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사업성 부분 간략 정리
호텔신라가 오르고 있네요. 호텔신라를 지금을 들고 있지 않지만 정찰병 넣어놓고 사업에 대해 조금 읽어본걸 아주 간단히 공유할까 합니다.
제가 읽어봤던 호텔신라의 매출 구조는 면세사업이 90%, 호텔 사업이 그 외 10% 정도 됩니다. 따라서 면세사업이 주력인데요, 여기서 대략 매출의 80% 가량이 외국인이고 여기서 70~80%가 중국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인 안에 대부분이 보따리상이죠. 한국 면세점에 와서 싸게 구입한 물건을 중국으로 돌아가서 비싸게 파는 형태로 돈을 버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 중국 보따리상의 (A.K.A 따이궁) 의존도가 매우 큰 사업입니다.
문제는 호텔신라뿐만 아니라 신세계, 롯대도 면세사업에 진출하면서 매출원가가 높아졌다는겁니다 (환화, 두산도 했었지만 코로나 이전에 매출구조 악화로 철수함). 여행사 및 가이드들이 보따리상들을 데리고 면세점에 온 대가로 수수료를 지불해주는데, 면세업 경쟁이 늘어나니까 그 수수료가 많이 올랐습니다. 즉, 예전처럼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거죠. 이 트렌드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경쟁 업체가 있는 한은 어쩔 수 없이 이어질 거 같네요.
그리고 또 다른 리스크는 보따리상들이 계속해서 한국 면세점을 와야하는가인데, 중국이 자국의 면세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따이궁들이 한국말고 다른 곳의 면세점을 방문해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요.
해외 여행이 많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수시장이 살아날 때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제재완화를 몇 가지 한 거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난 지역에 면세 쇼핑 한도를 3배 이상 늘려준걸로 알고 있습니다. 약 10만 위안으로 잡으면 우리나라 돈 1천 7백만원 정도네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시내 면세점을 이용할 때 구매한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따이궁들이 2천만원보다 큰 금액의 물건을 구입해서 가려고 한다면 여전히 하이난 보다는 우리나라 면세점을 방문하려고 하겠죠. 또, 그들도 사람인데 비지니스 트립에서 하이난 보다는 한국 방문을 선호할 수 있겠고요.
이러한 정책을 반영하듯, 중국의 면세업체 CDFG가 매출액 기준으로 전세계 1등으로 올라온 상황입니다. 2위는 롯데면세점, 3위는 신라면세점 순위입니다. 스위스의 듀프리는 4위로 추락했고요. 앞으로도 CDFG의 매출액 성장은 계속될겁니다. 다만, 성장률이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높아진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요. 해외 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내수로 벌던 매출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겠죠. 확실한건 중국이 밀고 있으니 면세업의 전체매출의 일부를 중국이 계속 가져갈거라는 거네요. 따이궁을 뺏기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 외의 외국인 매출을 중국업체에게 내줄 수는 있다는 말이겠죠.
아무튼 여행이 재개되면서 면세점이 앞으로 좋아질거란 생각으로 호텔신라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꽤나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투자하시기 전에 면세업은 중국의 의존도가 크고 수수료 지출 때문에 매출원가가 올라간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계시면 될 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코로나 이후에 여행객 증가로 국내외에 위치한 신라 면세점들이 선방하는 그림도 그릴 수는 있습니다. 중국이 하이난에서 자국인에게 구매한도를 마냥 늘려줄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따이궁들은 여전히 한국을 찾게 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비중에 10% 밖에 되지는 않지만 호텔 및 레저 쪽 매출은 당연히 상승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호텔쪽은 경쟁이 심해서 매출상승은 보복소비가 늘어난 시점에만 해당되겠죠.
* 이 글은 호텔신라가 잘될거다 안될거다 예측한 게 아닙니다. 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직후에 업황이 좋을거라는 부분은 기정 사실이라고 보고, 다만 말하고자 하는건 중장기 적으로 오래 들고가기에는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