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2349억 ‘역대 최대 과징금’···“웰스토리, 이재용 일가 캐시카우 역할”
삼성 계열사 5곳에 과징금 2천3백억 원...최지성 고발
삼성전자 등 2349억 ‘역대 최대 과징금’···“웰스토리, 이재용 일가 캐시카우 역할”
안광호·조미덥 기자 [email protected]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전부 몰아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 4개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는 부당지원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부당지원 행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삼성웰스토리가 이 부회장 일가의 ‘캐시카우(현금수익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24일 사내 급식 물량을 전부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 혐의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총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부당지원 행위와 관련한 과징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며, 삼성전자에 부과된 과징금(1012억원) 역시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 최대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4개사는 2013년 4월부터 지난 2일까지 사내 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 또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 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의 조항을 계약에 넣어 웰스토리가 고수익을 얻도록 했다.
당시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웰스토리 부당지원 배경에는 최 전 실장과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와 웰스토리(당시 삼성에버랜드)는 최 전 실장의 지시로 2013년 1월 ‘전자급식개선TF’를 구성한 후 식재료비 마진 보장 등 계약구조 변경안을 짰다. 미전실은 그해 4월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에 ‘웰스토리가 공급하는 식자재에 대해 가격을 조사하지 말라’고 지시한 데 이어 계열사 구내식당의 대외 개방도 막았다.
웰스토리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웰스토리는 부당지원을 등에 업고 2013~2019년 총 48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39.5%까지 치고 올라갔다. 웰스토리의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배당금으로 흘러갔다.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최초로 공시한 분기 보고서(2015년 9월)를 보면,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4.76%가 웰스토리로부터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둘의 합병 이후부터 2019년까지 웰스토리의 당기순이익은 3574억원인데, 이 기간 삼성물산이 웰스토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2758억원으로 확인됐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에버랜드 입장에선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웰스토리의 캐시카우 역할이 필요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이 사건 지원행위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임직원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이라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