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과 삼성물산
어제 이재용 가석방에 관한 기사가 떴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석방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금도 저평가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5%, 삼바 50%의 지분을 들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50조원이 됩니다.
그럼에도 삼성물산 시총은 약 25조원에 불과합니다.
삼성SDS나 삼성생명 등 보유한 다른 계열사의 지분가치는 덤입니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분도 가지고 있는데, 1억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에 한화가 사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금도 많습니다.
삼성전자로부터의 배당이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엄청난 규모의 특별배당을 하였습니다.
5% 주주인 삼성물산에도 많은 자금이 유입되었습니다.
삼성물산은 계열사로부터 유입되는 배당 중 6~70%를 배당하기로 하는 정책을 작년초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에 따르면 내년 초 삼성물산은 고액배당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정책이 아니더라도 배당이 증액될 것은 확실합니다.
이재용,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의 상속세를 내야하고, 이들이 가진 재산 중 대부분이 삼성물산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입장에서도 다른 기업의 주식을 포기하더라도 삼성물산의 주식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이건희가 사망하기 전에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먹혔습니다.
그렇다면 이건희 사망 후의 삼성물산은 달라야 합니다.
삼성물산의 원래 이름은 제일모직입니다.
우리가 아는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이름을 고쳐단 것입니다.
제일모직은 2014년말 상장했는데, 당시 청약열기는 대단했습니다.
저도 청약해서 일부 받았습니다.
제일모직 주가는 상장 후 곧바로 상승해서 10만원대 후반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가격에 매도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 삼성물산(구 제일모직)의 주가는 상장 직후 주가보다도 낮습니다.
무려 7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삼바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사이 주가만 떨어진 것입니다.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보인 주주가치의 침해, 지배구조상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하지만 이건희도 사망하였고, 이재용도 감옥에 다녀왔습니다.
감옥은 춥고 고달픕니다.
우리나라의 감옥은 특히 환경이 열악합니다.
이재용은 서울구치소에서 나름 좋은 방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동부구치소에 비하면 서울구치소 자체가 오래된 곳이고,
거기서 아무리 상대적으로 좋더라도 인내하기 어려운 곳이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경험을 한 입장에서 다시 주주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를 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돈도 한계효용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덜 벌더라도 원만히 경영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게다가 이건희 사후 지분은 이재용,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상속지분대로 나누었죠.
상속지분대로 나누었다는 건 가족 내부적으로도 이재용의 승계구도가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홍라희도 상속을 받았는데, 이렇게 아내에게 상속되면 다시 자식에게 상속할 때 상속세를 또 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홍라희가 상속을 받았다는 건 이부진, 이서현 그리고 홍라희와 이재용 사이에 잠재적인 분쟁의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뜻합니다.
한진칼의 예에서 상속인끼리 경쟁이 붙을 때 얼마나 주가가 많이 오르는지 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본업도 좋습니다.
삼성물산은 그 동안 아파트 수주를 거의 안 했습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시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은 것으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은 것으로 주장해야 했고,
삼성물산의 주택 건설은 그리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지났고, 돈을 벌어 배당을 해야 합니다.
삼성물산이 가진 래미안 브랜드의 가치는 무형자산으로 더해 주어야 합니다.
시공능력 1위의 건설사라는 무형의 가치도 더해주어야 하고, 본업에서 나오는 영업이익도 더해주어야 합니다.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중동, 대만 등지에서 수주 목표치를 상당 부분 채웠습니다.
삼성물산 상사 부분도 좋습니다.
작년 워런버핏은 일본의 상사 주식을 많이 매입했습니다.
상사는 자원거래를 하고 자원개발에 투자도 합니다.
삼성물산도 마찬가지인데, 인플레 상황이 발생하면 상사 부분은 이익이 납니다.
삼성물산은 1분기 이익이 예상보다 좋았는데,
이는 상사 부분에서 예상보다 많은 이익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가석방 후 이재용의 일거수일투족은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가석방 후엔 많은 투자와 주주환원 등을 발표하곤 합니다.
사실 주목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주가에는 긍정적입니다.
무소식보다는 악평이라도 받는 것이 낫습니다.
결국 시간의 문제는 있겠지만 반도체와 바이오는 구조적인 성장산업입니다.
삼성물산은 그 과실을 받을 것이고,
가장 안전하면서도 상방이 열린 주식 중 하나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