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공임대 전세시장에 공급? 국토부 '실적 부풀렸나'
[단독]공공임대 전세시장에 공급? 국토부 '실적 부풀렸나'
김희진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가 서울에 3개월 이상 비어있는 공공임대주택 4936가구를 연말부터 일반전세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시장에 공급될 물량은 1000가구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서울도시주택공사(SH) 관계자는 “정부가 12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에 공급하겠다던 임대주택 공가 4936가구 중 4000여 가구는 SH 보유 물량”이라며 “이들 주택은 연말까지 기존 입주대상자들에게 배정할 예정이라 일반전세로 풀리는 물량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가 상태인 공공임대주택을 전세시장에 공급하는건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여러 전세대책 중에서도 핵심이다. 공공전세, 신규 매입임대 등은 공급에 시간이 필요한 반면 공공임대는 즉시 시장에 전세로 풀 수 있기때문이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전세물량 8900가구 중 절반이 넘는 55%가 공공임대 물량이다. 공가로 있는 공공임대를 12월부터 시장에 제공해 내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는게 정부 계획이다.
하지만 SH의 계획대로라면 12월부터 서울의 일반 전세시장에 나올 공공임대 물량은 1000가구에도 못미칠 전망이다. SH관계자는 “현재 공가인 임대주택은 기존 입주대상자(저소득층·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 이미 세워져있다”며 “예비입주자 모집 단계에서부터 경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공가 대부분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SH가 지난 9월 진행한 2차 국민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에서는 전체 979가구에 9800명이 몰려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SH는 공공임대주택 유형 중 ‘영구임대’의 경우 공가를 공급하기 위해 예비입주자 모집공고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 16일부터 4일간 신청을 받았다. ‘국민임대’ 공가도 내년 1~2월 중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미 기존 대상자들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 SH는 ‘매입임대’의 경우 일반 전세공급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정부에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SH의 계획대로 공공임대가 기존 수요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갈 경우 정부의 전세 공급계획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정부는 전세대책을 발표하면서 “3개월 이상 비어있는 공공임대 공실은 현시점에서 대기자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넘치는 서울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한 주택관련기관 관계자는 “SH가 보유한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은 입지가 좋은 곳도 많아 늘 수요가 많다”며 “정부가 전세공급물량을 최대한 늘리려다보니 기존 수요자들에게 돌아갈 물량까지 끌어온 것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