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 주인 바뀐다···매각 이유는 후계문제?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 주인 바뀐다···매각 이유는 후계문제?
정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한샘은 14일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매각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의 보유 지분이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조 명예회장 보유 지분율은 15.45%이고 특수관계인 25명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30.21%다. 이 가운데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20%를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양해각서에 따라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받아 향후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샘과 IMM PE가 올해 하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하면 한샘 대주주는 IMM PE로 바뀌게 된다.
한샘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22만원 수준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온라인 가구 플랫폼 기업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36.24%를 보유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IMM PE가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최종 매매대금과 구체적인 매매 조건은 실사 이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분을 매각한 뒤 자신이 2012년 설립한 태재재단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 회장은 2015년 3월 태재재단에 개인 보유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 주를 출연하기로 하고 1차로 보유 한샘 지분 60만 주를 재단 운영자금으로 내놨다. 지금까지 출연한 지분은 총 166만 주다. 이번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단 출연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샘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중 하나는 후계 문제에 있다.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장남 조원찬씨가 2002년 사망하면서 세 자매만 남았다. 세 자매는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조 명예회장이 199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늘면서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가치가 가장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샘은 2년여 전에도 칼라일, MBK파트너스, CJ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지만 가격이 맞지않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