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냐 오미크론이냐, 딜레마에 빠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이냐 오미크론이냐, 딜레마에 빠진 세계 경제
[WEEKLY BIZ] [Cover Story] 오미크론 확산에 소비심리 위축
2년간 돈 풀어 재정 여력도 바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사상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각국 정부 경제팀과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공급 측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들불처럼 번지는 와중에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진퇴양난의 형국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최근 급속도로 퍼진 오미크론 변이에 신음하는 경제가 눈에 밟히고, 오미크론발 경기 침체에 대응하려니 치솟는 물가가 마음에 걸리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 2년간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마땅한 정책 수단도 거의 고갈돼 버렸다.
작년 초 팬데믹 발생 직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생계 보조금 등 현금성 지원을 크게 늘리면서 급한 불을 껐다. 재정 부담이 커지고, 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이 우려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백신이 나올 때까지 막대한 돈을 풀어 버틴 후 일상으로 회복해 올해나 내년쯤에는 경제를 코로나 이전 상태로 되돌린다는 계획이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런 계획이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주요국들이 견실하게 성장했고, 백신도 착착 보급됐다. 하지만 수요 급증에 더해 코로나 확산에 따른 공급망 붕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이 계획에 한 번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오미크론 출현이라는 펀치가 더해지면서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막대한 돈 풀기 성과도 없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만 남긴 채 경제가 더블딥(double dip·경기 이중 침체)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