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아이칸 이후 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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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아이칸 이후 KT&G

투정어리 9 3222

삼성물산과 LX홀딩스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저는 투자는 투자고 지배주주, 이른바 오너에 대한 비난은 비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배주주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를 할만한 종목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특히 저평가가치주들은 대부분 지배구조 이슈가 있습니다.


저평가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만약 자신의 주식이 저평가임에도 지배구조 이슈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평가이고, 대주주도 깨끗한 주식이 있다면 저에게 알려주시면 더 감사할 일입니다.

지배구조 이슈가 없는 기업을 생각하다보니 KT&G가 생각납니다.


KT&G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입니다.

포스코나 KT, 한전 등이 그렇듯이 KT&G는 지배주주가 없습니다.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주주는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은 공적 연기금이고 정부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에 KT&G 역시 아직 정부의 지배하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국민연금이 가진 KT&G의 지분도 10% 안팎을 오갈 뿐입니다.

만약 국내외에서 많은 자금을 들여 KT&G의 지분을 매수한다면 금방 지배권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2000년대 중반에 일어났습니다.

칼아이칸이 스틸파트너스와 손잡고 KT&G를 공격한 일이 있었습니다.


칼아이칸은 실제로 이사회에 일부 이사를 선임하는 수준으로 공격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둑히 수익을 챙기고 떠나갔죠.


칼아이칸이 KT&G에서 엑시트를 한 시점은 2007년경입니다.

그런데 당시 KT&G의 주가를 보면 6만원 후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칼아이칸 이후 14년이 흘렀습니다.

KT&G의 배당성향이 높긴 하지만, 외국의 담배기업처럼 현금흐름을 다 배당하다시피 하는 건 아닙니다.


대략 30~50% 수준입니다.

그 사이 현금은 더 많아졌습니다.


KT&G가 가진 전국의 부동산 가치는 더 올랐습니다.

담배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도 더 늘었습니다.


KT&G는 그 사이 더욱 국제적인 담배회사가 되었습니다.

내수판매보다 수출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


중동, 구소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였습니다.

중동은 여전히 흡연인구가 많고,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입니다.


전자담배에 대한 도전도 상당히 잘 응전했습니다.

아이코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제조업 강국답게 릴 역시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연타기능이나 충전의 편리함 같이 기능도 더 좋습니다.

때문에 필립모립슨과 손잡고 일본에도 진출했습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엠텍 등 릴을 만들어 공급하는 다른 기업들의 주가를 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배구조 이슈가 없기에 경영자도 상당히 주주친화적인 편입니다.

거의 100% 배당하는 외국 담배회사보다는 못하지만 배당도 상당히 많이 합니다.


배당액도 계속해서 늘려왔습니다.

올해는 4,800원이었고, 작년에는 4,400원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당연히 5,000원 정도의 배당이 예상됩니다.

담배 사업은 자본지출이 크게 필요치 않은 사업입니다.


현금을 회사에 유보할 근거가 없고, 경영자 입장에서도 배당을 늘려줌으로써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주가는 83,000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아이칸이 팔고 떠난 2007년 이후 2만원도 안 올랐습니다.

그 사이 괄목상대해진 기업의 성장과는 큰 차이입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세계적으로도 5위의 담배회사이고, 2025년까지 4위로 올라서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우량한 재무구조 덕분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재무구조가 우량하니 유통망에 더 호의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판촉비도 많이 쓸 수 있습니다.

좀 더 과감하게 외상판매를 할 수 있고, 해외 군소 담배회사를 인수하기도 편리합니다.


무엇보다 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아무리 흡연인구가 준다고 해도 중독성 있는 담배 수요가 급격히 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수요가 준다고 하더라도 해외 수요까지 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전자담배는 기존의 담배보다 마진율이 더 높기까지 합니다.


내년 5,000원의 배당이 예상되므로 지금 보유하면 6개월도 안 되어 약 6%의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배당주라는 KT&G의 성격상 배당 후 배당락이 심각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배당락을 두려운 경우 배당기준일 이전에 팔고 배당락 이후에 사는 전략도 선택가능합니다.

이 경우 배당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지금은 더운 여름이므로 먼 미래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가을이 되면 배당주에 관한 기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KT&G에 대한 관심도 늘어납니다.

KT&G의 주가가 낮아진 데에는 인삼 판매 부진의 영향도 있습니다.


비록 매출이나 이익에서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담배와 함께 주력 품목이긴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면세점이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판매가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는 언젠가 잡히긴 잡힐 것입니다.

코로나가 잡히면 관광이 오히려 폭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동안 응축된 소비심리는 더 큰 소비를 부를 것이며,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로부터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가능성도 큽니다.

주가의 하락은 ESG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글로벌 연기금과 대형 운용사들은 ESG의 기준에 맞지 않는 기업들의 주식을 어쩔 수 없이 처분하곤 합니다.

이것이 트렌드이고 자신들이 평가받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담배회사는 부도덕한 기업이기 때문에 ESG중 S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상당 부분 지분을 축소한 것도 이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제적으로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야 말로 투자자들에겐 기회입니다.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기에 좋은 가격으로 매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에서 경매, 주식에서 반대매매의 상황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문 앞의 야만인들이라는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있습니다.


카멜로 유명한 RJR나비스코의 인수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입니다.

RJR나비스코의 주가는 경영진의 LBO 전 주당 6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담배소송이 큰 이슈였고, 사람들이 담배회사를 사기 꺼름칙스러워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LBO가 진행되자 담배사업의 가치는 재평가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주당 11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습니다.


시장의 심리라는 게 이런 것입니다.

그리고 담배사업의 수익성이 이 정도로 엄청난 것입니다.


기업을 평가할 때 무형자산도 어림잡아 평가해야 합니다.

만약 KT&G와 같은 담배회사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겠습니까?


브랜드와 유통망, 각종 노하우도 장부에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는 자산입니다.

과거 우리담배라는 기업이 담배시장을 노리고 침투하려 했지만 큰 적자만 보고 말았습니다.


무형자산, 버핏이 말하는 해자가 있는 기업이 이런 기업입니다.

물론 버핏은 이미 많은 돈이 있고, 굳이 ESG논란이 있는 담배회사 주식을 살 것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슨 주식을 사든지 감시할 언론도, 기금운용위원회도, 소비자도 없기 때문에 투자에 자유롭습니다.

배당주의 성격상 대단한 수익을 올리지는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싸도 너무 쌉니다.

별다른 이슈 없이 주당 10만원을 넘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가격에서 하락해봐야 얼마나 하락하겠습니까?

8만원 이하로의 하락?


그러면 빚이라도 내 더 사면 되는 일입니다.

배당주도 배당주 나름의 퀄리티라는 게 있습니다.


현재 배당주들 중 대다수는 금융주들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은 (아마 앞으로 금리도 오르고 잘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저 퀄리티 주식입니다.


왜냐면 엄청나게 많은 부채를 가지고 있고, 그 부채의 질도 예상이 되지 않으며, 서브프라임 사태 때와 같이 얼마든지 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은 이런 측면에서 경기에 매우 민감한 종목들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더 떨어지거나 심지어 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KT&G와 같은 배당주는 정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심탈레브는 안티프래질의 개념을 주창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더 강해지는 투자를 하라는 뜻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고, 심지어 오르기도 하는 주식이 KT&G입니다.

투자자산의 일정부분을 KT&G에 투자하면, 위기 상황에서 KT&G의 주식을 팔아 폭락한 다른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위험분산이 저절로 되는 것입니다.

칼아이칸은 KT&G투자 이후 더욱 큰 자산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범접할 수 없는 투자자이며, 굳이 고생하면서 한국의 작은 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KT&G는 지배주주가 없어 적대적 M&A의 대상으로 적합한 편입니다.


제2, 제3의 칼아이칸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과 같이 낮은 주가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라도 오면 KT&G의 주가는 지금보다 두 배는 올라야 정상입니다.


일단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기업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무난한 KT&G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물론 ESG의 이슈는 있지만, 이것마저도 피하려면 고평가 주식을 만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다시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기업이라도 소개를 해 보겠습니다.

9 Comments
natt 2021.07.22 04:30  
삼성이 워낙 더러워서죠. 대통령 주변에 뇌물주고 국민연금 동원해서 2위와 역대급 차이나는 돈을 해쳐먹은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압도적입니다. 우리나라에 지배구조 이슈 없는 기업이 없다는 건 삼성만 특별히 나쁜 건 아니다라는 말......예전 그 논리... 민나 도로보데스 딱 그 논리입니다.
ilovem… 2021.07.22 04:30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꾸룩 2021.07.22 04:30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나머지 글들도 잘 읽고 있습니다~
아이러브유 2021.07.22 04:30  
좋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장기로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2017년이후로 하락세가 멈춘정도입니다...
Fortun… 2021.07.22 04:30  
배당락 전에 팔아먹으려고 하는 배당트레이딩 행위도 주가 막히는 이유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연말마다 그 플레이 했던게 kt&g, 금융지주 였습니다. 분명히 최근 몇년은 3000원대에서 배당이 계속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그런 행위 우세였습니다. 맥쿼리인프라도 반기마다 3퍼 이하 저런 플레이하는 황당한 사람이 꽤나 있는데 저기라고 없을까요 이런식이면 다시 10만원까지 올려놓고 자리 잡던지 담배인상이 이루지거나 금리상승으로 성장주 크게 꺽이기전에는 어림도 없겠죠 딱히 자사주 매입 소각하는 패턴 회사도 아니고
Moving… 2021.07.22 04:30  
배당만먹어도 좋다는생각으로 비중높게들어가있습니다 헤헿
귀토레미 2021.07.22 04:30  
술술 읽히는 글이네요ㅋㅋ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conom… 2021.07.22 04:30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주식입니다. 꾸준히 매집하고 배당액으로 비중 계속 늘려가면 장기수익률은 상당히 좋을겁니다.
월드컵경기장 2021.07.22 04:30  
제 포폴에 10%차지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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