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의 바닥을 확인하는 법
주식 타짜 책을 읽고 정리를 하는 와중에 괜찮은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스캘핑 투자자인 한봉호(별명 마하세븐)씨에 관한 이야기가 책에서 가장 먼저 다뤄지는데, 흥미있는게 내용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모순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주된 매매전략을 좋은 주식이 떨어졌을 때 매수 또는 보유하고 있다 반등하면 파는 것이라 소개합니다.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을 거래하되 하락장에서는 추종매수세가 살아있는 종목을 대상으로 회전매매해서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뒷부분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물타기를 하다 망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주도주나 인기있는 주식이 떨어지다 약간 반등하면 물타기를 하거나 진입을 하지만 곧바로 추가하락을 하면서 피눈물을 흘린다고 설명합니다. 얼핏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내용을 자세히 보면 둘이 모순이 아니라는 걸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좋은 주식”과 겉보기만 좋아보일 뿐 매수하면 안되는 “나쁜 주식”이 하락하는 패턴에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좋은 주식은 단순히 펀더멘틀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세 상승장이거나 충분히 싼 주식, 또는 큰 호재가 발생했거나 하락장임에도 추종매수세가 살아있는 종목을 의미합니다. 반면, 사면 안되는 주식은 조금씩 반등이 나올 때마다 여지없이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주식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바닥이 없이 계속 추락하는 주식 또는 대세 하락장은 약한 반등이 나와줄 때마다 사려는 매수잔량이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매도잔량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잔량패턴을 보고 사람들은 매수세가 다시 살아났다 착각하고 물타기를 하거나 들어가지만, 정작 주가는 패대기를 칩니다. 왜냐하면, 이런 판국에서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파는건 기관이나 외국인같은 “큰손”이기 때문입니다. 큰 손들이 주식을 팔 때에는 시가나 시장가로 팝니다. 당연히 매도잔량에 표시가 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매수잔량이 압도적임에도 주가는 계속 추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 같은 큰 손들은 시장이 불확실해질 때는 좋은 종목도 팝니다. 아예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내던지기도 합니다. 시장상황 전반이 호의적인 경우라도 개별 종목의 펀더멘틀을 손상시키는 근본적인 악재가 생기거나 특정한 관점이나 전망의 변화가 생기면 마찬가지로 우직하고 꾸준히 보유수량을 줄이죠. 말 그대로 “큰 손”이지요.
결국 하락장이나 시장 전반의 불안정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때, 또는 매우 중대한 악재(이를테면 자동차 회사들의 배터리 내재화같은)가 발생한 경우에는 10-15% 정도의 하락이 왔다고 바닥이라 섯불리 판단하거나, 매도잔량, 매수잔량 같은 기술지표를 가지고 바닥을 판단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시장 전반의 분위기와 악재의 크기를 가지고 바닥을 판단해야 잘못된 물타기나 조급한 진입을 막을 수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