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전문가 사칭 카카오채널 왜 안 없애나…시민단체,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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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전문가 사칭 카카오채널 왜 안 없애나…시민단체,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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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전문가 사칭 카카오채널 왜 안 없애나…시민단체, 검찰 고발
박은하 기자 [email protected]

평소 카카오채널로 투자상담을 받던 A씨는 최근 2억원을 날린 뒤 자신이 가짜 계정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지난 1월 증권사 소속 펀드매니저를 만난 뒤 카카오채널을 통해 상담을 이어갔다. 채널 운영자는 A씨에게 주식회사 명의의 증권계좌를 보내 2억원을 송금하게 한 뒤 자취를 감췄다. 알고보니 해당 채널은 A씨가 실제 만난 적이 있는 펀드매니저의 얼굴사진, 이름, 소속 직장 등을 도용한 가짜 계정이었다. 이 펀드매니저는 카카오채널로 투자상담을 한 적이 없었다.

주식 붐을 타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투자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소비자와 함께’와 ‘금융소비자연맹’은 카카오가 가짜 계정의 불법 투자상담 및 투자사기 행각을 방조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피해자를 대리한 법무법인 혜 소속 황다연 변호사는 “명의도용 신고를 받으면 카카오는 즉시 불법 계정을 삭제하고 사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으면 투자자문을 할 수 없다. 증권사에서는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카카오채널을 운영하며 1 대 1 투자상담을 받거나 주식정보방 등을 운영하는 것을 금한다. 카카오톡에서 주식, 애널리스트 등을 검색하면 뜨는 투자상담 채널(사업용 카카오톡 계정)은 모두 불법인 셈이다. 카카오채널은 카카오 전용 사업용 계정으로 광고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카카오에 수수료를 낸다. 계정 개설이나 단순 상담에는 과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카카오채널에서 ‘애널리스트’ 등을 검색하면 수많은 계정이 발견된다. 유명 유튜버인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를 사칭한 카카오채널만 4개다. ‘공식’, ‘사칭 주의’라고 적은 계정도 있고, 홍 대표의 유튜브 링크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계정도 있다. 홍 대표는 “전부 다 가짜”라며 “카카오에 없애달라고 숱하게 요청했지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을 검색해 뜨는 계정 중 실제 소속 펀드매니저들은 한 명도 없다”며 “카카오에 계정 삭제를 요구해도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조치를 취해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명의를 도용당했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채널 폐쇄에 3주가 걸렸다. 내가 매일 검색해 확인한 것”이라며 “경찰에 고발도 했는데 피해 본 것이 있느냐고만 말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칭 채널에 의한 소비자 금전 피해 발생 시 소명과정을 거쳐 지체없이 영구제재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피해자가 발견되지 않은 단계에서 채널을 없애기는 어려웠다. 카카오는 고발 내용을 확인한 뒤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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