지율 급등세가 이어지며 마침내 야권 1위 자리를 탈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