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당 200만원 선언과 이혼
연속해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고장터에 글을 올리려면 20회의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레노버의 씽크북 요가 14라는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119만원이라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과 노트기어 유튜브의 좋은 평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무게가 무겁고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하도 고가의 노트북만 써 와서 눈이 높아진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원초적인 동기와는 무관하게 기왕 필을 받은 것!! 글을 계속 써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SK입니다.
제 기억에 SK는 옛날 장학퀴즈 전에 광고하던 선경이 생각납니다.
당시만 해도 학생복 옷감도 팔고 하던... 대기업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엄청난 규모가 아닌 적당한 수준의 재벌이었습니다.
현재는 뭐 아예 사이즈가 다르죠.
SK 자체는 저평가 상태입니다.
SK는 일단 하이닉스 이야기부터 해야 하는데, SKT가 하이닉스 지분 20%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는 우리나라 시총 2위의 기업입니다.
대략 100조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반도체 기업이기에 더욱 좋은 기업입니다.
SKT는 이 기업의 지분 20%를 들고 있기에 그 지분가치만 20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지분과 경영권을 가진 지분은 사실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특히 강한 나라입니다.
소수주주의 이익이 쉽게 침해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경영권 지분임을 감안하면 20조가 훨씬 넘는 가치라고 보아야 마땅하지만 그냥 20조로 퉁을 치겠습니다.
하지만 SKT의 시가총액은 22조 밖에 안 됩니다.
하이닉스 지분가치 20조를 빼면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의 가치가 2조밖에 안 된다는 황당한 수준의 결론에 도달합니다.
게다가 SKT는 SK그룹의 중간지주회사로서 하이닉스와 이동통신 말고도 각종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니 SKT의 시총 22조도 엄청난 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주회사는 저평가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지만,
SKT는 자사주 소각도 하고, 나름 우호적인 느낌의 인적분할을 시도하는 등 굳이 극단적인 저평가가 필요할까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SKT의 지분 30%를 들고 있는 SK는 이중으로 저평가 상황입니다.
시총이 불과 20조도 안 됩니다.
국내 시총 2위의 반도체 기업과 1위 이동통신사를 가진 기업의 시총이 20조가 안 되는 게 말이 되는지요?
게다가 SK는 SK이노베이션도 33% 가지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이고 이윤이 높은 정유사업도 하고 하고, 세계 5위 수준의 배터리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SK는 이른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엄청나게 많은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태원도 자기가 뭘 가지고 있는지 다 알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분투자를 하는 기업마다 상장을 시키며 대박을 내고 있습니다.
SK바팜이나 SKIET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SK의 이름을 걸고 상장하는 것마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K건설 같은 경우는 비교적 주식시장에서 좋아하지 않는 건설사입니다.
삼물이나 DL 보다는 한 수 아래의 도급순위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라오스에서 댐 붕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있지만
SK에코플랜트라고 환경적인 이름으로 색칠을 하고 10조원 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진행 중입니다.
이외에도 SK가 투자한 자회사들의 상장은 줄이을 예정이며 SK입장에서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SK장점은 대주주가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초 SK는 2025년까지 주가를 20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의 주가는 27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2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만 되더라도 주주들에게는 큰 이익입니다.
대주주가 주가를 올리려 노력하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대주주들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오히려 누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LG의 주가가 14년전 8만원 후반이었는데 지금 9만원 후반이라는 이야기를 이전 글에서 썼는데,
이 역시 4세 승계를 염두에 두고, 배당을 적게 주거나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일부러 취하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의 주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주가를 누르려고 해도 기업이 성장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주가는 오르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SK는 그 반대로 주가를 올리려 노력하겠다고 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저평가가 아니라 고평가 상황에 도달할지도 묘릅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가를 올리려는데는 이유도 있습니다.
결국 최태원 입장에서는 SK그룹에서 가장 알짜인 하이닉스의 지분을 늘려야 하는데,
과거와는 달리 SKT의 주가를 누르는 방법으로 SK의 SKT에 대한 지분 늘리기를 시도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재용이 감옥에 가는 걸 똑똑히 보았고,
본인도 감옥에 두 번인가 간 전력이 있고,
ESG와 시장의 투명화로 그런 식의 방법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SKT의 인적분할 과정에서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상당히 시장친화적인 방안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SK의 SKT, 혹은 인적분할 후 중간지주회사가 지배하는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늘리는 방법은
SK의 가치를 크게 높이는 것이 방법입니다.
대체로 가치투자를 하면 대주주와 반대방향의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SK는 대주주와 한 배를 타는 것이니 더 좋은 셈이죠.
여기에 더해 SK는 이혼소송의 이슈가 있습니다.
SK는 원래 적산을 불하받아 성장한 기업입니다.
박정희 시절에도 SK와 정부의 유착이 심했죠.
SK가 가진 워커힐 호텔도 정부의 협조가 없었으면 불하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금은 SK이노베이션이 된 유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신군부, 특히 노태우의 비호로 국내 1위 정유사이자 현금 창출기인 유공은 SK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최태원은 노태우의 딸인 노소영과 무려 청와대?에서 결혼을 올리게 되고
현재 SKT가 된 한국이동통신도 정부의 비호와 여러가지 우연이 겹쳐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때문에 최태원의 재산에 대한 노소영의 기여분은 상당히 많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액만 받고 쫓겨나다시피 한 이부진 이혼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죠.
현재 재판은 가정법원 1심에 계속되어 있고,
재산에 대한 감정이 진행 중입니다.
당연히 워낙 재산이 많고, 역사가 오래된 것이니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요.
개인적으로 2022년 말이나 아니면 2023년이 되어서야 감정결과가 나오고
이후로도 서로 간의 공방이 오간 다음에 1심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최태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감정이 나오고 판결을 해 주려고 해도
노소영의 기여분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걸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을 겁니다.
최태원의 SK 지분은 약 30%인데,
만약 노소영이 10%만 가지고 간다고 해도 SK의 지배구조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혼란이라는 건 대주주 입장에서나 혼란인 것이지
일반 주주입장에서는 기회입니다.
지분을 놓고 싸우는 것만큼 크게 주가 상승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지금에서 보기에는 2025년 주가를 200만원 보내겠다는 최태원의 약속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이혼소송도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치투자란 이런 것입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보고 장기투자하는 것
그리고 SK의 주가가 떨어져봐야 얼마나 더 떨어지겠습니까?
하이닉스와 SKT, SK이노베이션, 여러 바이오 회사, 에너지 회사, SK건설 등을 거느린 재벌 지주회사가 시총 19조라면 그 자체로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