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한진칼 2대주주 됐다...호반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되나
호반건설, 한진칼 2대주주 됐다...호반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되나
박채영 기자
입력 : 2022.03.28 20:04 수정 : 2022.03.28 21:02
호반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KCGI의 잔여지분과 신주인수권 등에 대한 콜옵션까지 고려하면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율은 17.43%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말 주주 명부 폐쇄일 기준 한진칼의 주요 주주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20.79%), KCGI(17.27%), 반도건설(16.89%), 델타항공(13.10%), 산업은행(10.50%) 등이다. 호반건설이 콜옵션까지 행사할 경우 한진칼 2대 주주가 된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주식 취득이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이날 주식 보유 목적을 주주총회 의결권만 갖는 ‘단순 투자’로 공시했다. 배당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일반 투자’나 경영 참여 목적인 ‘경영 참여’와는 구분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랜 기간 항공업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인수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KCGI는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2020년에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주요 주주로 올라선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지하면서 3자 연합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동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인수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에 호반건설 측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공시한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진칼 주가는 호반건설의 지분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7.19%가 폭락한 5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호반건설의 가세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