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외지인 ‘쇼핑하듯’…광주에 몰려든 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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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외지인 ‘쇼핑하듯’…광주에 몰려든 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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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쇼핑하듯’…광주에 몰려든 투기꾼들
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광주 남구 봉선동에 건축된 지 33년 된 한 아파트는 최근 거래가 크게 늘었다. 385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무려 19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31∼59㎡로 작고 낡아 그동안 찾는 사람이 없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매매된 아파트는 단 6가구에 불과했다.

인근 아파트의 상황도 비슷했다. 570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는 지난달 15건이 거래됐다. 1월부터 9월까지 매매된 14건보다 많은 가구가 한 달 사이 주인이 바뀌었다. 광주시가 갑자기 거래가 크게 증가한 이들 아파트의 매수자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은 대구와 부산, 서울 등지에 사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광주 아파트 시장이 부동산 가격 차익을 노린 외지인들의 ‘집중 매수’ 대상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18일 “남구 봉선동과 광산구 수완동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최근 아파트 매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곳이다.

봉선동의 경우 3.3㎡당 평균 거래가가 지난 6월 1503만원에서 7월 1447만원, 8월 1548만원, 9월에는 1785만원으로 급등했다. 수완동 역시 6월 3.3㎡당 평균 1810만원이던 거래가가 8월 1831만원, 9월에는 1873만원까지 올랐다.

아파트 가격 상승은 외지인의 영향이 크다. 광주시가 9월부터 최근까지 봉선동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378건을 분석해보니 167건(44%)이 광주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매입한 것이었다.

특히 광주와 생활권이 겹치지 않는 영남지역 매수자가 가장 많았다. 대구 거주자가 53건을 샀고 경북 20건, 부산 16건, 울산·경남 각 6건 등 영남권 거주자가 구입한 아파트만 101건(26%)이나 됐다. 서울(14건)과 경기(12건), 대전(3건), 충남(3건), 인천(1건) 거주자도 광주 남구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광주시와 부동산업계는 이들 중 상당수를 ‘시세 차익’을 노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규제가 심해지자 이를 피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가격이 낮은 광주로 투자 세력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전답사를 통해 매매 대상 아파트를 물색한 뒤 2∼3명이 동시에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몇 달 전부터 외지인들이 재개발을 앞둔 봉선동의 오래된 아파트를 ‘쇼핑하듯’ 사고 있다”면서 “실거주가 아닌 개발이익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필 광주시 토지정보과장은 “연말까지 부동산 불법거래에 대해 집중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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