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요즘, 시장이 오락가락합니다.
인플레이션인지 단기적 조정인지에 대해 전문가들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3경에 달하는 기금을 투입했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올해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개미들은 다시 신이 나서 돈잔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제조 및 생산 기업에 이 원자재 상승 영향이 조만간 반영될 것이고,
돈잔치는 하는데 불안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돈 버니까!"
주가가 미친듯이 치솟습니다.
어차피 주식은 '심리싸움'이고,
주식시장에 자금유입만 계속 된다면 시장 가격은 밀어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럼 두 가지를 모두 생각해야 합니다.
1. 쓸데없는 걱정은 그만. 신고가 돌파하고 코스피 4000 까지 달려나갈 수도 있다.
2.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벤자민 그레이엄의 얘기를 귀담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예상하는 방향과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때에도 이득을 볼 수 있는가?"
저는 이렇게 예상합니다.
올해 유가가 미친 듯이 치솟을 것이고, 100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 오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주식을 미리 팔아버린 사람들에게 할 말이 없다.'
라는 식의 시나리오가 첫 번째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가연동 etf는 팔지 않고 여전히 들고 갑니다. 비중을 조금 줄였을 뿐.
그런데 제 예측이 틀렸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에 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금리가 인상되서 당장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들이 '겁을 집어먹고 돈을 빼기 시작한다면?
주가가 우르르 떨어지는 상황이 만약 온다면?
2008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동 때에도 첫번째 폭락에 사람들이 안도하자, 두 번째 더 깊은 폭락이 왔습니다.
그러자 '존버'를 외치던 사람들조차 모든 주식을 정리했습니다.
마치 이번 비트코인 사태로 젊은 투자자들이 '이럴 줄은 몰랐다!'면서 비트코인을 헐값에 팔아 넘기는 것처럼 말이죠.
여행주, 항공주, 뷰티, 등의 주식이 지금 슬금슬금 오르고 있습니다.
단 한 순간.
단 하루만에.
이것들이 망치에 얻어맞아 저 바닥까지 곤두박질 칠 수 있습니다.
정말 '헬'인 상태가 오는 겁니다.
하지만 이때 작년 못지 않은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승자는 '현금을 쥐고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주가가 떨어질 줄 알고 '금 etf, 구리 etf,' 등 원자재에 투자금을 넣었던 사람들은 '경기 방어'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미 값이 꽤 올라있습니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여집니다.
이미 경기 방어에 저보다 먼저 선견지명을 갖고 들어간 사람이 많다는 거죠.
그 사람들은 이미 이득을 꽤 봤을 겁니다.
'에이 그래도 원자재인데, 들어가면 또 오르지 않을까?'
사마천의 화식열전에는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해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모든 것은 오르는 법이 있으면 내려가는 법이다.'
이 문장을 믿으시고, 지금 오른 것이 있다면 과감히 눈을 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믿고 있는 경기방어주의 차트를 과거로 돌려보십시오.
코로나 사태 때 적게 떨어지다 뿐이지 안 떨어진 종목은 희소합니다.
그야말로 '적게 떨어질' 뿐.
그러므로 '현금'을 들고 있는 게 가장 안전한 방어수단입니다.
지금 뉴스에서는 외칩니다.
'인플레이션 우려, 현금을 들고 있으면 손해.'
그렇다고 현금을 섣불리 주식 시장, 자산 시장에 맡겨버렸다가 예상치 못한 코로나 델타변이 발 2차 폭락이 다가온다면
'어디에서도 돈을 뺄 수 없어 물리는' 상황이 다가올 겁니다.
systrader32 님이 쓰신 '주식보다 etf로 시작하라'는 책을 보면 이런 현명한 조언을 합니다.
'변동성이 높은 주식을 하면서도 변동성을 낮추는 방법이 있다.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내 눈에는 '확실한' 종목이 코앞에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시황도 내 예상이 100퍼센트 적중할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내 앞에 있는 이 '적토마' 위에 올라타려고 뒷발에 채여 죽을 각오를 하고 뛰어 드는 게 좋을까요?
미쳐 날뛰는 말을 잠잠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식에서는 그게 가능합니다.
'말'과 거리를 멀리 둔 채로 보유하는 겁니다. 1m 앞에 두고 싶다면 50m 거리룰 두는 겁니다.
그러면 말이 '나를 상처입힐 때' 조금만 상처입고, 말이 '돈을 물어올 때' 조금만 먹습니다.
저는 그래서 20프로까지 낮췄던 현금 비중을 50프로 이상으로 높이는 목표로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식은 '잃지 않는 게' 가장 나중에 승자가 되는 길이고, 돈을 버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이 횡보장 이후에 '강력한 상승'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도 마음 한 편은 불안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1억을 몰빵해 놓고 100프로 상승해서 2억이 되는 동안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1억이 5천 만원이 되어도 버틸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지금 박스권일 때 작년 코로나 잔치로 수혜를 본 종목들이 더 오르리란
기대를 내려놓고 이제는 창문을 닫고 문을 닫아서 '변동성'에 대비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일 겁니다.
일단 이 점부터 묻고 싶습니다.
"작년 1년간 내가 50프로 이상 수익을 봤다. 이것은 내 실력인가?"
다들 겉으로는 말합니다. "아뇨. 시장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하지만 저는 "운이 좋았다고." 말만 했을 뿐. 그 운을 "어떻게 지켜야 하지?"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꼭 보통 개미들은 '딸 생각만' 하지, '잃을 걱정'은 하지 않으니까요.
이제 돈잔치는 끝났습니다. 아니, 더 먹을 게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이 틀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잔치에서 사람이 죽어나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개인적인 고민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운으로 돈을 벌었다는 걸 인정하는 게 바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번 돈을 현금화 해서 변동성에 대비하려고 합니다.
부족한 식견이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돈 꼭 지키시길!!